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는 롤러로 다지기를 거친 후에 평탄하고 단단한 아스팔트길이 된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모래와 자갈을 넣고 적당하게 물을 섞어 잘 혼합하여 비벼 넣고 잘 다지고 잘 양생하면 단단한 콘크리트가 된다. 강철은 매서운 담금질을 한 후에 견고함을 자랑하게 된다. 밀가루 반죽도 오랜 시간 치대야 쫄깃하게 맛있는 빵과 국수를 만들 수 있다. 사람도 아스팔트처럼 다지기를 거치고, 견고한 콘크리트처럼 섞이는 과정을 거치고 강철처럼 단련을 받아야만 하고, 밀가루 반죽처럼 치대기를 거쳐야만 가치 있는 인품이 형성된다. 빵이 부드럽고 바삭할 수 있는 것은 반죽의 기술이 좋기 때문이다. 국수 가락이 입 속에서 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반죽의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훈련을 받는 것은 마치 밀가루를 반죽하는 것처럼 치대는 과정을 거쳐야만 식견과 용맹함을 갖춘 군인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엄격한 선생님의 온갖 요구아래에서 시험을 치러내면서 훗날 원하는 성취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농부는 차가운 바람과 더운 햇살을 마다하지 않고 부지런히 농사일을 한 후에 풍성한 수확을 얻게 되는 것이다. 기술자는 개인의 고생을 따지지 않고 열심히 기술을 연마해야만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6년의 고행동안 보리 한 톨과 겨 한줌으로 굶주림을 견디면서 심신을 단련하였고 훗날 깨달음을 증득하고 성불하게 되었다. 어느 하루, 큰법당에 걸려 있는 쇠종(鐘)이 구리(銅)로 만든 불상을 보고 “어째서 신도들은 절에만 오면 많은 꽃과 과일 등을 가지고 와서 당신한테 절을 하는 거요? 나한테는 절을 하기는커녕 도리어 두들겨 대기만 하니 나는 참으로 억울해요.”라고 항의를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불상은 “쇠종아! 당초 나는 기나긴 ‘주물(鑄物)’과정의 두들김을 당하고서야 오늘날 사람들의 경배를 받는 불상이 되었단다. 그렇지만 너는 조금만 두들겨도 꽝꽝대니 단지 사람들에게 두들김을 받아야 하는 쇠종이 된 것이란다”라고 말해주었다. 이때서야 쇠종은 자기 분수를 알게 되었다. 송나라 소순(蘇洵)은 27살이 넘어서야 공부를 시작하였지만, 아들인 소식(蘇軾:소동파), 소철(蘇轍)과 함께 삼소(三蘇)로 널리 이름을 날리게 되었으며, 「미산(眉山)에 삼소(三蘇)가 나니 초목이 다 빛을 일었다.」라는 아름다운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인도의 성현 간디는 수많은 굴욕 속에서도 ‘무저항주의’로써 인내하여 결국은 국제적인 관심을 이끌어내었고, 이로써 인도는 독립할 수 있었다. 맹자 고자 편 15장에 천장강대임어시인야(天將降大任於是人也). 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 노기근골(勞其筋骨). 아기체부(餓其體膚). 공핍기신(空乏其身). 행불란기소위(行拂亂其所爲). 소이동심인성(所以動心忍性).증익기소불능(曾益其所不能)이라 하여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의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뼈와 근육을 고통스럽게 하며, 신체와 피부를 굶주리게 하고, 육신을 궁핍하게 만들어, 하고자 하는 일을 어렵게 한 다음. 그 사람의 마음을 분발시키고 참고 견디는 성질을 기르게 하여, 나아가 이루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흔히 ‘추위를 견디지 않고서 어찌 매화향기가 코끝에 전해지리오!’라는 말처럼 성공하고 싶으면 먼저 밀가루 반죽처럼 치대는 과정을 거칠 수 있어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어떤 계획을 세울 때 제1안, 제2안, 제3안을 세워서 그 장단점을 비교분석 한 후에 최종안을 채택하게 된다. 인생의 길도 하나에만 고집하지 말고 나의 개성이나 능력을 잘 분석하여 세 개 정도의 길을 놓고 분석한 후에 나의 나아 갈 길을 선택하여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일제치하를 격고, 6·25동안을 격고 보릿고개를 격은 세대들이 흔히 하는 말로 “요즘 아이들은 조금만 힘든 일이 닥치면 그것을 헤쳐 나가려고 하지 않고 피하려고 한다. 저래 가지고서 무슨 일을 하겠는가?”라고 한탄 하고들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연약하게 보이는 것은 그들의 판단이 아니라 많은 세파를 격고 오늘날까지 살아온 기성세대들이다. 좌절하고 힘들어했던 젊은이들이여 밀가루 반죽이 주는 교훈을 되새기면서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에는 홈런 한 방을 때려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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