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명품” 되는 사업.농업은 블루오션이다‘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소비는 감소한다‘는 수요의 법칙은 경제학의 기본적인 전제다.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가격이 비쌀수록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소비행태가 버젓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렇듯 비쌀수록 사고 싶어지는 인간의 심리를 경제용어로 베블렌 효과라고 한다. 확실한 신분제도가 없는 현대의 대중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좋은 상품을 구매하거나 구매한 상품 그 자체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경향을 말한다.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양극화됨에 따라 소비도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먹거리에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웰빙. 로하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가의 농산물에 대해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명절에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멸치. 조기. 버섯 등이 수십만 원대에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간다. 소비양극화의 한 단면이다.여기서 문득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품농산물은 무엇일까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현재 비싸게 팔려고 있는 고가의 농산물이 명품일까? 그렇지 않다. 고가 농산물은 될 수 있지만 아직 명품농산물이 되기는 이르다. 명품농산물은 가격과 기능을 뛰어넘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명품은 소비자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어 갖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제품이기 때문이다.샤넬. 구찌. 헤르메스. 루이비통. 디올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품들은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첫째.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의 전통을 장인정신으로 이어가면서 전통을 현대화하고 있다.둘째. 제품에 예술과 문화를 접목하여 소장하는 사람으로 하여 금 신분 상승을 느끼도록 함으로써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셋째. 한정 마케팅을 통해 누구나 소유할 수 없는 귀한 물건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고객으로 하여금 남들과 다른 고품위를 느끼게 해준다.넷째. 연예인이나 왕족을 이용한 VIP마케팅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샤넬 No.5는 “밤에 샤넬 No.5만 걸치고 잔다”는 마릴린 먼로의 말 한마디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30초에 한 개씩 팔려나가고 있다. 이러한 명품의 특성을 우리 농산물에 접목시켜 세계적으로 자랑 할 수 있는 명품농산물을 만들 수는 없을까 생각해본다. 값싼 수입 농산물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품질을 차별화해 농산물을 명품화한다면 우리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명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패션 명품에서 알 수 잇듯이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멋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물건을 판다기보다는 스토리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농산물에 예술과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접목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둘째. 만드는 사람의 혼과 신뢰를 심어야 한다. 농산물이 명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소비자가 완벽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이를 가지거나 먹음으로써 자신만의 정체성을 드러낼뿐 아니라 남에게 입소문을 낼 수 있는 강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명품농산물은 소비자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확고한 철학을 통해 탄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기준에 철저히 부합해야 하고. 일반 제품과 확연히 구별되는 브랜드 차별화가 절실하다. 일정 규모의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특정 농산물을 선호하도록 하는 대중화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명품농산물로 뚜렷하게 내세울 게 없는 지금이야말로 농산물 명품화에 도전할 만한 적기로 판단된다. 분명한 목표를 정한 뒤 노력을 기울이고 때를 기다린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아직 일부이긴 하지만 사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농업의 브랜드화. 명품화. 기업화. 체계화 등의 현상 속에서 상품 개발도 환경. 건강. 삶의 즐거움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다향하게 시도함으로써 농산물의 맛. 기호. 안전성을 확보하여 외국산 농산물과 차별화하고 있다. ‘농자천하지대박’이란 책에 소개되어 있는 △상위 1% 소득층을 겨냥해 새싹채소를 재배·공급한 ‘㈜건강나라’ △규모화된 순환식 복합 유기농업단지를 조성한 ‘㈜학사농장’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 쌀가게를 개설한 ‘해드림’ △허브체험과 상품을 접목한 ‘허브 아일랜드’ 등은 농업분야도 시대와 여건. 상황과 경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발상의 전환과 과학적인 경영기법의 도입에 따라 매우 가치 있는 사업 터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업관련 단체가 이같은 사례를 소개하는 일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농업분야에서 신선한 아이디어의 창출과 과감한 도전을 장려하고. 여기에 이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언제나 개척자와 선구자는 고통과 외로움을 짊어지고 나아갔다. 농업분야에서 무언가를 찾는 이들에게 국가 또는 지자체가 가 뒤를 받쳐주며 힘이 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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