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묻혀있는 사근산성 전투를 지역의 성지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함양군 수동면 원평리 산60번지 연화산 '사근산성'. 한창 산성 복원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이곳은 그 옛날 수백명의 관군이 침략한 왜구에 맞서다 장렬히 순국한 역사적인 장소이다.오는 9월18일 사근산성 인근의 수동중학교에서는 순국한 호국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제가 열린다. '제2회 사근산성 추모제'.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추모제를 만들어 이끌고 있는 성경천 위원장.성경천 위원장은 "연화산 사근산성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예전에는 못살아서 추모제 등에 관심이 없었다지만 이제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그분들의 넋을 위로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역사적으로 사근산성이 위치한 곳은 영남지방과 호남지방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왜구들이 곡창지대인 호남지방으로 이동을 하기 위한 길목으로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사근산성 전투는 1380년(우왕 6) 영남 지방을 휩쓴 왜구가 삼도원수 배극렴(裵克廉)과의 혈전 끝에 이 성을 빼앗고 이 때에 당시 함양군수 장군철을 비롯해 박수경.배언 장군과 병사 500여 명이 이 성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함양을 거쳐 단숨에 호남지방으로 침입한 왜구는 남원 인월역에서 이성계(李成桂)에게 격파 당했다. 사근산성은 500여 관군이 목숨을 걸고 왜구와 싸운 역사적인 장소지만 패전지라는 멍에로 인해 철저히 감춰져야만 했다. 뒤이어 발생한 인월 황산대첩지와는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인다. 대첩지나 승전지 위주로만 기록되고 행사하는 역사인식 때문이다. 이를 수면위로 끄집어올린 것이 성경천 위원장. 10여년 전부터 꾸준하게 사근산성 전투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순국한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제를 기획했다. 그 결실이 지난해 1회 추모제로 만들어졌다. 성경천 위원장은 "연화산악회를 만들어 산에 올라 사근산성을 볼 때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그때의 영령들이 '지금까지 뭐하고 있는거냐'라는 울부짖음을 듣는 듯 했다. 이제는 후손들이 순국하신 분들의 업적을 기리고 그분들의 넋을 위로할 때"라고 말했다.1회 추모제도 힘에 겨웠다. 군비200만원과 도비 300만원을 비롯해 성 위원장이 발품을 팔아 전국 각지의 출향 선후배들에게 기부받은 돈 등 2.000여 만원으로 제1회 추모제를 거행할 수 있었다. 추모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올해도 2.000만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군비와 도비 만으로는 사실상 진행이 어렵다. 그래서 올해도 성 위원장은 전국 각지의 출향인사들을 찾아간다. 특히 올해 추모제에는 전투 당시 순국한 배언 장군의 후손들이 직접 찾아와 제를 함께 하기로 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성경천 위원장은 "돈을 선뜻 건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지역을 위해 보람되게 사용되기 때문에 협조를 해 주는 것이다. 앞으로 이 같은 고민보다 어떻게 하면 추모제를 더욱 원활하게 진행할지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성경천 위원장의 목표는 이곳에 사당을 건립하고 궁극적으로 호국영령들을 기리며 호국을 배울 수 있는 성지로 만드는 것이다. 시작이 추모제였다면 이제는 이곳에 부지를 매입하고 사당을 짓는 일이 남았다. 그러기 위해 함양군과 협조하에 20억원의 사업비를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추모사업이 본 궤도에 접어들면 연화산 사근산성은 지역 호국의 본산이 될 것이다.현재 사근산성 복원과 함께 그 당시 순국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할 수 있는 상당 등을 만든다면 학생들의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도 좋을 것이다.성경천 위원장은 "추모제와 성지 작업 등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수동면민은 물론 함양군민 모두가 사근산성 전투에 숨은 호국의 뜻을 받들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Select count(idx) from kb_news_coment where link= and !re_i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