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 Talk 94회미팅의 추억 속 과일 딸기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딸기지금은 풍속도가 달라졌지만 우리 세대가 젊었을 때 했던 미팅에는 다시 생각해도 재미있는 다양한 이름의 미팅들이 있었다. 창경원에 벚꽃이 한창일 때는 ‘밤 벚꽃맞이 미팅’을 하고 가을에 배가 한창 익을 무렵에는 태릉에 가서 ‘배밭미팅’을 했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미팅 중에 하나가 ‘딸기밭미팅’이었는데 양기가 충만한 계절인 오월에 수원의 현 농촌진흥청 부근의 딸기밭들에 가서 딸기를 따먹으면서 하는 미팅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세태가 달라졌으니 그런 구태의연한 미팅을 재미있어 할 리도 없지만 계절을 모르고 나오는 과일과 채소들로 인해 잘못하면 정신 나간 소리를 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아 서글프다. 장미과의 식물인 딸기는 우리 몸의 비장과 위장을 이롭게 하는 과일로 성질은 서늘하며 약간 시고 단맛을 가졌다. 입안이 마르고 갈증이 날 때 먹으면 좋으며 위를 건강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 효능을 가지고 있어 소화불량. 식욕부진. 마른기침. 인후통. 구갈 등에 먹으면 좋다. 다른 과일과 달리 씨방이 발달한 것이 아니라 꽃턱이 발달한 것으로 씨가 열매 속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과실의 표면에 깨처럼 분포되어 있다. 사과산. 구연산. 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풍부하며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되어 있고 수분이 많으며 새콤달콤한 맛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수분이 많아 장기간 보관이 어려우므로 주로 생과로 이용되며 그 외 잼이나 술. 통조림 등에 가끔 이용되기도 하고 제과나 음료. 빙과류의 제조에도 사용되고 있다. ▲ 딸기 소스를 활용한 국수사람들은 물론 각종 언론매체에서 요즘이 한창 딸기 철이라고들 말한다. 실제로 비싸기는 하지만 요즘 먹는 딸기의 맛은 유난스레 달고 맛있어서 언제가 딸기의 제철인지 잊어버리고 마치 한겨울이나 이른봄이 제철인 양 착각을 하기도 한다. 외기가 차가운 계절에 집안의 온도를 올리고 앉아 찬 성질의 딸기를 먹는 것은 입에서는 단맛으로 인해 행복할지 모르지만 건강에는 그다지 좋을 리가 없다. 햇볕이 내리쬐는 곳은 따뜻하지만 그늘진 곳이나 난방을 하지 않는 실내에서는 춥게 느껴지는 계절이므로 자칫 방심하고 딸기처럼 찬 음식물을 자주 많이 먹게 되면 몸에 한사가 들어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할 뿐 더러 그 한사가 몸을 괴롭힐 수도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딸기의 계절을 제철로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 같아 서글프지만 기왕에 이리 된 것. 이제는 맛있는 딸기를 건강하게 먹으려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그러므로 딸기를 먹을 때는 너무 자주 많이 먹지말고 가능하면 따뜻한 성질을 가진 식재료를 같이 먹어서 딸기의 서늘한 성질을 보완해주는 슬기로움을 발휘해야 한다. 오미자와도 어울리고 구기자와도 아주 잘 어울리는 딸기를 활용해서 건강하고 맛있는 창의적인 음식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오미자를 넣은 딸기잼은 오미자의 향과 새콤함이 어우러져 더욱 새콤달콤할 것이고. 구기자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구기자딸기잼은 심혈관계 질환을 개선시켜주는 좋은 음식이 될 것이니 응용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찬 계절에 찬 과일이라 조금 우려가 되지만 맛있는 딸기를 포기할 수 없으니 가능한 한 모든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