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작은 영화관 붐이 일고 있다. 지자체나 전문 업체 위탁을 통해 운영되는 작은 영화관은 50석에서 100석 이내 규모로 개봉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다. 함양만 보아도 개봉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진주나 거창까지 가야 한다. 영화를 보고, 간단한 간식을 곁들이고, 밥까지 먹으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지출하는 금액이 10만 원 가량 된다고 한다. 문화소외지역인 군단위의 소규모 지자체 지역민들을 위해 만들어지는 작은 영화관은 그 지역의 문화 트렌드마저 바꾼다. 작은 영화관에서 사람이 모이고 추억을 나누며 시간을, 문화를, 정서를 쌓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지역민 가까이에서 군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바로 작은 영화관이다. 이번 기획취재는 타 지역의 작은 영화관 사례들을 통해 함양군의 유치 가능성과 유치한 이후의 활용 사례들을 집중해서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1. 경남에도 불기 시작한 작은영화관 열풍2. 영화관 없는 함양군의 현실3. 전국 1호 장수군의 작은영화관4. 전북 작은 영화관 김제시와 고창군5. 함양군 작은 영화관의 필요성국민들이 ‘가장 관람하고 싶은 예술행사’로 영화가 가장 많은 선호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영화관람 소외지역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특히 작은 영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 주민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연재를 통해 4곳의 작은 영화관 운영현황과 어려움 등에 대해 두루 살펴보았다. 우리보다 인구가 적은 장수군이나 비슷한 수준의 남해군과 고창군, 그리고 시 단위 김제시 등 작은 영화관의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영화관 기획에서부터 완공과 이후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작은 영화관 관계자들은 “작은 영화관은 무엇보다 의지가 중요하다. 기획을 하는 공무원,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지자체장의 의지가 작은 영화관의 성패가 달렸다”라는 한결 같은 답이었다.영화관 없는 함양군의 현실예전 함양군이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 군내에도 영화관이 있었다. 그러나 이농현상 등 인구가 감소하고 수익을 내기 힘들어지면서 함양 영화관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이후 수십 년 동안 함양 군민들은 영화를 보기 위해 거창이나 진주, 멀게는 대구나 남원까지 원정 관람을 떠나고 있다. 최근에는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매월 2~3회 상영하는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과 몇 개월 지난 개봉영화들을 상영한다. 지난해에는 유료 영화 12회와 무료영화 26회, 찾아가는 영화 14회 등을 상영했다. 유료영화의 경우 일반3000원, 청소년 2000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그리고 무료영화는 대부분이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이다. 대공연장에서 상영하는 유료영화의 경우 지난 5월21일 상영한 영화 ‘동주’에는 관객 162명이 찾았으며 6월18일 ‘귀향’은 229명의 관람객들이 몰리는 등 많은 군민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비록 개봉한지 수개월 지난 영화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군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이다.무료영화는 소공연장에서 상영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을 많이 올려 인기가 높아 6월 8일 ‘몬스터 왕국’은 63명, 6월29일 ‘미니언즈’는 96명의 어린이 및 학부모들이 관람했다. 특히 7월과 8월 2개월간 운영하는 찾아가는 영화관은 지역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는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9개 면을 순회하며 어르신들에게 옛 추억을 선물할 계획이다.함양문화예술회관이 들어서면서 함양 군민들의 문화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졌다고들 한다. 여기에 영화관까지 들어선다면 문화소외지역을 넘어 문화향유 도시로 나아가지 않을까. 작은 영화관 어떻게 진행하나국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와 문화소외계층의 문화향유권리 보장, 그리고 지역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특히 이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가 바로 문화융성이다. 이처럼 가장 보편적인 문화라고 느끼는 영화를 가까이에서 향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작은 영화관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작은 영화관 사업으로 가가 지자체들이 쉽게 작은 영화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작은영화관 조성과 운영 매뉴얼’이라는 가이드북을 만들어 관심있는 전국 지자체에 배포하고 있다. 이 가이드북에는 기본 조성계획 수립에서부터 절차, 건축설계, 상영장비 설비, 음향기기, 스크린, 예산관련 기술항목, 업무 매뉴얼 등 작은 영화관 시작부터 운영까지 모든 설명이 들어 있다. 또한 현재 개관한 작은 영화관들을 벤치마킹만 해도 어느 정도 쉽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한 작은 영화관 관계자는 “언제든지 찾아오거나 요청을 하면 영화관 건립과 관련한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이 지역민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다. 설문조사 등을 통해 작은 영화관의 인지도, 필요성, 사용의사 등 주민들의 관심도와 향후 시장 예측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 작은 영화관 운영 주체는현재 작은 영화관 운영하는 주체는 지자체 직영과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 위탁, 지역 단체 위탁 등 3개로 나뉜다. 모두 장단점이 분명해 어느 것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지자체 직영의 경우 예산의 안정적인 확보로 작은 영화관 운영 기반이 강화될 수 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의 교체에 따라 사업의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문화관련 비영리기관에 위탁할 경우 공공성 확보로 자지체로부터 지원 근거가 명확해지지만 극장 운영 인력과 위탁 운영 기관의 견해 차이 등으로 극장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가 있다.또 민간기업에 위탁할 경우 작은 영화관 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주체가 다양화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운영경비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이 없을 경우 흑자 운영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만약 작은 영화관이 우리 지역에 만들어진다면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작은 영화관 신축 또는 리모델링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건물의 신축 보다는 노후건물이나 활용이 미비한 건물의 리모델링을 통해 작은 영화관을 운영한다. 남해군의 경우 남해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을 리모델링했으며, 장수군은 한누리 전당 내 미술 갤러리를 활용해 작은 영화관으로 탈바꿈시켰다. 김제시는 청소년수련관 1층을, 고창군은 사무실 겸 창고로 활용되던 지하 1층을 리모델링해 영화관을 개관했. 최근에는 신축을 통한 작은 영화관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리모델링을 택한다. 함양군에서 작은 영화관 사업을 추진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최초 작은 영화관 기사의 기획 당시 신축 예정인 함양문화원과 함께 들어서면 문화 콘텐츠로서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문화원 예정부지의 경우 공원부지로 묶여 향후 5년간 여타 개발행위가 제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화원 건물을 함께 사용하는 방안 역시 현재 설계중인 문화원 건물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시설들이 들어갈 수 있게끔 설계되고 있어 이 역시 불가능하다.다음으로 최근 도서관 이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 도서관에 작은 영화관을 함께 만들거나 아니면 옛 도서관을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있다. 또 2020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를 위해 건축 예정인 건물들을 리모델링해 작은 영화관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작은 영화관이 주는 혜택은장수 작은 영화관 취재를 하면서 만난 한 어르신은 “영화를 보기 위해 멀리 갈수도 없는 내가 우리 마을에서 쉽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라고 즐거워했다. 이처럼 작은 영화관은 무엇보다 먼저 지역민들이 지역 내 좋은 시설에서 최신 영화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영화 관람이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일상화된 문화 여가활동이라는 점을 고려해, 작은 영화관 건립을 통해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체감도는 엄청나게 상승할 것이다. 함양군도 문화예술회관이 만들어지면서 문화소외지역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작은 영화관의 개관을 통해 가족 중심의 여가문화 확산과 새로운 영화관객 개발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기대한다. 이미 성공모델을 도출한 장수군의 사례를 보면 작은 영화관은 가족 중심의 여가문화 확산이라는 삶의 양식 변화를 촉진시켰다. 여가를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며 보내는 것이 일상처럼 된 지자체이다. 또한 작은 영화관을 통해 소규모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 자본의 지역 바깥으로의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시간적 금전적 여유를 가져올 수 있다. 작은 영화관 의지가 가장 필요하다김제시 작은 영화관 담당은 “운영을 하다보면 적자가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십억 적자가 아니라 수천만 원이다. 이 만큼의 적자로 수천 수만 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 작은 영화관이다. 작은 영화관은 공무원과 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작은 영화관을 개관해 운영하고 있는 담당자들 모두가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의지가 필요하다”였다. 관련 공무원의 의지, 그리고 지자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작은 영화관을 개관해 지역민들이 최신 개봉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우리 지역에서 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연재 끝>강대용·강민구 기자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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