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덕오 논설위원영화 ‘부러진 화살’이 대 화제다. 영화 주제가 법과의 전쟁이라서 그런지. 법조계에 대단한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써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켜 눈길을 끌고 있다.영화 ‘최종병기 활’ 도 화제를 모았다. 우리 민족은 유난히 우수한 활을 잘 만들었고 잘 쏘는 민족이다. 우리 고장과 접해 있는 남원시 인월면에 활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어두운 밤에 달을 끌어 올려 왜장의 입에 활을 쏘아 강토를 지킨 태조 이성계 활 솜씨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활은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 주었고 현대에도 올림픽 양궁 성과를 보면 그 솜씨와 긍지가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가장 용기 있는 활은 윌리엄텔이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쏘았던 활이었고 신화 속에서 활은 큐피트의 사랑의 화살이 적중률이 높고 효과 또한 확실한 것 같은데 근래에 와서는 화살이 부러졌는지 혼기에 찬 미혼남녀들이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예 포기하거나 하지 않으려는 풍조까지 낳고 있다. 옛날의 조혼풍습을 의아해 하거나 초립동이의 모습이 우습게 생각되었는데 선조들께서 만혼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을 예견하신 것 같다.193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한 김유정의 소설 ‘봄봄’. 이 소설은 시골에서의 결혼의 길이 멀고 험난함을 해학과 농촌 서정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농촌에서 결혼하는 문제가 만만치 않은 듯 하다. 결혼이 늦어지거나 하지 않는 책임을 혼기를 넘기는 젊은이들에게만 물을 수 없는 것이 사회 전반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학생 절반 이상이 부채를 지고 있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문이 바늘구멍이라고 하니 아예 취직을 포기한 니트족이 20%가 넘는다고 하지 않는가. 어렵사리 취직이 되었다 해도 결혼 기반이 마련되는 것도 아니고 장가라도 갈라치면 혼수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기거할 보금자리 전세값이 억대를 상회한다고 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세태에 내몰린 셈이다.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삶의 모습이 서민층에는 고통을 가중시키는 양태로 되어버린 것이다. 호화결혼도 막고 결혼에 따른 병폐를 줄이자는 가정의례준칙은 사장되어 흔적조차도 없어진지 오래다. 도시지역에야 그런대로 조건이 맞으면 시집가겠다는 처녀도 있지만 시골총각한테는 아예 눈길로 주지 않는 처녀들의 마음이 참으로 야속하기만 하다.농촌 총각이 외국 여성과 결혼하는데는 지원금이라도 조금 있지만 농사짓는 총각 국내결혼은 아무런 지원 대책도 없다. 제대로 뒷바라지 못해주는 농촌부모들은 자식 등 떠밀어 결혼하라고도 할 수 없으니 오죽 답답하고 난감하겠는가. 결혼 적령이 늦어지고 젊은 독신남녀가 늘어나고 있으며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를 수 없는 사회여건 때문에 OECD 회원국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다고 하니 300년 후 쯤에는 민족의 존폐가 걸린 심각한 문제라고 하는데 금년 총선 대선을 대비하는 정당이나 후보들이 표 얻기에 급급하여 포퓰리즘에 빠져 노인복지. 반값등록금. 육아복지. 사병월급 인상 등의 공약은 봇물처럼 쏟아내면서 삶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결혼 관련 문제는 수수방관하는 것 같다. 복지문제도 인체와 같아서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병든 사회가 되는 것이다. 복지정책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주는 일이라면 어제 오늘일도 아닌 젊은이들 혼기 놓치는 열악한 결혼환경 문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당장 한방을 쏘아 적중시킬 화살 같은 묘책이야 없겠지만 결혼 권장정책 좀 내 놓았으면 좋겠다.어디에도 하소연 할 곳 없는 농촌 부모들과 혼기를 넘기고 있는 젊은이들이 딱하지 않는가. 더 늦기 전에 결혼 적령을 낮추는 정책을 펼쳐 시계바늘을 예전처럼 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큐피트의 화살을 대량생산하여 시간외 근무시간까지 마구 활을 쏘아라 할 수도 없고 월하노인의 직무태만을 물을 수도 없는 인간세상. 우리들의 문제가 아닌가.옛날 유행가 가사처럼 농촌총각들은 장가가고 싶다. “누님 나 장가보내 주 장가가면 아들 낳고 딸 낳을 줄 누가 모르나” 사랑의 계절 봄이다.결혼 적령기의 처녀 총각이 마음 맞으면 경제적인 큰 부담 없이 결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Select count(idx) from kb_news_coment where link= and !re_i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