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는 흙을 누르고 당기고, 뭉개고, 굴리면서 온갖 감정의 순간들에 흠뻑 젖는 행복한 예술입니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편안함이란 ‘순수한 나’로 돌아가는 행복감이자 자연에 녹아드는 절정의 순간입니다.” 함양읍 교산리 흙다움도예공방 염선주(42) 씨는 흙의 촉감이 너무 좋아 도예를 시작했다고 한다. 함양..
“농사, 쉽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보람도 있습니다.” 함양군 강소농 ‘허농부’ 허순식(42) 대표는 8년간의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지곡면 정취마을로 귀향해 농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는 2005년 대학을 졸업하고 큰 나라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
“3년쯤 하다 보니 재미가 붙었어요. 전통시장이 어렵기는 하지만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그동안 어머니 단골손님이 많았는데 이젠 제 단골손님도 제법 생겼어요.” 예전부터 쌀전이 형성돼 지금도 쌀전으로 불리는 함양읍 중앙시장길 13에는 50년이 넘은 함양지리산상회가 있다. 이곳에 터를 잡아 50여년 지리산상..
도시생활을 접고 일찍이 귀농해 농촌에서 미래를 개척해 가고 있는 젊은 여성농업인이 있다. 굼찬농장 박지현(30) 대표다. 그는 “굼벵이는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며 굼벵이 사육에 푹 빠져 있다. “많은 사람이 굼벵이로 알찬, 꽉 찬, 힘찬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농장 이름도 ‘굼찬’이라..
“배움에는 나이나 때가 따로 없다”는 맞춤평생교육원(함양군 함양읍 한들로 93) 정재숙(62) 원장. “배우고자하는 의지와 조금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며 평생교육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맞춤평생교육원은 사설이기는 하지만 함양군 유일의 평생교육원이다.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교육인프라가 취약한 함양에서 ..
‘세월만 가는 줄 알았는데/청춘도 가더라 나도 가더라…벌써 내 나이가 황혼에 접어들어/꽃다운 내 청춘 추억마저 없었다면….’ 한국연예예술인협회 함양지부 회원으로 지역 노래교실과 방송출연, 봉사활동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 임순남(64) 씨의 2집 앨범 타이틀곡 ‘황혼’의 노랫말이다. 임순남..
가구보다는 문짝 만드는 게 돈벌이가 되겠다 싶어 이 길을 택했다. 반백년 세월을 한걸음으로 달려왔다. 10여 개나 됐던 목공소도 하나 둘 사라졌다. 이제 함양군 유일의 전통 한옥문 제작 목공소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함양읍 용평6길 13 학당문집 김윤복(66)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 ..
“조청은 설탕이 없던 옛날부터 왕이나 선비들이 항상 곁에 두고 상용했던 좋은 식품입니다. 풍부하고 다양한 천연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몸의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고, 장내 독소나 몸에 좋지 않은 노폐물과 숙변을 제거해 주는 등 여러 가지 효능을 갖고 있습니다.” 함양조청 박스에 새겨져 있는 ‘조청의 효능..
“사진관이 잘될 때 함양읍에만 15개나 있었다. 면단위에도 두 세 개 정도는 사진관이 있었다. 하지만 면지역 사진관은 사라진지 오래고 함양읍에도 겨우 4곳만 남아 있다” 함양읍 함양로 1138 동문네거리 인근 세기사진관 정찬기(64) 대표는 함양 군내 사진관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5형제의 맏이로 함양읍 관동..
“제가 신문에 나올 만큼 유명인사가 아닌데... 무슨 이야기를 하죠?” 뒤늦게 접한 민화가 너무 좋아 민화에 푹 빠져 산다는 함양읍 교산리 신소담(41) 씨다. 신 씨는 결혼 후 남편과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며 전형적인 전업 주부로 10여년을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민화에 매료돼 취미를 넘어 전문 작가를 꿈꾸며 ..
“농사만 지어서는 답이 없습니다. 직접 판로도 개척하고 가공해 상품의 가치를 더하면 농업도 충분히 희망이 있습니다.” ‘딸기엄마 양파아빠’로 통하는 함양군 수동면 상백마을 김유선(35)·정태상(44) 씨 부부는 농부로 흙냄새 맡으면서 사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마산(현 창원시)에서 직..
전통시장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먹거리다. 탁배기 한 사발에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던 장터국밥은 예나 지금이나 전통시장 대표 먹거리 중 하나다. 함양의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지리산함양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함양읍 지리산함양시장 내 맑은 장터 인근에는 10여개의 식당이 모여 있다. 그 중에서도 국밥집이 단연 ..
열여섯, 세상물정 몰랐던 나이에 시집와 반백년을 살았다. 아무 것도 없었는데 열심히 살면서 대궐 같은 집에 논밭도 장만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천석꾼이다. 요즘은 틈틈이 부각을 만들어 파는 재미도 쏠쏠하다.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 창원마을 마귀인(69)·오상열(81)씨 부부는 지난 겨울 지인의 부탁으로 ..
축구선수에이전트, 기계류 해외수출 영업 담당, 국내 대기업 카레전문점 점장. 함양읍 연밭사거리 남양떡방앗간 임동현(41)씨가 귀향하기 전까지 직장생활을 했던 범상치 않은 경력이다. 임 씨는 경상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해 3학년을 마치고 스포츠마케팅을 배우기 위해 미술을 전공하던 약혼녀와 축구종가..
“결혼할 생각이 없었는데 신랑될 사람을 보는 순간 마음이 달라졌다. 평소 생각하던 이상형이 내 눈앞에 나타난 거야. 지금도 아까바(아까워)서 힘든 일은 시키기가 싫어.” 함양읍 학사루3길 9-9 퇴근횟집 김삼달(65) 씨는 지금의 남편을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해 여태 콩깍지가 씌어있다고 한다. 1955년 수동면 우..
“먹고 살기 바빠 자식들 입학식이나 졸업식 한번 가지 못했다. 군대 생활하던 아들 면회도 한 번 가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지만, 작은 아들은 젖배까지 곯아 몸이 약하다. 고등학교를 진주고로 진학해 일찍이 자취생활을 했다. 한창 잘 먹여야 할 나이에 제대로 챙겨 주지 ..
“방앗간도 18년을 했고, 목욕탕도 30년을 했으니 돈은 많이 벌었지. 다 모았으면 부자 됐을 건데 엉뚱한데 다 보태주고 모은 게 없어. 그래도 이렇게 살아 있으니 감사할 일이지...” 함양읍 용평5길 지리산함양시장 제2주차장 옆 태양탕 안주인 정봉순(77) 씨는 몇 차례나 큰 수술을 받은 남편(이경문·79)이 지금..
“지상파방송 유명 맛 대결 프로그램 출연 요청도 거부했다. 방송에 나가면 홍보효과도 그만한 게 없겠지만 손님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미 사시사철 문전성시를 이루는 맛집이다.
“호적에는 1922년생으로 실려 있어. 22****-192****이 내 주민등록번호야. 옛날에는 새벽닭이 울어야 새날로 쳤으니까 22년생인데 실제 태어난 시간이 새벽 두 세시쯤 됐다고 하니 23년생인 셈이지... 일제강점기를 살았고 6.25를 겪었다. 초근목피로 연명했던 보릿고개도 생생하다.” 백전면 백운리 하조마을 김형..
“중학교 진학은 생각도 못했다. 한 입이라도 덜기 위해 일찍이 기술을 배웠다” “우리 때는 거의 다 그랬어. 부잣집이나 중학교, 고등학교를 보냈지 초등학교도 겨우 졸업했는데 중학교를 어떻게 다녔겠어. 꿈도 못 꿨지...” 함양읍 용평길 31-17 함양오토바이 김종수(59) 대표는 열네살 어린나이에 오토바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