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오월입니다.해마다 오월이면 이구동성으로 통과의례처럼 하는 말들이 아동은 이 나라의 주인공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주변에 만나는 사람들의 대부분도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을 많이 들어왔지만 제 기억에는 아동이 이 나라의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도 그랬던 것 같고 어른이 되어서 아동복지를 20년 가까이 해온 지금까지도 아동이 주인공이라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혹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주인공들은 처음에는 시련을 당하고 이를 극복하고 꿋꿋이 일어서서 성공하는 스토리들을 현실에 대입해보면 현재의 아동들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와 정부의 정책이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현실과 가상의 세계는 구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은 아이들이 중심입니다.저출산으로 인해 자녀의 수가 적은 것도 원인이겠지만 자녀의 수가 많다고 할지라도 내 자식은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생각하다보니 집안의 모든 일들이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이루어집니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각 가정의 모든 일들이 그러합니다.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텔레비전의 채널권까지도 아이들이 중심이고 아이들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가정이라는 울타리만 벗어나면 어른이 중심입니다. 아이들을 위한다고 내어 놓는 정부의 정책조차도 면밀히 살펴보면 어른이 중심이고 아이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세상이라는 것과 접하는 순간부터 아니. 어머니의 태중에서부터 아이들은 어른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전락합니다. 다소간 비약적일 수는 있지만 병원부터 영유아용품. 보육. 교육에 있어서도 아이들은 철저한 사회적 약자로 어른들의 도구로 전락하게 됩니다.  소득의 양극화가 극심해져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소득이 차상위층 이하에 속하는 가정의 아이들의 사정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고 할지라도 성인이 되기까지는 어렵고 힘든 현실을 경험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소위 중산층이라 일컷는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조차도 현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어느 곳에서도 중심에 서있지 못하는 즉. 우리가 흔희 이야기 하는 가정이라는 것 혹은 가족이라는 곳에 속해 있지 못한 아이들의 사정은 어렵고 힘들다 못해 비참하다는 말이 적당할 정도의 처지에 속해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부에서는 아동복지를 줄기차게 부르짖고 있지만 아동복지의 현장에서 20년 가까이를 일해온 저로서는 그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저의 욕심이 과해서 그런가 봅니다. 많은 국민들도 정부의 목소리에 동조를 합니다. 사실과 다르게 저는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된 듯합니다.부유한 가정의 아이들. 저소득층의 아이들.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속해 있지 못하는 아이들 등 모든 우리 아이들의 적정한 의식주를 제공받을 수 있고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고 최소한의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욕심이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모두의 아이들에게 반드시 해 주어야 할 어른이 된 자들의 의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직원들의 인건비를 제외하면 다 합쳐서 한 달에 평균 30만원이 안되는 정부의 보조금으로는 우리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생존권 밖에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뜻있는 분들의 단비와 같은 후원금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기는 하지만 아직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의 달 오월이 모든 아이들이 가정 안에서나 밖에서나 한결같은 주인공으로서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자신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어 가는 이 나라의 동량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이루어지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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