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없으면 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 뭐”라고 말하는 사람은 농사에 대해 정말 ‘1’도 모르는 사람이다. 농사가 어려운 이유는 올해 열 개의 문제를 해결하면 내년엔 새로운 열 개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농사는 열 개중 한 개는 인간의 몫이고 나머..
황금알을 낳는 닭이 내 손에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혹여 다칠까, 아플까 애지중지하며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지 않았을까. 황금알에 과욕을 부려 닭의 목은 비틀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지리산소담농원을 찾아 함양군 유림면 대치길을 따라 갈 때만 해도 ‘귀농한..
어디로 향할지 모를 행로. 우연에 의지해 움직이는 대리운전의 삶이 그렇다. 분명한 노선과 시간표로 운행되는 버스와는 달리 누가 부를지 또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 아내와 2인 1조로 대리운전을 하는 김환도씨는 함양을 기점으로 가까운 면단위부터 멀게는 수도권까..
영화 공조2에 출연한 다니엘헤니가 예능프로 전지적참견시점에 나와 자신의 최애 간식이라며 소개한 ‘김부각’. 다니엘헤니가 바삭거리는 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김부각을 입속으로 넣는 걸 보며 나는 “부각하면 함양인데”라며 속으로 연신 외쳐댔다. 다니엘헤니에게 꼭 소개해 ..
함양에도 어부가 산다. 전체면적 70% 이상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함양, 이곳에서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임채길(82)씨. “전국을 다녀도 엄천강만 한 곳이 없어. 휴천면 문정, 한남, 용유담에 이르기까지 이 강은 바위가 참으로 좋아. 은어가 살기 딱 알맞은 곳이지”..
“함양에 제대로 된 언론이 있습니까? 함양의 청렴도 향상을 위해선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나의 삶터 함양에 청렴도 꼴찌라는 부끄러운 꼬리표를 달게 한데는 정론지 역할을 하지 못한 언론도 한몫했다는 청렴기획단 백믿음터 단장의 호된 꾸짖음을 듣고서야 인터뷰는 시..
일을 끝내고 집에 오면 현관문 고리에 까만 봉지가 매달려있다. 문 앞에 먹을 것이 쌓여있을 때도 있다. 물건만 봐도, 채소 다듬어놓은 형태만 봐도 누가 전해준 것인지 알 수 있다. 아내의 고향인 서하면 월평마을로 귀농한지 7년차. 처음 귀농했을 때는 곁을 내 주지 않..
K-농산물은 전염병확산, 기후위기 등 정신없이 몰아치는 변화들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청정함양에서 자란 함양특산물일지라도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함양군은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코자 정부의 정책에 맞춰 함양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했다. 함양군내 ..
어린 시절 기억 중에 아침마다 마당과 대문 밖 골목을 비질하던 아버지 모습이 있다. “사람 사는 집에 사람이 드나들어야지” 손님을 맞는 마음이,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비질에 녹아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일을 10년간 해온 박동현씨의 마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 세계 관심이 유라시아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36년간 외교관으로 일해 온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퇴직 후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미 2011년 블라디보스토크총영사로 있을 때부터 유라시아의 비전을 그려 온 그는 식량, 에..
최근 여섯 번째 개인전을 치른 홍동초 작가. 병환을 극복하고 더욱 활발하게 활동에 나선 홍동초 작가의 열정을 따라가 보았다. 파노라마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회장은 함양이 더욱 아름답고 웅장하게 표현돼 있었다. 비온 뒤 물결이 살아있는 농월정, 한 눈에 들어오는 남계서원..
“우리 이젠 맥주는 마실 만큼 마셨다”는 광고처럼 흔하디흔한 맥주는 이미 다 마셔본 소비자들. 그들은 분위기에 따라 음식과 어울리는 것, 진한 향과 맛을 추구하는 것,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것 등 특별한 맥주를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게 되는 수제맥주, 주조방법에 ..
운동을 배울 때 가장 많이 듣지만 가장 힘든 것 ‘힘을 빼라’와 견줄만한 이야기, 빵 만들 때 기본 외 재료는 모두 빼라는 할량씨가 있다.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 빵 만드는 4가지 재료 중 할량씨는 이스트 대신 천연발효종을 사용한다. 힘 좋은 이스트는 발효 후..
“마흔이 넘으니 회귀본능이 발동했어요. 고향에 돌아오고 싶어서 병이 날 지경이었죠, 하지만 무턱대로 들어오진 않았어요. 계획을 세웠죠. 5개년 계획을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군 제대 후 고향을 떠났던 송윤섭씨는 그렇게 귀촌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남에게 빌려주었던 ..
“한 달 정도 보관해도 싱싱한 상태로 먹을 수 있어요. 그게 기술이지. 전국 이마트로도 나가고, 급식재료로도 나가요. 햄버거용으로도 사용되고. 우리집 토마토가 좀 잘나가는 편이지”함양읍 죽곡마을에서 15년간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선도농장’ 강명구씨.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는 풋고추 재배를 계획했었..
“치유는 마음의 위안을 주는 것이다. 비슷한 사람이 모여 이야기 하고, 공통의 관심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 불안정한 사람끼리의 대화가 위안이 된다.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센터는 주최와 대상이 있어 주최자는 대상자를 실험하거나 주입하려 한다. 주최와 대상이 구분되지 ..
봄나물 중 으뜸으로 알려진 옻순. 함양은 옻의 고장이라 불릴만큼 마천면에서 생산되는 옻진액과 껍질, 옻순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중마을에서 옻진액, 옻나무, 옻껍질, 옻순 등을 생산하는 ‘지리산옻칠’ 장철안 홍유진 부부를 만났다. 작년보다 올해 날씨가 추워 옻순이 좀 늦..
“원장이 총각이던 시절부터 왔지, 미용실을 참 많이도 거쳐서 여기까지 왔구만. 오면 맨날 싸워, 그래도 또 오게 돼” 노현두 헤어클럽 단골 어르신의 말이다. 1994년 1월22일 남자미용사로는 함양1호로 헤어샵을 오픈한 노현두씨. 노현두 헤어닥터, 노현두 헤어아트에 이어 노현두 헤어클럽으로 지금 위치(함양읍..
중년의 로망 ‘나는 자연인이다’를 외치며 여중년(62)씨는 2009년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돌아왔다. 백수를 넘기신 아버지가 고향집에서 앞산을 바라보며 늘 하셨던 말씀, “내가 저 산벚나무를 몇 해 더 볼 수 있을꼬” 4월 중순이 되면 여중년씨 집 주위는 연두빛 잎이 가득한 나무에 둘러싸이고 늦게 꽃을 피..
경남 함양군 병곡면이 요즘 핫하다. 모노레일, 짚라인 등 레포츠 시설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대봉산휴양밸리가 있는 병곡면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그 속에서 병곡면에 유일한 중국집 ‘복성각’도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자. 기다리면 복성각 주인장 김종복(69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