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졌고, 그 여파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주 보도된 양파 정식 기간 지연에 이어 이번에는 함양군 서하면 일대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사과 열과(裂果) 현상이 발생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11월26일, 서하면 남서대로 일대에 위치한 A 사과농장의 창고에는 균열이 생긴 사과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붉은빛을 제대로 띠지 못한 과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피해의 심각성을 더했다.사과 열과 현상은 과피(果皮, 과일 껍질)가 탄력을 잃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과도한 수분을 흡수해 과피가 터지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 과육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껍질이 내부 압력을 견디지 못해 갈라지는 것이다. 올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는 지속된 고온과 가뭄이 지목된다. 사과가 자라는 주요 시기 동안 비대(肥大)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폭우가 이어지며 과일이 급격히 수분을 흡수한 것이 문제를 일으켰다.농장주 B씨는 “이렇게 많은 사과가 갈라진 건 처음 겪는 일”이라며 “갈수록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앞으로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사과나무 꽃이 개화하던 시기인 5월에 냉해가 발생하며, 열매가 제때 맺히지 못하는 등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번 열과 현상은 이러한 기후 변화가 초래한 피해 유형으로, 기후 위기에 따른 대응책 마련의 시급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또한, 사과 열과 현상은 농작물 재해로 분류되지 않아, 농업 재해 보험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사과나무는 수령에 따라 보험 보상 기준이 달라지고, 2년생 미만의 나무는 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해 농작물재해보험 규정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이에 대해 함양군 관계자는 “현대화된 농업 기술을 농가에 보급해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한편, 함양군에 따르면 관내 사과 농가는 총 633농가로, 재배 면적은 약 805㏊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열과 현상과 관련한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한 집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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