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필자가 사는 마을에도 다채로운 이벤트 행사가 치러졌다.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큰 행사였다고 한다. 청년회에서 주관하고 부녀회에서 협조하여 처음치고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대부분 부부이다 보니 호흡이 척척 맞아 단체T까지 맞춰 입고 행사전 마을 회관에 모여 몇 번의 회의를 거쳐 준비하였다. 부녀회원들은 직접 만든 빨간 카네이션을 어르신들에게 달아드리고.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가슴에 달린 카네이션을 보고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 특히. 서울 재경 향우회에서 관광버스 대절까지 해서 참석해주고 여러 지역 출향인들의 고향 방문이 이어졌다. 도시민과 고향을 지키는 자의 대면은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밴드 음향에 노래자랑과 막춤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무르익고 따가운 햇살아래에서 여흥을 즐겼다. 최고령자 어르신들께 재롱잔치 열어 드리는 마음으로 성의껏 놀아 드렸다.흥에 겨운 어르신들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셨다. 그리고 솥뚜껑에 지글지글 삼겹살 굽는 일은 하루 종일 젊은 사람들 몫이었다. 행사 진행에 다들 내일처럼 알아서 협조하고 화합하고 단합하는 모습이 찾은이와 반기는이의 함께 어울리고 참여하는 모습이자 진정한 소통의 자세여서 보기 좋았다. 해마다 어버이날 하는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행사라 비난하는이도 있겠지만. 혹여 자녀가 바빠서 찾지 못하는 노인이나 독거노인에게 효나눔 행사는 큰 위로와 위안이 될거라 믿는다. 경로효친 사상의 약화. 개인 및 집단 이기주의 풍조로 공동체 의식이 좌초될 위기에 마을 청년회에서 준비한 효 나눔 행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고 좋은 본보기가 되어 출향인과 근접해지는 계기가 될것이고 농촌을 알리고 고향 특산품을 홍보할수있는 신호탄이 될것이다. 고향을 찾는 도시인을 편히 쉬다 가도록 안아주고 배려해야 또 다시 찾아 줄 것이다. 모처럼 효나눔 행사로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어울린 한마당이었다. 이젠 현대인의 시각에서 효의 의미는 달리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가치관의 혼돈으로 사회질서가 붕괴되고 가정윤리가 무너져 해체되는 가정들이 늘어가고 어른이나 젊은이나 할 것 없이 절대가치와 기준이 상실되어 경쟁적인 개인주의로 변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산업화와 도시화는 농경시대의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를 변화시키고 핵가족화 되었고 전통적인 미풍양속은 사라지고 인륜 도덕은 퇴색하여 사회적인 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지금 우리는 현대사회에서의 효의 의미와 효교육의 필요성을 생각 해 볼 때다. 옛날의 효사상은 유교사상이 들어오기 전에 있었던 우리 민족의 고유의 효 정신으로 만덕의 근원이며 모든 행동의 근본이 효에서 시작 된다고 보았다. 과거의 효는 일방적 종적인 관계라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부모를 봉양하였지만. 현대에 와서는 횡적인 관계라 주고 받는 상대적 사랑을 더 중요시 하고 있다. 이젠 효의 의미도 시대를 인식하여 보편.합리적이고 현대사회의 흐름과 일치하여 상생 관계로 거듭 나야 한다. 현대인의 효실천은 자신부터 수양하여 모든 행동이 타의 모범이 되고 사회.인류에 봉사하고 기여하는 것이다. 새 시대에 걸맞는 효교육의 실천이 이루어져야 하겠고. 새로운 윤리를 세워 실현하도록 하고 가정에서부터 적합한 생활 윤리를 정립하고 지도하여야 한다. 포스트모던이즘으로 절대적.정신적 가치가 사라진 사회일지라도 부모자녀 관계를 근간으로 한 효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효행교육을 실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아갈 때 동방예의지국이라 자칭할것이다. 시대의 변화 앞에서 새로운 효 윤리를 인식하여 부모 자녀간에도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이해하고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서로의 마음의 상처도 짐도 덜게 될 것이고 서운함도 줄 것이다. 특별한 날에 어버이에게 감사의 선물도 중요하지만. 멀리 있어도 자주 안부전화를 드리는것이 더 친밀감 있고 따뜻한 사랑이 전해질 것이다.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지 않는이는 없을 것이다. 자녀들은 단지 마음을 다 전하지 못하여 가슴 시릴 것이다. 꼭 효를 가정에 책임을 주자는 윤리가 아니라. 인류애를 가정에서부터 실천방법을 제시하여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아비만한 자식 없다잖은가? 자식이 아무리 잘해도 부모가 자식 생각하는 것보다 못하다니. 가정의 달 오월에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