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의 주요현안을 논의할 때 청년들의 목소리는 지금 까지 배제 당해왔다. 이미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구조를 바꾸기도 어렵고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정책이 정립되어 정작 미래세대를 책임질 청년들에 대한 정책인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주간함양은 청년 패널들을 직접 모아 지역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청년들 너의 생각이 참 궁금해’ 코너를 기획 보도하고 있다. <편집자 주>   10월16일 오후 7시 주간함양 회의실에서 열린 ‘청년들 너의 생각이 참 궁금해’ 여덟 번째 모임은 청년들이 생각하는 함양의 축제를 주제로 최학수(PD), 염지희(남영청과), 엄미현(잘생긴농장), 석가영(쟈댕드마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회의에서 청년들은 산삼축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개선점, 그리고 산삼 소재와 함양군의 융합에 대해 이야기했다.최학수: 함양에는 여러 가지 축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백전면의 백운산 벚꽃 축제, 수동면 사과 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또 민간 중심의 마고제처럼 매년 꾸준히 진행되는 행사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청년들이 각자 함양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축제에 대한 생각과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석가영: 제가 함양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때는 ‘맹랑 축제’라는 축제가 있었어요. 청소년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며 즐길 수 있는 축제였죠. 지금은 ‘한마음 축제’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축제는 청소년들이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최학수: 관내 유명한 고등학교 동아리들이 있죠. 함양제일고의 퍼스트 밴드와 함양고등학교의 숨소리 밴드가 대표적입니다. 두 밴드는 약간의 라이벌 구도를 가지고 있어서, 마치 미니 고연전을 연상시키는 재미가 있었어요. 학교생활 중 이런 추억들이 참 좋았죠.석가영: 함양을 대표하는 축제는 산삼축제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처음에 양귀비 축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당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축제 이름을 산삼축제로 바꾼 걸로 압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산삼이 함양과 잘 어울리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해요. 산삼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아이템이 아니고, 특정 연령층만을 겨냥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차라리 양파 축제나 흑돼지·산나물 축제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 같아요.엄미현: 함양에는 특별히 놀 만한 곳이 없으니 축제장 한 번쯤 둘러보는 거 같아요. 그런데 축제 기간에는 교통이 혼잡해서 상림공원을 뺏긴 느낌도 받곤 해요.최학수: 오늘 처음 참석한 염지희님은 이번 함양 축제에 직접 참여하셨는데, 참여자의 입장에서는 어떠셨나요?염지희: 축제장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축제를 제대로 즐길 시간이 없어요.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참여인데, 산삼축제인 만큼 산삼을 주제로 한 부스에서는 수익이 좋은 편이에요. 또 함양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들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고요. 처음에 저희 부스가 메인 거리와 조금 떨어져 있어서 이동해 판매를 시작했어요. 다들 축제가 잘됐다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최학수: 산삼축제의 성공 여부를 측정하는 기준이 조금 모호한 것 같아요. “이번 축제 사람이 너무 없지 않아? 근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엄미현: 5~6년 전에는 각 면 부녀회 어머니들이 음식을 직접 만들어 팔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는 음식 맛이 정말 좋았죠. 백전면 축제에서 파전과 막걸리를 먹었는데,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쉬워요.석가영: 이번 축제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식당이었어요. 매우 깔끔했고, 휴게소처럼 정해진 장소에서만 음식을 판매하니 동선이 복잡하지 않았어요. 또 음식을 찾지 않으면 마이크로 안내를 해주어서 편리했습니다.최학수: 이번 먹거리관은 ‘우리가’에서 전적으로 전담하여 계획했는데, 맛, 가격, 그리고 쾌적한 공간까지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염지희: 매년 산삼축제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축제가 점점 더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다는 거예요. 함양만의 독특한 특색은 사라지고, 다른 지자체의 좋은 사례를 따라가는 느낌이 강해요. 산삼축제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도 없고, 볼거리도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외지인들이 일부 부스에 전시된 도자기나 그릇을 보러 오는 건 아니니까요. 산삼축제가 더 활기차고 세련되게 변화했으면 좋겠어요.최학수: 작년 산삼축제는 예산이 3분의 1로 줄었지만, 이번 축제는 예산이 다시 증가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들어간 예산에 비해 체감되는 부분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석가영: 지난 축제에는 야간에 상림공원 걷기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밤에 상림공원을 걸으면서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고,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없어서 아쉬웠어요.염지희: 이번 축제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푸드트럭 쪽에는 특히 더 아쉬움이 남네요.석가영: 산삼 판매장 안에 작은 무대가 있었는데, 마당극을 하는 분들이 차라리 푸드트럭 쪽에서 공연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어요. 보통 주무대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트로트나 라인댄스가 열리는데, 다음 축제에서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도 함께 열리면 좋을 것 같아요.최학수: 매년 열리는 산삼축제가 막상 군민들에게는 큰 기대감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산삼이 축제 소재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나요?엄미현: 저는 산삼이 좋은 소재라고 생각해요. 함양은 외지인들에게 인지도가 낮지만, 산삼이라는 특산물을 이용해 함양을 알리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 같아요.석가영: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인구 소멸로 인해 함양군이 점점 사라지고 있잖아요. 축제는 그 지역을 홍보하는 중요한 수단인데, 산삼은 축제 기간에만 반짝할 뿐 그 열기가 금방 식어버려요. 산삼이 함양의 정체성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차라리 모두가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농특산물로 소재를 바꾸면 더 많은 것이 파생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곽영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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