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에 TV를 자주 시청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침에는 뉴스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직업이 교육 관련이다 보니 수많은 뉴스거리들 중 유독 귀에 들어오는 내용들도 그와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올해 자주 접했던 뉴스는 요즘 아이들이 문해력이 많이 떨어져서 학습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내가 평소에 교육 현장에서 몸소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라 늘 주변 사람들에게 그 심각성을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나였다. 그래서 더욱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많은 부모들이 꼭 이 뉴스를 보고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학습 환경을 위해 깊이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원에서, 또는 값비싼 개인 과외로 공부를 가르친다고 얼마나 학습 효과가 있을까? 나는 20여 년 동안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외부 특강을 나가고 있지만 특히 요즘 문해력은 물론 대화에서조차 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아이들의 어휘력과 말과 글에 대한 이해력이 점점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는 휴대 전화의 사용이다. 부모들은 아이들과의 연락을 빌미로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휴대 전화를 사준다. 일각에서는 어릴 때 휴대 전화 사용의 심각성을 알고 사용 시기를 늦추려고 해보지만 다수의 아이들이 소지하고 있다 보니 우리 아이만 현실과 동떨어지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되어 아이를 위한 처음의 올바른 판단도 결국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휴대 전화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렸고 심지어는 유치원 시기부터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는 아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 이렇게 휴대 전화 사용하는 연령대는 점점 내려가면서 아이들의 글이나 말에 대한 이해력이 더더욱 낮아지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들에게 영화를 볼래?, 책을 읽을래? 이런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아마 책보다는 영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왜냐하면 영화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책은 내용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글을 읽으면서 고도의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성인들조차도 글보다는 영상 보는 것을 즐기고 휴대 전화로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하물며 사회적인 경험은 물론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구분과 올바른 판단력이 부족한 우리 아이들은 눈앞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호기심과 재미로 한번 빠지게 되면 그것은 마치 블랙홀과 같아서 헤어 나오기 힘들어 결국은 중독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고 이미 아이들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휴대 전화를 다시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휴대 전화를 없앤다고 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휴대 전화 사용법을 가르쳐 주고 우리 아이들이 휴대 전화에 너무 빠지지 않도록 부모들이 아이들과 놀이와 독서, 대화의 시간을 늘려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 우리 아이들의 휴대 전화의 사용을 줄이고 말과 글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의 답은 누구나가 알고 있고 결코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다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실천이 가장 큰 과제로 남을 것이다.
먼저 아이들의 휴대 전화 사용을 줄이려면 아이들은 몰염치할 정도로 즐거움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에게 휴대 전화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제공하면 된다. 그것은 도구를 이용한 놀이든, 스포츠든, 또는 몸으로 놀아주든 우리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주면 된다.
다음으로 말과 글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평소에 대화를 많이 나누면 된다. 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 책 읽기를 거부하는 아이라면 같은 책을 두 권 준비하여 번갈아가며 읽거나 등장인물의 역할을 나누어 실감 나게 읽기도 하고 중간중간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아이가 공부 잘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글 읽기를 생활화하는 부모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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