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혹은 동네책방이라고 불리는 공간이 있다. 책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책만 팔지는 않는 독특한 공간이다. 지난 4월 19일 함양에도 동네책방이 생겼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인당교를 지나 직진하다 보면 낯선 주황색 간판이 있다. 이곳이 바로 동네책방 오후공책(함양읍 한들로 67). 제법 오래 함양에서 지낸 귀촌인 다섯이 모인 협동조합오늘에서 만들었다. 서점이 금전적 유망직종 아닌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필이면 서점을...’ 문구에 웃음이 빵 터지는 것은 예상되는 어려움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모습이 재밌는 것도 있지만 서점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내가 한 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적자를 보는 게 목표”라는 서점지기의 말처럼 서점 운영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필이면 서점을 선택한데는 그들만의 이유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낭만이었고, 누군가는 책을 좋아했고, 누군가는 그 공간을 꿈꿨다. 그렇게 다섯 명이 함께 서점을 만들었다. 오후공책 이름은 다섯 명의 공간과 책이라는 뜻을 담아 정했다. 관심사도, 꿈꾸는 공간도 다른 다섯 명이 모여 하나의 공간을 만들게 된 만큼 이 공간은 굉장히 다채롭다. 책을 판매하기도 하고, 공유서가에 있는 책을 편하게 읽을 수도 있고 음료를 마실 수도 있다. 환경캠페인을 진행하기도, 모임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벅찬 이 공간의 쓰임만큼이나 오후공책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모임도 풍성하다. 낭독모임인 북모닝을 시작으로 묵독이나 강평 모임도 차례로 열 예정이며 다양한 글쓰기 모임도 준비돼있다. 개인적으로 방문한다면 공간 한 켠에서 차분하게 필사를 해볼 수도 있다. 한쪽에 있는 환경캠페인은 멸균팩이나 우유팩을 상시 수거하고 있으며 앞으로 빈 용기에 리필할 수 있는 샴푸, 세제 등을 판매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점지기 갱구는 “다른 지역을 갈 때마다 작은 동네책방을 찾으며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다른 동네책방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듯 이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오후공책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한 달 운영동안 꽤 많은 사람이 방문했다”며 “방문한 손님들이 책과 커피만 파는 게 아니라 작은 공연이나 전시, 대화나 모임 등 다양한 문화활동이 일어날 것만 같은 공간을 상상하시는 것 같다. 우리가 이 공간에서 꾸는 꿈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서점의 어려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공간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포근하고 안락한 이 서점이 오래 이 자리에 머무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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