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첫 기사를 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3년의 마지막 기사를 쓰다니 감회가 새롭다. 지금 이 시간들을 더 누리고 싶어 매일 ‘시간아 느리게 가라’하고 비는데 시간은 내 맘을 몰라주나보다. 내가 주간함양 신문사에 청소년 기자단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작년이었다. 국어선생님께서 기자 활동을 해보고 싶은 사람은 손들어보라고 하셔서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손을 번쩍 들었는데 우리 반에서 손을 든 사람이 나밖에 없어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본 신문사 내부, 학생기자 언니오빠들, 밝은 미소로 맞아주시던 미디어국장님까지 나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인, 새롭고 신선한 경험들이었다. 첫 기사를 쓸 때, 주제를 정하는 데에만 두 시간이 넘게 걸렸던 것을 기억한다. 내가 TV나 소설에서 보여 지는 기자들처럼 일어난 사실만을 기술하고 내 의견을 보태거나 왜곡하지 않고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내 부족한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본다는 사실에 부담을 가지기도 했다. 형식과 주제가 주어지지 않아서 글의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고, 무엇에 대해 글을 써야 할지 몰라 답답함을 느꼈을 때에는 ‘괜히 청소년 기자를 한다고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간이 점점 지나고 이 년 째 청소년 기자 활동을 하면서, 주제와 형식이 ‘자유’이고, 우리가 ‘기자단’이 아닌 ‘청소년 기자단’인 데에는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색안경을 끼지 않은 청소년들만의 관점으로 바라본 현재는 어떨지, 지금의 청소년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독자 분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청소년 기자단의 역할이었던 것이다. 2022년 말 즈음에 이 사실을 깨달은 이후 2023부터 나의 기사에는 ‘난 이거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요.’ ‘요즘 나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라는 내용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나라는 사람의 생각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쓰다 보니 어느새 나도 내가 글을 쓰는 행위로부터 위로받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일 년 더 해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나의 조부모님께서 특히 내가 청소년 기자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글을 읽는 독자가 되는 것은 꽤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나에게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이 활동을 할 수 있어 보람찼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청소년이라면, 청소년 기자단 활동을 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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