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3 - 가르치며 배우며▲ 손현숙 함양제일고 교사 등 교 길 어이!오늘은 유난히 발걸음이 가벼워. 통통통튕겨져 나온 웃음소리가막 씻긴 아침햇살을 매달고운동장을 가로지른다.산 빛을 깨친푸른 휘파람이 아침을 타고 와서닫친 창을 두드리면기지개 켜며 깨어나는 교실공부에 주눅 들고. 사춘기로만도 벅찬데어른들이 던져준 과제의 무게가더 힘겨운 아이들갈라 선 부모 사이에서 “왜 태어났는지...”제 맘대로 태어나지도. 제 맘대로 죽을 수도 없다며 하소연하는.가족을 돌볼 수 없는 아빠에 대한 분노보다 더 앞서는 급급한 생계.알바 하랴. 학교 다니랴. 잠은 또 왜 그렇게 쏟아지는지때리고 맞더라도아빠가 있어봤으면 좋겠다는. 크고 작은 일상의 상처들을 꽁꽁 숨기고줄레줄레 가방을 매달고 내 닫는 등교 길학교가 문을 연다 희망의 문을 연다. # 아프지 않고 또 그럴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아이들은 해만 뜨면 학교로 달려나옵니다. 어른들이 직장으로 내 닫듯...한창 배움의 시기에 학교 바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 숫자(학업중도 포기자)는 정확한 통계도 없는 채. 대략 7만 여명에 이르고 그 중 45%가 가출을 하고 있으며(2011. 4월) 4만여 명 이상이 보호관찰을 받는 등 범죄에 관련된다는 기사를 접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이들이 눈뜨자마자 아침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학교로 달려 와 준다는 게 대단히 고마운 일입니다. 사실 요즘은 돈만 좀 있으면 학교 밖에서도 즐기고 놀 만한 곳이 좀 많던가요? 성장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물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안들이 숱하게 많고 어떤 일들은 심각하기도 합니다. 학업 스트레스. 학교폭력. 왕따. 집단 속에서 느끼는 낮은 자존감... 매우 중요한 문제들이지만 일단 학교 등교가 우선이네요. 아침 등교 길. 교문 입구에 선도부들이 늘어서 머리나 복장지도. 지각단속을 하고 그 벌칙으로 운동장을 돌고 있는 학생들. 쉬 목격 할 수 있는 풍경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겠지만 그것도 학생이라야 누릴 수 있는 즐거울 수도 있는 구속이라는 걸 당사자인 아이들은 모르겠지요? 그 시기가 지난 먼 후일. 아련한 추억으로 되돌아 볼 수도 있는 학창시절의 기억임에야... 그러나 사실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 일상을 제대로만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학업에만 매진 할 수 없는 숱한 어려움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공부도 곧 잘하고 모범적이기만 했는데 부모님 헤어지고 법원 두어 번 불려 나간 이후 종적을 찾을 수 없게 된 엄마 때문에 방황하던 심성 곱던 남학생 S. 장애 가진 부모님 대신 동생들 뒷바라지 위해 알바라도 좀 마음껏 해 봤으면 좋겠는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는 X . 여덟 살인가 아빠가 약을 먹고 거품을 물고 죽어가는 걸 혼자서 어쩔 줄 몰라 쩔쩔 매던 기억을 지닌 여학생 O. 사연만큼 각양각색의 마음의 상처를 지닌 아이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학교생활이 힘든 여러 아이들을 접하다 보면 아이들의 학업생활 목표는 제각기 달라 질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공부를 많이 해서 훌륭한 인재가 되어야 할 아이. 엎드려 자더라도 결석 않고 등교만 해 줘도 반가운 아이. 한번씩 경찰서에서 연락 오고. 정기적으로 보호관찰 드나들지만 거기까지. 더 이상 일탈하지 않고 성인이 되어 제몫 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맘이 됩니다. 이 땅의 교사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