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바뀌어야 합니다. 시작하면 안하는 것 보다 낫습니다”지난 6월13일 지곡면 덕암리 박철우(45) 이장의 농기계창고 주차장에는 수많은 차들이 들어섰다. 이에 손님을 맞이하는 박 이장도 시종 이리저리 바삐 뛰었다. 박 이장과 군 농업기술센터가 준비한 '유산균 양파 비교시범 평가회'를 위해 모인 사람들. 양파 수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박 이장의 심혈을 기울인 양파농사에 대해 평가했다.이날 주인공은 함양군 농업기술센터가 아닌 박철우 이장이다. “제가 농사일이 너무 바빠 행사 후 바로 일하러 가야해 복장이 이렇습니다. 양해 바랍니다”라며 작업복에 노란 장화를 신고 일반 재배보다 씨알이 훨씬 굵은 양파를 들어 보이며 관계자들 및 농민들에게 설명했다.박 이장의 농사는 양파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그의 전체 농사 면적은 8만여평. 일반인이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규모다. 함양 땅에서 그 만큼 농사를 많이 하는 이는 거의 없다. 쌀을 비롯해 양파. 고추. 고구마. 무. 배추. 찰강냉이. 감자 등 다양한 작물을 8만평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에 재배하지만 집에 가면 또다시 한우 24마리를 사육하고 있다.이중 약 6만여평은 쌀 농사다. 생산한 쌀의 대부분은 함양 지역에서 소비된다. 지역의 유명한 식당은 물론이고 대형 외식업체. 그의 쌀 맛에 반한 외지인들의 주문이 이어져 없어서 못 파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인기에 더해 그는 주변 몇 사람과 함께 고유의 쌀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아직까지 등록 등을 하지 않았다며 밝히기를 꺼리다 ‘해를 품은 쌀’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말해줬다. ‘친환경 복합 영농조합 법인’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맡게 된 마을 이장 자리로 인해 야간작업이 더욱 많아 졌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농사일이지만 그의 일과는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는 낮 시간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농사일에 필요한 지식을 쌓고 남들이 하지 않는 신진 농법을 공부하고 사용하기 위해 하루하루 분주하다. 물론 농사일을 제쳐두는 것도 아니다. “낮에 바깥일을 하다 보니 밤에 일할 수밖에 없는데 주변 분들이 ‘저 사람은 밤에도 일한다’며 칭찬을 한다. 낮 시간 동안 바깥에 돌아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같은 부지런함은 어릴 때부터 길러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지역 제조업체에서 일하면서도 농사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주야 농사일을 수십년 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은 더욱 값지게 사용된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것도 박씨의 몫이다. 그는 생산한 농산물을 보육원이나 양로원 등에 꾸준하게 도와주며 이웃 사랑도 실천한다.그는 “하면 안 하는 것 보다 낫다”는 말을 계속 강조했다. 이번 유산균 양파 재배도 그의 수많은 ‘하면’ 중 하나다. 3.000여평의 양파 중 유산균을 사용한 것도 있고 미생물을 사용한 것 등 여러 가지 시험을 했다. “제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일반 재배보다는 훨씬 좋은 상품을 생산해 낼 수 있었다. 안주하지 말고”라며. 또 “생산 농가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만 신경을 써야 한다. 관에서는 농가에서 쉽고 편하게 정보를 얻고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하며 농협에서는 농가에서 판로에 걱정이 없도록 생산한 고품질 작물의 판매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그의 한해 수익은 약 1억원 가량으로 지역 농업을 이끄는 선도 농가로서 그의 끊임없는 노력과 땀. 농부로서의 고집이 없었다면 이 같은 수익은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관련기사 3면으로 이어짐)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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