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장몸을 세우되 한 걸음 더 높이 세우지 않는다면 먼지 속에서 옷을 털고 진흙탕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어찌 초탈할 수 있겠는가. 세상을 살아가되 한 걸음 물러나 처신하지 않는다면 나방이 촛불에 날아들고 숫양의 뿔이 울타리에 걸리는 것과 같으니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원문原文>立身(입신)에 不高一步立(불고일보립)이면 如塵裡(여진리)에 振衣(진의)하고 泥中(이중)에 濯足(탁족)이니 如何超達(여하초달)이리오. 處世(처세)에 不退一步處(불퇴일보처)면 如飛蛾投燭(여비아투촉)하고 羝羊觸藩(저양촉번)이니 如何安樂(여하안락)이리오.<해의解義>한 걸음 더 높이 세우지 않는다면 이는 먼지 속에서 옷을 털고 흙탕물에 발을 씻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평생동안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세상의 더러움과 결국은 같아질 것이니 세속의 더러움 속에서 초탈하여 달관의 경지에 들어가는 일은 기대할 수 없지 않겠는가. 처세함에 있어서는 언제나 겸손하고 사양하여 남보다 약간 뒤쳐진 듯이 약간 모자란 듯이 살아야 몸에 재앙이 닥치지 않는다. 그렇지 않고 남의 앞에 서서 자랑하고 뽐내며 재주를 믿고 오만하다가는 남의 미움과 시기 질투를 받아 결국 몸을 망치고 말 것이다. 비유하면 여름밤 불꽃 속으로 뛰어들어 타 죽는 부나비나 울타리에 뿔이 걸려 꼼짝 못하는 숫양과 같은 불쌍한 지경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숫양의 비유는 주역 대장괘(周易 大壯卦)에 보인다. <주註>塵裡(진리) : 먼지 속. 振衣(진의) : 옷을 털다. 泥中(이중) : 진흙탕 속. 超達(초달) : 세상의 속정(俗情)을 초월하여 달관함. 飛蛾(비아) : 부나비, 불나방. 投燭(투촉) : 촛불 속에 뛰어들어감. 羝羊(저양) : 숫양, 들이받기를 좋아함. 觸藩(촉번) : 울타리를 들이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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