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Talk 89회경남의 문화컨텐츠 진흥을 위한 행사에 다녀와서  ▲ 다과상어제 오후에는 작년에 문을 연 (재)경남문화컨텐츠진흥원에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경상남도. 문화산업체. 인력. 학계 등에서 백여 명이 참여하여 문화산업 분야 국비사업의 경남의 응모과제 논의와 네트워크 구축하고 2012년도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의 지원사업의 구체적 방법과 시범 모델을 해설하고 토론하는 장이었다. 2012년도 아카데미 사업을 비롯하여 진흥원의 주요 사업을 18개 시ㆍ군 및 도민에게 적극 홍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문화부 4대 중점과제 및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2년 지원사업(약 2천 4백억) 세부내용 해설과 경남의 추진과제를 발굴하며. 인력양성. 전자출판. 스토리 콘텐츠 등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사업에 대한 설명과 토론을 통한 지원체계를 확립하고자 추진한 행사였다. 또한 문화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국비사업 해설을 통해 국비과제 공모를 위한 MOU 체결 등 전략 수립과 네트워크 구축하고 문화산업체. 인력. 학계 등 다양한 집단지성 인력이 참여하여 효율적인 지원 시책과 다양한 프로젝트 모델을 논의할 수 있는 원탁토론형 사업설명회로 간단한 음식을 앞에 놓고 먹으면서 진행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행사였다. 그런 느낌의 중심에는 김보성 원장의 문화를 꿰뚫는 혜안에 의해 눈도 즐겁게 하고 입도 즐겁게 하는 음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행사개회를 선언하는 김보성 원장. 그 행사에 나는 지리산학교 남원·함양의 대표로 토론에 참여하기도 하였지만 열띤 토론이 진행되는 원탁에 놓을 다과를 준비하는 일을 맡아서 다녀오게 되었다. 행사 의뢰가 들어왔던 처음에는 조금 고민이 되었지만 봄이라는 큰 주제를 잡아놓고 음양오행에 들어맞는 내가 사는 지역의 건강한 제철재료라는 원칙을 세워놓고 나니 잔손가는 음식을 만드는 것 외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경남의 창원컨벤션센터라는 한정된 공간의 토론장 테이블에는 내가 알고 있는 농부들의 땀이 올라갈 수 있었기에 너무나 뜻있는 행사였다. 함양군 백전면에 사는 이숙경님이 재배한 건강한 오미자를 가지고 만든 오미자딸기화채의 고혹적인 붉은빛으로는 진달래보다 더 붉은 봄꽃을 표현할 수 있었고. 함양읍에서 우리밀로 빵을 굽는 박미경선생님의 마당에서 채취한 겨울을 이겨낸 냉이로 끓인 구수한 차로는 자칫 나른해지기 쉬운 봄날의 기운을 끌어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경님의 오미자로 만든 오미자딸기화채. 실상사 인근에 귀농하여 여덟 마지기 논농사를 하는 내 친구 정상은이 준 쌀로 가래떡을 뽑아 우리 집에 대물림되는 씨간장으로 버무린 가래떡꼬지. 지리산학교 수업에 참여하는 오정윤교육생이 가져온 호두로 튀긴 호두유과. 산청농부 대식씨의 찹쌀과 검은콩으로는 서여향병과 검은콩깨강정을 ...... 대단한 일도 아니고 대단한 결과도 없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먹을거리를 믿을 수 없는 시대에 생산자가 분명한 식재료를 가지고 내가 만드는 음식을 먹을 사람의 면면을 떠올리면서 준비를 하는 즐거움은 제법 커서 힘든 줄도 모를 뿐만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지는 음식은 맛도 맛이겠지만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기운까지 더해져 더욱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생산자이력은 물론이고 이제는 소비자이력까지 생각하는 음식들이야말로 농촌을 지키는 농부를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산자의 이력과 소비자의 이력은 다르게 표현하면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음식의 스토리텔링이 되므로 신뢰를 바탕으로 쌓여진 생산자와 소비자의 아름다운 소통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선량한 생산자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게 되고 그 생산자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얼굴에서도 건강한 웃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어제의 사업설명회장에서 초록문명 지역 아카데미를 위한 원탁토론을 통해 이곳 함양의 음식문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도토리 키 재기 같은 여타의 지역축제들과는 조금 다르게 지리산을 끼고 있는 우리 함양만의 전통음식과 연결된 이야기를 찾아 그것으로 개인과 마을. 마을과 함양군. 함양군과 대한민국을 통으로 엮는 사고를 치고 싶다.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