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더군요. 그러더니 쓱쓱 닦더라구요. 왜 우냐구요? 아마 가족들이 모두 집을 비웠기 때문일 거예요. 자신만 두고 모두들 떠나 버렸다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가족이 모두 상갓집에 갔답니다. 저는 일일 보모노릇을 하고 있어요. 사람이 개 보모를 하고 있다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녀석에게 정을 준 이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랍니다. 더러운 게 정이라더니······. 녀석의 눈물을 보니 마음이 짜안 해졌어요. 그래서 안아주었지요. 그러자 아기처럼 제 품에 안기더군요. 자신이 아기인줄 알고 있는 모양이에요. 우습지요. 개가 사람 품에서 아기처럼 군다는 것이······. 오래전에는 개를 고양이를 아주아주 싫어했어요. 개는 밖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랍니다. 개와 고양이가 무슨 나쁜 전염병을 옮기는 동물처럼 함부로 대했지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학대인줄도 모르고 학대를 했던 거 같아요. 개를 안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좀 모자라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에요. 어느 날 부터는 제가 개를 안고 다니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저도 점점 미쳐가나 봅니다. 마음이 달라진 것은 녀석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부터였어요. 또 하는 짓을 보면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납니다. 측은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요. 아마 녀석들을 많이 좋아하나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목숨까지 바치는 개들의 이야기도 많아요. 영화로도 만들어졌지요. 혹시 ‘히치 이야기’나 ‘에이트 빌로우’ 같은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손수건을 흠뻑 적셨답니다. 주인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면서 울었어요. 기회가 되면 한번 보세요. 영화를 보면 나쁜 사람에게 붙이는 ‘개00’이라는 말은 쓰지 못할 겁니다. 이제 접두사도 변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요즘은 서너 집 건너 한 집이 애완동물을 기른다고 하더군요. 개와 고양이가 가족이 되고 있답니다. 어떤 사람은 호적에 올릴 수만 있다면 올리고 싶다고도 해요. “에이, 그건 좀 아니다”했더니, 콧방귀를 뀌며 눈을 흘기더군요. 우습지요. 사람 살아가는 게 많이 변해버렸어요. 하지만 그것이 요즘의 현실인 걸 어떡합니까. 길을 가다가 ‘동물화장장 반대’라는 현수막을 본적이 있어요. ‘동물화장장’도 생기려고 하고 ‘동물묘지’도 생긴다고도 그러더군요. 친정 식구들도 동물묘지가 생기면 그곳을 애용할 작정이라고 말하기도 한답니다. 어쩌면 녀석들이 전생에 좋은 복을 많이 지었는지도 모를 일이랍니다. 그러니 동물로 태어나 사람대접을 받는 게 아니겠어요. 친정 형제들은 저만 빼고 모두 애완동물을 길러요. 개 네 마리, 고양이 두 마리 합하면 여섯 마리지요. 친정형제들의 숫자와 똑 같답니다. 녀석들은 저를 이모라 불러요. 동물들이 그렇게 부르느냐고요? 그건 아니지요. 형제들이 그렇게 호칭을 붙였어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녀석들이 그걸 알아듣는 답니다. 그래요. 저도 모르게 ‘개 이모’가 되어버렸어요. 그렇다고 불만은 없답니다. 녀석 모두를 사랑하니까요. 사람들이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늙은 부모는 요양병원에 입원시켜 놓고도 자주 가보지 못하지만, 애완동물이 아프면 마지막까지 옆에서 함께해주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어요. 언젠가 동물을 사랑하다보면 늙은 부모를 외면했던 것을 뉘우치며 목 놓아 울 날이 오겠지요. 녀석들을 사랑하고부터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동물에 대한 측은지심이 사람에게로 확대된 것이겠지요. 아마 철이 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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