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지식의 단순 암기에서 벗어나 토론과 체험을 통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성적 지향의 입시 위주 교육이 아닌 자기주도와 체험을 바탕으로 학습체계는 진화하고 있다. 2018년 끼와 꿈을 찾는 학습 과정인 자유학기제를 넘어 심층적 진로학습까지 체험하는 자유학년제가 첫 발을 디뎠다. 외국은 이미 40년 전부터 학생이 체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대한 적성과 흥미를 찾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대학 입학전 1년간 진로체험을 하는 갭이어(gap year)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아일랜드도 15~16세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체험활동을 하는 전환학년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올해 시작한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같은 참여하는 수업을 통해 자신들의 꿈과 끼를 찾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올해는 전국 3210개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진행하고 이 중 46.8%인 1502개 학교가 자유학년제를 운영 중이다. 함양에서도 함양여중과 안의중학교 두 곳이 자유학년제를 운영 중이다. 이에 본지는 처음 시행하는 자유학년제의 정착 과정을 지면으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자유학년제로 미래를 준비하는 작은 중학교2.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의 자유학년제3.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미래 교육4. 진로체험학습 꿈을 키우는 일본 중학생 (상)5. 진로체험학습 꿈을 키우는 일본 중학생 (하)6. 마을은 진로체험의 살아있는 학습장7. 함양 교육의 미래, 자유학년제에서 찾다 꿈을 찾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학 생활 인생의 원동력을 체험에서 찾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미래 진로입니다. 자유학년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학습을 제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더불어 학생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를 통해 창의적 사고와 공동체 역량 함양을 통해 미래 사회의 구성원으로 길러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함양지역 중등교육을 책임지는 정병주 장학사가 정의한 자유학년제이다. 2018년부터 시행한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같은 참여하는 수업을 통해 자신들의 꿈과 끼를 찾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함양지역에서도 공사립 6개 중학교 중 함양여중과 안의중학교에서 자유학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진로체험학습을 통해 미래의 나를 발견“자유학년제가 체험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유학년 기간에도 핵심 성취 기반 수업인 국·영·수 등 기본교과 수업은 이뤄지고 지필평가는 보지 않지만 수행평가는 진행합니다. 이 평가는 고교내신에는 반영되지 않고 꿈과 끼와 관련된 활동내역 중심으로 학생부에 자세하게 기록됩니다”라고 정병주 장학사는 자유학년제 설명을 이어갔다. 그의 따르면 자유학기 활동은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 활동, 주제선택 활동의 4가지 영역으로 진행된다. 진로탐색 활동은 학생들이 희망하는 체험처에서 현장직업체험, 직업실무체험 등 다양한 진로체험 활동을 2회 이상 실시한다.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한다. 주제선택 활동은 교과연계 주제 선택활동을 통해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다양한 진로탐색 기회를 준다. 예술·체육 활동은 ‘1학생 1문화·예술, 1체육활동’ 참여를 통해 문화·예술 교육 및 체육 활동을 활성화한다. 자유학년제 목표는 다음 4가지로 압축된다. 자유학기 활동, 배움중심 수업, 과정중심 평가, 다양한 수업이다. 먼저 학생의 흥미와 희망에 기반한 다양한 자유학기 활동이다. 이 과정을 통해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은 교과 활동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학생들의 미래 핵심 역량을 함양시킨다. 두 번째 배움중심수업은 삶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자발적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이다. 자유학년에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 배움을 만들어 나간다. 이 과정을 통해 각 교과의 기초 소양을 함양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다양한 융합수업이 함께 이루어진다. 셋째 과정중심 평가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기반한 평가 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다. 마지막 다양한 수업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자기 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에 방점을 맞췄다.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ALL OK 함양군 안의면에 자리한 안의중학교는 1946년 개교 14926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함양지역 명문 사립중학교이다. 그러나 농촌지역 학령 인구 감소로 현재 전교생 66명의 작은 학교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교내 기숙사인 삼진학사를 개관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인 안의중에게 자유학년제는 또 다른 기회로 다가왔다.“전교생 66명 중에서 41명이 관악오케스트라 합주 방과후 활동을 합니다. 음악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의 끼를 발견하고 취미를 넘어 진로로 연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악기 하나는 다룰 줄 아는 학생으로 육성하고 체육뿐만 아니라 미술에도 일가견이 있는 학생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물론 기본 학습은 늘 병행합니다. 공부는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도록 학교는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승원 안의중학교장은 다양한 진로 체험 학습과 방과후 활동을 통해 작은 학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유학년제 안착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무엇보다 체험이 중요합니다. 독서와 체험을 통해 얻는 지식은 살아가는데 밑바탕이 됩니다. 프로야구를 TV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야구장에 가서 보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합니다. 지, 덕, 체는 근간이 되고 여기에 예술을 겸비합니다. 또한 진로체험학습도 비중을 높였습니다. 모교 출신 졸업생을 통해 직업 진로특강을 마련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오늘도 직업특강 재능기부를 받기 위해 전화를 십여 차례 걸었습니다”라며 이 교장은 진로 체험 학습을 강조하며 “다음달 12일 국토순례 대행진에 전교생이 참여해 고장을 함께 걸으며 느끼고 다른 지역 참가자들과 교분을 쌓는 것도 체험학습의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인생의 밑바탕을 체험으로 설계하다안의중학교 자유학년제를 담당하며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최인용 교사는 체험 학습 프로그램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7월에도 두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1학년 전체가 체육활동을 통한 진로 탐색을 목적으로 경상대학교를 방문합니다. 스포츠와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을 준비했고 또 전문직업인 특강을 마련했습니다. 부산지역 대학교에 재직 중인 모교 출신 교수님을 모시고 아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자유학년제를 담당하며 우리 친구들이 많은 경험과 체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와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방과 후 관악오케스트라 합주 동아리 활동을 위해 음악실로 향하는 1학년 박두이, 이기산, 이원민 학생들의 손에 커다란 악기가 하나씩 들려있었다.박두이 학생은 “초등학교 시절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안의면사무소에서 공무원이란 어떤 직업인지 직업 체험을 했는데 저는 공무원 체질은 아닌 것 같아요”라며 “합주부에서는 기타를 치고 있지만 승마체험도 관심이 많습니다. 아직 무엇을 할지 꿈은 정하지 않았지만 더 많은 체험이 남아 있어 흥미롭습니다. 아무튼 우리학교가 비록 학생수는 적지만 전체가 함께 꿈을 꿀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학교 자랑을 하고 음악실로 향했다.잠시 후 음악실에서 들려오는 악기들의 향연, 약간은 서툴고 미완성의 합주곡이 안의중학교 운동장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박민국·차혜진·하회영 기자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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