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 지리산 여행기 125편癸巳年 신년맞이 특집태극권 고수 김용근 도인 "함양군민에게 좋은 氣 팍팍 보내 드립니다!""참장공 수련 시 대개 순호흡법으로 호흡을 하지요. 이때 의념을 합니다. 저기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죠? 그것을 하염없이 감상하며 호흡을 합니다. 만일 눈앞에 천왕봉이 없다면 있다고 치고 머리 속에 그려보며 수련을 합니다. 이걸 가리켜 의수외경법(意守外景法)이라고 합니다. 참장공 수련을 하면 기혈순환 촉진효과가 빨라져 몸에 참 좋습니다" #소설가 이문열이 쓴 무협대하소설 <삼국지>. 이 책 속에 명의(名醫) ‘화타’ 이야기가 나온다. 조조가 심한 두통을 앓게 된다. 이에 신하들은 화타라는 명의를 불러들인다. 화타는 간단한 침구로 조조의 병을 완치시킨다. 조조는 그를 시의(侍醫)로 삼고자 했으나 화타는 조조 한 사람만을 위한 의원 노릇은 하기 싫다며 거부한다. 이에 조조 신하는 화타를 살해한다. 화타… 이름 두 글자 앞에는. 항상. ‘중국 최고 전설적인 명의’라는 접두사가 붙는다. 화타가 쓴 책으로는 <華陀內事>. <靑囊書> 등이 있다. 화타는 생전. 오금희(五禽戱)라는 건강체조법을 창안했다. 오금희란 호랑이. 사슴. 곰. 원숭이. 새 등 다섯 가지 짐승의 자세와 몸놀림을 모방해서 만들어낸 체조법으로서 도인계인의 공법 즉 동공 동법의 시조로 이름 높다.화타는 왜. 건강체조법에 뜬금없이 짐승을 등장시켰을까. 화타의 말이다. “이들. 야생짐승들은 인간과는 달리 타고난 수명이 다할 때까지 병을 앓는 법이 없다. 인간도 그들의 몸 동작을 흉내내면 결코 병을 앓지 않을 터. 이에 오금희를 창안하노라”예부터 중국 사람들은 ‘오금희’ 처럼 대자연 기(氣)를. 몸 속에 불어넣어 장수(長壽)를 꾀했다. 도가기공이 바로 그것이다. 도가기공은 도가학파 대표적 인물 노자(老子)가 만든 양생도인법이다.신체내부에 단(丹)을 만들어 장생구시(長生久視)을 이루려는 술법이다. 여기서 말하는 단(丹)이란 호흡에 의식의 힘. 즉 염력을 결합하여 기를 운행하는 방법을 말한다. 세월이 흘러 중국 명조말 청조초 중국 허난성에 사는 진씨성 일족에 의해 ‘태극권’이라는 건강체조술이 창시되었다. 태극권은 이른바 정(精) 기(氣) 신(神)의 내면적인 수련을 중시하는 내가권법으로. 의식 동작의 협조를 추구하고 노자 사상의 하이라이트 전기치유(기에 전념해 부드러움에 이름) 이유극강(부드러움으로 굳센 것을 이김)으로 도에 이르는 건강체조술이다.세계적인 권격 영화배우 이연걸이 태극권 고수로 이름 높다. 이연걸은 말한다. “내 생애 최고의 보람은. 제가 태극권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태극권을 배우면 장수를 꾀할 수 있답니다. 유연하고 완만한 동작 속에 기를 단전에 모아 온 몸에 원활하게 유통시키면 1차로 오장육부가 강화됩니다” 촉동마을은… 조천납촉(朝天納燭) 촛불이 하늘을 밝히는 형국# 함양군 마천면 구양리 촉동마을. 마을 이름에 불 밝힐 촉(燭)이 들어 있다. 지명 속에 엄청난 파워가 들어 있다. 마을사람 말에 따르면 “마을 앞쪽에 촛대봉이 있습니다. 지관 말에 의하면 이곳에 조천납촉 명당기운이 있다고 하네요”조천납촉(朝天納燭)이라? 촛불이 하늘을 밝히는 형국이라는 말인데 대저 이런 형국에서 영웅이 탄생한다는 속설이 있다. 조천납촉 형국 아래 터에 묘하게 생긴 오두막집 한 채 있다. 오두막집 마당에서 지리산을 바라보면 일망무제(一望無際) 천왕봉이 한눈에 보인다.마당에서 한 도인이 태극권 수련을 하고 있다. 김용근(金容根) 함양산양삼협회 영농조합 사무국장. 김용근 도인. 그는… 끊임없이 허리. 척추. 손목. 무릎을 회전하고 있다. 몸 부위 하나가 움직이면 몸 전체가 따라 움직이고 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개(開)와 방(放). 합(合)과 수(收)를 결합시킨다고 한다. 태극권이 무엇인지 딱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유화강발(柔化强發). 부드럽게 전환하여 강하게 (기를) 내보내는 도인체조법이다. 김용근 도인이 나그네에게 참장공을 선보인다. 어원을 풀이하면 우두커니 참에 말뚝 장으로 되어 있다. 이른바 선 자세의 연공. 도인이 말한다. “말 뒷다리 모양처럼 무릎을 굽힙니다. 참장공은 태극권의 기본자세이지요.참장공 수련시 대개 순호흡법으로 호흡을 하지요. 이때 의념을 합니다. 저기 천왕봉이 보이죠? 그것을 하염없이 감상하며 호흡을 합니다. 만일 눈앞에 천왕봉이 없다면 있다고 치고 머리 속에 그려보며 수련을 합니다. 이걸 가리켜 의수외경법(意守外景法)이라고 합니다. 참장공 수련을 하면 기혈순환 촉진효과가 빨라져 좋습니다. 참장공 수련을 하면 손끝에 뚜렷한 기 감을 느낄 수 있지요" 참장이란 중국 무술이나 기공. 태극권 등에서 기본이 되는 자세로서. 마치 말을 타듯이 엉거주춤하게 서서 항아리나 나무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태극권은 약물이나 침술 같은 인위적인 힘에 의존하지 않는 '자가치유법'으로서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질병까지 치유할 수 있는 고도의 효능을 발휘한다.# 수련을 마친 김용근 도인과 마주 앉아 오래 묵은 산삼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태극권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촉동마을에 뜬 별들은 초롱초롱 하늘을 수놓고 겨울눈 내리는 소리 하염없다.“오랜간 부산서 살다가 도시가 싫어 훌쩍 이 곳에 들어와 삽니다. 벗이라 해봤자. 새 소리 바람 소리 들짐승 울음소리 뿐. 인적 끊긴 곳에 살아서 그런지 저도 한 마리 들짐승처럼 삽니다. 이곳에 살면 나쁜 것보다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천왕봉 바라보며 가부좌 틀고 태극권 수련에 나서면 정신이 명경처럼 맑아져 심신수련하기에 참 좋습니다. 제 꿈은 이 촉동마을에 괜찮은 도인술 수련센터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참장공 수련하면손끝에서 氣가 발산한다 - 어떤 계기로 태극권에 입문했나요? “민정암 선생 아십니까? 선도(仙道)의 대가이시죠. 선도란 3조로 압축됩니다. 즉 조신(調身). 조식(調息). 조심(調心)으로 몸을 조절하고 날숨과 들숨을 조절하고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지요. 그 분이 창안한 호흡법 중에 서서하는 입식(立式)이 있습니다. 제가 부산에 거주할 때 그 분을 만나. 그분 문하에서 (제가) 입식 수련을 배웠죠. 입식을 하면 등뼈와 골반. 관절 전체가 조화를 이루고 내장기로 바로 자리를 잡으면서 몸의 균형이 잡히고 오장육부가 제 기능을 다합니다. 계속해서 그 분한테서 태극권을 배웠습니다” - 함양 사람들을 위해 태극권 보급. 좀 하시죠.“글세. 제가 남을 훈육할… 처지가. 여하튼 저는 가까운 시일 내 이 촉동마을에 명상수련장을 세우고 싶습니다. 흔히들 요즘 시대를 가리켜 힐링시대라고 하잖습니까? 힐링도 힐링할 수 있는 터에서 해야죠? 그렇다면 바로 이 촉동마을이 적격일 겁니다. 아름드리 빽빽한 원시림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초 만발한 이 곳에 토굴 지어놓고 티벳 밀교 명상법. 중국 전통무술 기공술. 우리민족 전통 도인법 등을 나그네들에게 전수하고 싶네요. 아마 이 꿈이 실현되면 함양 최고의 힐링 답사코스로 각광받게 되겠죠?” - 김용근 도인 우거가 인상적입니다. 기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집에 들어서니 서기가 팍팍 돕니다. “그래요? 그걸 느꼈다면 문외한이 아니신데? 집 주변에 오색토가 가득합니다. 지리산 최고지관 김을생 옹이 이곳 형국을 가리켜 용 두 마리가 승천한다고 하데요. 제가 사는 집은 이집트 피라미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4방 9미터 4 곱하기 9는 36. 지상에서 가장 좋은 수지요. 제 우거는 4방 36미터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안방은 4 곱하기 6.은 24. 거실은 5 곱하기 6=30. 아는 분은 압니다. 이런 숫자 속에 어떤 정기가 넘치는지 하하하”(바닥 속에는 참숯과 태양 기운 먹은 소금이 깔려 있다)“몇몇 도인들이 우리 집에 하루 유한 후. 한다면 말씀이 그냥 편하게 하룻밤 잤다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좋은 터에 살게 된 것. 불연(佛緣)인지 선근(善根)인지 모르겠심더. 사바세계 어수선한 심중을 식히기에 정말 좋은 터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김용근 도인은 촉동마을에서 삼채와 산양삼을 재배한다. 옥호는 지리산 산약초 산양삼(010-2535-3345). 삼채는 미얀마(버마) 부탄의 고랭지에서 자라는 식물. 현지에서 뿌리부추로 불리는데. 다량의 유황성분을 함유해 피를 맑게 하면서 마늘의 6배에 달하는 항암효능을 가졌다고 알려졌다. 생긴 모양은 인삼과 비슷하고 맛은 쓴맛. 단맛. 매운맛 3가지를 낸다고 해서 삼채로 불린다. 김용근 도인 다탁 위에 자연산 산도라지술. 더덕술. 하수오술 등이 있다. 마음에 맞는 벗이 오면 내줄량 팔지는 않는다. “김용근 도인께서 생산하는 삼채 산양삼은 이른바 태극권 마법에 의해 양육하는 바 다른 데 작물보다 정기가 막강하겠습니다”“하하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지리산이 품어 키운 작물을 제가 거둘 뿐이지요. 봄에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삼채 효소를 만들어 놨으니. 봄에 개봉할 겁니다. 제가 만든 삼채효소 것 드시고 평가 좀 해 주시구려” 김용근 도인이 키운 산양삼. 대자연의 서기가 가득하다 # 취재를 마치고 김용근 도인 인도 하에 촉동마을 뒷산으로 가. 오색토(五色土)를 구경했다. 아! 저 찬란한 흙빛! 우주만물 모든 기를 머금고 있는 저 자태를 보라. 정현종 시인이 노래했던가. 흙속에 극락정토연화세계가 있다고? 나그네는 오색토 한 줌. 비닐 봉지에 담는다. 이 오색토. 나그네 책상 한 켠에 놓고 매일매일 바라보리라. 오색토 좋은 기가 나그네 몸 속으로 들어와 그 기(氣)에 의해 올해 만사형통 해지길 기원해본다.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
Select count(idx) from kb_news_coment where link= and !re_i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