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림은 언제나 옳다. 더워도, 추워도, 어제도, 오늘도 수려한 풍경에 누군가는 감탄사를 내뱉기 일쑤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한 이 공원을 처음 마주한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함양 군민들은 복 받았다”라며 칭찬 세례를 퍼붓는다. 그만큼 함양의 이미지에 상림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할 것이다.
그러나 본래부터 아름다운 공원일지라도 지속적으로 돌보지 않는다면 그 기품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다행히 현재 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이는 상림 예찬자다. 바로 군청 상림담당 양병호(57) 계장이다.
상림이 제2의 집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릴적부터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상당한 시간을 공원과 함께 보내는 양 계장이다. 심지어 임업 전문가라 상림 입장에선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예전부터 많은 추억이 담겨있는 상림과 관련된 일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이제 그것이 현실이 되었는데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한 이 아름다운 상림에 조금이나마 제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게 목표입니다”
최근 상림의 이슈는 당연 맨발 걷기다. 특히 초보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코스가 따로 마련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방문객들이 맨발 걷기를 위해 상림을 찾았다.
양 계장의 요청으로 조성된 이곳에는 평일, 주말할 것 없이 주민들 또는 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그래서 신발장을 늘리기도 했는데 여전히 모자라다.“지금 보시는 평일에도 많은 분들이 맨발 걷기를 체험하고 계시지만 정말이지 주말에는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들 찾아오십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상림 안에서의 맨발 걷기에 큰 관심을 보이십니다. 조금 더 많은 관광객들이 와서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그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면 실행하는 것이 저의 당연한 역할이겠죠”
오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고려하는 것과 동시에 숲을 잘 가꾸는 것 또한 양 계장의 몫이다. 꿀벌을 따로 관리하면서 상수리나무를 수정하고 도토리도 심는 등 임업 지식을 바탕으로 상림을 아름답게 꾸려나가고 있는 그다.
“아무래도 숲을 관리하다 보니 여러모로 신경 쓸 부분들이 많습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줄어든 종류의 나무들을 계속 보존하는 일 등 일반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일들을 꾸준히 공원을 돌면서 잘 챙겨 나가야 합니다”
요즘과 같이 무더운 날씨에도 상림을 구석구석 돌며 필요한 일이 무엇이 있는지 섬세히 살피는 양 계장. 과거 산림청 공무원이었던 그가 굳이 함양으로 내려온 것은 고향에 대한, 또 상림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였고 지금처럼 상림담당 일에 매진하면서 그 애정을 매일 증명하고 있는 그다.
“저는 지곡출신인데도 어릴적부터 상림을 자주 왔다 갔다 했어요. 지금도 일과 시간을 제외하고도 대부분의 시간을 상림에서 보냅니다. 단순히 자주 다니는 공원으로 치부할 수 없는 곳이죠. 고향이 좋아 내려왔지만 또 그것과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게 공무원의 당연한 임무라는 점에서 항상 열심히 해야죠. 방문객들과 소통하는, 후대에도 아름다운 공원을 물려줄 수 있는 상림담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