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Talk 108회 요염(療炎)한 미끈 유월에 상화병을 먹는다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 연병바야흐로 복월(伏月). 혹염(酷炎)이라 불리기도 하는 계하(季夏) 6월(음력)이다. 24절기 가운데 소서(小暑)와 대서(大暑)가 들어있고. 무더위가 극성을 부린다는 초복(初伏)과 중복(中伏)이 들어있어 연중 가장 더운 때이니. 모내기하랴 밭농사 신경 쓰랴 농사일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 계절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기도 하려니와 더위가 미끄러지듯이 얼른 지나가라고 ‘미끈유월’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 계절이다. 이즈음 들판에 나가 일을 하면 밭의 지열이 후끈 달아올라 숨이 막힐 지경이고. 논에서 일을 하여도 벼 포기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정신을 아찔하게 하며. 태양은 마치 훨훨 타오르는 불꽃과 같아 들판을 사르는 것 같이 요염(療炎)하다. 6월의 요염함은 밭작물을 재촉하여 과일이며 채소 등 수확하는 것들이 생겨나니 6월의 절기인 유두(流頭)나 삼복. 칠석 등에 농신제(農神祭)를 지낸다. 왕실에서는 종묘에 올리고 양반가에서는 사당에 올리는 유두천신(流頭薦新)에는 참외나 수박 같은 햇과일. 유두면. 수단. 건단. 연병. 상화병 등이 그 주인공이 된다. ▲ 보리수단이즈음에는 갓 수확한 햇밀로 만든 음식이 가장 맛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두에 먹는 절기음식에는 밀가루로 만든 것이 많은데 유두면. 상화병. 연병 등이 바로 그것이다. <동국세시기>에도 유두의 절식으로 등장하는 상화병(霜花餠)은 밀가루에 술을 넣고 반죽하여 발효시킨 후 그 안에 팥이나 깨. 고기. 나물 등을 넣고 둥글게 빚어 찐 음식을 말한다. 상화병을 파는 가게 쌍화점에서 가게주인과 아가씨가 농을 하는 노래로 ‘고려가요’에 처음으로 그 명칭이 등장하며 상화병은 고려시대에 들어온 외래음식이지만 조선후기까지 별미떡류의 하나로 다루어져 유두에 먹는 절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의 밀가루로 만든 찐빵과 같으며 쪄낸 모양이 마치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은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상화병은 보리수단과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 수단(水團)은 물에 동그란 것이 떠있다는 말로 삶은 햇보리에 녹말가루를 묻혀 끓는 물에 데친 후 차가운 꿀물이나 오미자국에 띄워 시원하게 먹는 화채를 말한다. 혹하고 반하게 하는 오미자의 붉은 색에 흰 녹말 옷을 입은 보리가 띄워져 있는 모습은 시각적으로도 이미 훌륭한 맛의 음료이다. <시의전서>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에는 흰떡을 콩알만하게 썬 다음 녹말을 묻혀 삶아 만들기도 한다는 기록이 있다. ▲ 상화병여름이 제철인 밀로 만든 음식은 더운 여름철 우리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음식이다. 그 맛이 달고 성질이 서늘하며 독이 없으므로 아직 쌀 수확을 하지 못한 여름철 주식으로 손색이 없으며 심장과 비장. 신장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장과 간의 음(飮)이 부족해서 오는 히스테리와 불면증. 갱년기 증후군. 잠 잘 때 흘리는 땀. 쉽게 놀라고 꿈을 많이 꿀 때. 산후에 몸이 허약해졌을 때 부종이 있을 때. 어린아이가 경기를 하고 밤에 울면서 잠을 못 잘 때 등 다양한 증세에 다른 약재들과 함께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특히 갱년기에 접어들어 불안해하며 불면증이 있는 여성들은 밀에 대추와 감초를 곁들여 차로 마시면 증세를 개선시킬 수 있다. 집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니 더욱 값진 식재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기(氣)가 막히게 되므로 몸에 기가 정체되어 있거나 습한 열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거나 먹어도 아주 적게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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