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 지리산 여행기125편 작지만. 말씀이 충만한 수동교회 한갑수 목사지리산 천왕봉 100회 등정"건강한 설교하고파!" 뇌종양 죽음 문턱에 선 한갑수 목사. 병상에서 하나님과 조우교회는 교양강좌하는 곳이 아니다. 그리스도 계율 지키는 참된 교인이 되자기회 되면 천왕봉에서 주일 예배 드리고 싶다수동교회. 봄엔 목련. 가을엔 은행이 절경!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니라#1979년 10월26일 오후9시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 연회장.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차지철 청와대 경호실장. 박정희 전대통령을 향해 총을 쏘았다. 두 사람을 사살한 김재규는 “경호원 경호원!” 소리치며 연회장을 뛰쳐나왔다. 순간. (연회장 대기실에서 호위하던) 중정요원들. 조건반사식으로 총을 꺼내 청와대 경호실요원들을 향해 쏘아댔다. 숫자상으로 열세였던 경호실 요원들은 전부 사살되고 만다. 중정요원들은 쓰러진 경호실 요원들을 향해 일일이 확인사살한다. 이때. 용케 살아난 경호실 요원이 있었다. 박상범(朴相範) 나중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경호실장을 역임했다.10·26 사건 후 그는 거의 반신불수가 된 몸으로 오랜 간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필자는 박상범 요원을 만나 ‘악몽의 그날 밤’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그는 “10·26에 대해선 아무런 할 말 없습니다. 대신 저의 처절한 투병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기사회생한 저는. 총탄세례 후유증이 심했습니다. 반신불수에 정신착란 현상으로 오랜간 고생했죠. 수년간 병실 침대에서 꼼짝달싹하지 않고 누워만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봄. 아침이었습니다. 창 밖에서 민들레 홀씨하나가 바람 타고 제 병실 화분으로 내려와… 며칠 후 싹을 피우는 겁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 세상은 저렇게 오묘하구나. 바로 저것이 하나님의 섭리(攝理)구나. 바로 저 미물도 생물을 탄생시키는데. 그래. 나도 반드시 쾌차. 다시 한번 새 삶을 살아야겠구나. 저는 이때 하나님의 존재를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답니다” # 1982년 3월 부산 서면 공구상 거리 Q 상사. 주인 한갑수씨. 서면시장 칼국수집에서 당면 한 그릇을 먹고 들어온다. 라디오에서 톱가수 정수라의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들려온다. 한갑수씨. 일회용 커피를 한잔 마신다. 그러다 갑자기 두 눈이 풀리더니만 그만 픽 쓰러진다. 이어 혼절상태. Q상사 직원이 화들짝 놀래며 사장 한갑수씨를 부축했지만 온 몸은 굳어 있었다. 직원들이 화급히 환자를 초량동 침례병원에 이송시켰다. 병명은 뇌종양. 뇌종양이란 뇌. 뇌막. 뇌혈관 또는 신경 등에 일어나는 모든 종양의 총칭. 일반 증상으로서는 두통. 구토. 시력 감퇴. 난청(難廳). 이명(耳鳴). 눈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종양의 발생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대뇌종양의 경우는 후각 이상(嗅覺異常)과 특히 상지의 운동 불능을 나타낸다. 또 측두엽종양(側頭葉腫瘍)에는 청각 이상과 실어증이 나타나고. 소뇌종양일 때에는 신체의 평형을 이루지 못하고 보행이 곤란할 때가 있다. 사망률은 대체로 22∼55% 정도.이후 한갑수씨는 사경을 헤매며 투병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여름이었다. 한갑수씨에게 하나님이 찾아왔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음성으로 한갑수씨에게 말했다. “내가 너를 새로운 삶을 살게 할 터이다. 앞으로 내가 주는 계율대로 살아라” 병실에서 신비로운 사적환시(私的幻視). 연정화기(鍊精化氣)를 체험하게 된 한갑수씨. 병원 문을 박차고 나와 깊은 산 속 기도원으로 가 하나님의 계율을 받게 된다. 산 속 기도원에서 그는 또 한번 하나님과 조우한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음성으로 한갑수씨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내가 전한 복음이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라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이 아니오.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니라<갈 1:11∼12>’ 하나님 영접한 후 한씨의 병은 급격히 호전되고….그 후 한씨는 부산 고신대학교에 입학. 신학을 공부하고 마침내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다. 한갑수씨는 현재 함양군 수동면 화산리 수동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055-963-1054. (이하 한갑수 목사로 칭한다) # 지리산 자락에 봄이 왔다. 수동교회 뜨락에 목련이 활짝 피었다. 목련을 바라보노라니 가수 양희은 노래 ‘하얀 목련’이 생각난다. “♬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노래말>이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 사모 복혜숙 여사와 부창부수. 천왕봉 오르며 건강 증진을 꾀한다.‘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다시 꽃이 피고 지고…’ 시골 예배당 앞에 핀 목련을 한참 바라보며 생로병사의 화두를 곰곰이 되씹어 보면서 예배당 안으로 들어갔다. 수동교회는 역사가 깊다. 1907년 설립되었으니 나이가 거의 100세. 해서. 예배당건물 외양이 고색창연하다. 예배당 문서함에서 주보를 한 장 꺼내 읽어본다. 수동교회의 목표는 <주일을 거룩히 지키자. 죽도록 충성하는 생활. 매일 기도하는 생활>이다.예배는 1주일 동안 총 3회 이루어진다. 주일 낮 예배(오전11시) 주일찬양예배(오후2시). 수요 밤 예배(오후7시30분).지난 3월25일 주일 낮 예배 설교 제목은 ‘참된 행복’이었다. 주일 예배 출석신자수는 27명 정도. 수동교회를 취재한다니 누군가가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동 교회 목사님은 사교적(?)이 아니라 취재하기 힘들 겁니다. 목사님은 신자들한테도 조존조곤하지 않아요. 수동교회 목사님은 이렇게 말해요. 교회는 결코 사교클럽이 아니다. 오로지 계율(戒律) 지키려는 자들이. 하나님 만나는 성(聖)스런 장소다. 이런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교회 오지 마라!… 이런 성품을 가진 목사인지라. 취재? 그것.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목사님 엄한 목회철학 따르려면. 교인들. 좀 피곤하겠습니다"과연 그랬다. 필자와 마주한 한갑수 목사 첫마디가 매섭다.“예수 그리스도는 형식적 외형적 율법 준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전한 계율을 지키는 자만을 보호하려하지 얼치기 교인들을 받아드리는. 그런 위인이 아닙니다. 예수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준 계율을 지키지 않으려면. 저는 교회에 나오지 말라고 교인들에게 호통을 칩니다” 그렇다. 신과 이 세계(기독교인)은 하나의 창진적 과정(Creative Prosses) 속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 교회를 찾는 산자들이 진정으로 신과 조우하려면 필수조건이 신이 준 계율대로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한다.-목사님의 엄한 목회철학 따르려면. 신자들이 좀 피곤하겠습니다.“하하하 그래서 몇몇 신자들이 수동교회를 떠났습니다. 게의치 않습니다. 저는 말이죠. 우리나라 기독교 몇몇 목사들 하는 작태 보면 화가 나요. 마치 개그맨처럼 연단 위에서 괴성 지르며 혹은 와이(Y)담 하며 설교하는데? 그것참. 하나님의 말씀이 그래 코미디 소재입니까? 고매한 신앙의 정도를 걸어 가야죠. 즉 다시 말해 예수의 계명 하나하나를 우리네 삶 속에서 실천하는 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교회에 나오는 겁니다”-그래서인지. 수동교회 주보 구역공과공부편을 보니 산상수훈(山上垂訓. Sermon on the Mount)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더군요."산상수훈! 산상설교 또는 산상보훈(寶訓)이라고도 하지요. 이것은 예수의 선교활동 초기에 갈릴레아(갈릴리)의 작은 산 위에서 제자들과 군중에게 행한 설교입니다. '성서 중 성서'로 일컬어지며. 그리스도교 교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도인 '주기도'도 이 산상수훈에서 연유합니다. 산상수훈은 윤리적 행위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집약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산상수훈은 초대 그리스교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그리스도 교도들의 윤리 행위의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유명한 '팔복(八福)'을 서두로 하여 사회적 의무. 자선행위. 기도. 금식(禁食). 이웃사랑 등에 관한 예수의 가르침이죠. 저는 교인들에게 산상수훈 팔복을 자주 언급하며 팔복을 통해 은혜를 입게 되길 바란다고 설교를 합니다" ▲ 함양의 말씀 등대(燈臺). “수동교회 100년 역사 자랑합니다. 역사만큼이나 말씀도 충만한 교회로 뻗어 나가야죠”-한갑수 목사님께서는 수동교회 봉직하면서 지리산 천왕봉을 100회 정도 등반하셨다는데? 허허 대단합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교인들과 예배본 적 있나요?“교인들이 연로하셔서 아직 해보지 못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그곳에서 당회를 열어볼까 생각합니다” -지리산 등반하다보면 심령이 가난해지죠?“그럼요. 심령이 비어지게 돼. 마음이 순결해지죠” -목사님께서 지금 <주간함양> 지상을 통해 설교를 한다 칩시다. 어떤 말씀을 전하시렵니까?“(잠시 생각하다) 오병이어 기적(五餠二魚奇蹟)… 이는 신약성서 <마태복음> 14장 14∼21절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기적 사건입니다. 저녁때가 되어 먹을 것이 없어 고민할 때 한 어린아이가 내놓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축사하였죠. 그리고 떡을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어 큰 무리로 먹게 하였는데. 5천 명(여자와 어린이는 뺀 숫자)이나 되는 많은 사람이 배불리 먹고 남았다는 것입니다. 이 기적의 의미는 예수가 생명의 떡이 되었다는 것이며(요한복음 6:35). 예수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고 예수가 신적 능력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증거하는 기적이며. 인간에 대한 예수의 사랑을 증거하는 기적이자 장차 임할 천국잔치를 예표하는 기적이죠”-저는 수동교회에서 오병이어 기적을 보았습니다.“무슨 말씀?”-수동교회 뜨락엔 목련과 튼실한 은행나무가 있더군요. 이 두 나무가 곧 보리떡과 물고기죠. 봄에 목련을 보면 생로병사의 깊은 이치를 깨닫고 가을 은행잎을 보며 건강한 삶을 획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허허 전. 저 두 나무 예사롭게 보았는데?”-끝으로 묻습니다. 종교란 무엇인가요?“지상에 사는 우리가 하늘(신)을 아는 것이지요. 이 사이에는 풀기 어려운 홍구(鴻溝)가 참 많습니다. 그 간격을 불교인들은 크게 깨우침. 대각(大覺)을 통해 넘으려 하지요. 기독교인들은? 오직 예수가 준 계율만을 통해 넘어야 합니다” 한갑수 목사님과 인터뷰를 마치고 수동교회를 빠져나오려는데. 목련이 봄 햇살 속에서 꽃망울을 일제히 터트린다. 대자연이 펼치는 향연이다. 그래 다음 주 수동교회 찾아 저. 아름다운 꽃 속에서 목사님 설교 듣고 필자도 항마성도(降魔成道)해 보고 싶구나!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