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Talk 91회 산나물의 왕. 취나물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 취나물이른봄이 되면 산에 오르는 사람 중에 가끔은 점심 도시락으로 맨밥과 된장만 싸는 사람들이 있다. 산에 가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이 취나물이라. 바로 채취한 참취나물을 계곡물에 씻어 밥과 된장으로 쌈을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 탓에 이제는 웬만한 산에서는 취나물을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여름이 가고 가을로 접어들면 산의 여기저기서 흰 꽃망울을 달고 얼굴을 내미는 취나물의 꽃을 만날 수 있으니. 다행스럽게도 그것은 사람들 손을 타지 않고 잘 숨어 지내다가 자손을 번성시키려는 강한 의지의 결과인 것 같아 여간 기특하지 않다. ‘취’라 불리는 식물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개미취. 곰취. 수리취. 벌개미취. 미역취. 병풍취. 단풍취. 바위취. 각시취. 박쥐취 등으로 대부분 식용이 가능한 것들이지만 향도 좋고 맛도 좋은 ‘취’ 중의 으뜸은 바로 참취이다. 참취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칼슘은 시금치보다 수십 배나 많고 비타민A는 배추의 열 배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베타카로틴이나 폴리페놀 화합물이 풍부하여 항암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 취나물 꽃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에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한방에서는 취나물을 동풍채(同風菜)라 하며 맛은 달고 찬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독이 없다고 하여 식용으로 널리 권하고 있다. 취나물의 뿌리는 잎과는 달리 성질이 따뜻하며 향이 강하여 풍증을 흩어지게 하고. 혈액순환과 소화를 촉진하여 오장의 기운을 고르게 하며 만성기관지염. 인후염. 편도선염 등에 효과가 있고 말을 많이 하여 오는 목의 통증에도 좋다. 또한 요통·두통·관절통·근육통 등 여러 통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으므로 산행을 하다가 혹시 타박상을 입거나 뱀에게 물렸을 때 취나물 즙을 내서 바르면 효과가 있고. 배탈이 났을 때는 취나물의 뿌리를 캐서 구급약으로 쓰면 급한 불을 끌 수 있으니 기억해 두면 좋다. 민간에서는 미나리와 함께 즙을 내서 마시면 황달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와 나물이 성질상 한열(寒熱)은 다르고 나물도 뿌리보다는 약하지만 비슷한 효과가 있으므로 평소에 취나물을 꾸준히 밥상에 올린다면 질병의 예방은 물론 가벼운 질병쯤은 거뜬하게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 ▲ 취나물 무침조리 방법을 다양하게 하여 생잎을 쌈으로 먹으면 향이 훌륭하며. 다른 채소와 같이 샐러드를 해 먹어도 좋으며. 살짝 데친 후 초고추장이나 된장·간장·소금 등 어느 것으로 간을 하여 무쳐 먹어도 좋다. 생잎을 통째로 묽은 밀가루 반죽에 넣었다 꺼내 전으로 부치면 전분은 적고 섬유질이 많은 전을 먹을 수 있으며 된장국의 재료로도 좋다. 취나물은 대개 뜯어서 말려두었다가 묵나물로 먹는데 취나물에는 수산이 많아 생으로 먹으면 몸속의 칼슘과 결합해 결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수산은 열에 약하므로 끓는 물에 살짝 데치기만 해도 모두 분해되어 전혀 부작용이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농촌에 사는 재미중의 으뜸은 텃밭이나 산야에 절로 나고 피는 식물들을 제철에 채취해 먹고 남는 것은 말려 두었다가 가끔 생각날 때 꺼내 조리해 먹는 것인데 그 중의 으뜸식물이 취나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경칩이 지났으니 취나물을 비롯한 산채의 계절 봄이라 그 설렘을 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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