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김성진 원장. 주요시집 <겨울 허수아비>. <내 사랑 함양> 수필집 <궤도를 수정하라>. <삐에로의 미소>등이 있다. 국민훈장 석류장(1999). 제1회 이육사문학상(2000) 수상. “매년 함양문화원에서는 16세기 함양지역 유현의 학문과 문학 학술회의를 개최합니다. 이는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학술회의이지요” 구본갑의 지리산 여행기 115편2012년. 함양군 최초 군사(郡史) 편찬 총지휘제1회 이육사 문학상(2000) 수상작가孤岩 김성진 함양문화원장 -올해 함양문화원에서 무슨 일을 하나요?“군사를 편찬합니다. 군사는 문자 그대로 군의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총설: 연혁. 자연환경. 인문환경. 생물. 역사. 정치행정. 산업경제. 인물. 문화 등을 집대성한 책이죠. 올해 말 발간예정입니다” 주역 건괘의 초효에 “세상에 따라 변치 않으며 명성을 이루려 하지 않아 세상에 은둔하되 근심하지 않고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해도 고민하지 않는다(不易乎世 不成乎名 遯世无心 不見是而無心)”라 했다. 함양문화원장 고암 김성진 원장을 뵐 때마다 필자는 주역 건괘 초효를 떠올린다. 고암 선생께. 누가 되는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고암을 뵐 때마다 귀양지 흑산도에서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을 연상한다. "당곡 정선생 실기(唐谷 鄭先生 實記)흥미롭게 읽었습니다"정약전이 귀양지 흑산에서 바다 물고기 생태학을 연구했다면 고암 선생은 함양에서 함양 선비학을 연구하고 있다. 정약전은 살아생전. 자신이 저술한 자산어보를 아무한테도 평가받지 못했다. 고암 선생 역시. 헌신짝처럼 버려졌던 함양 선비문집 그리고 향토자료들을 어렵사리 수집. 이를 단행본으로 상재했건만 세상 사람들은 이 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 하다. 그러나. 고암 선생은 결코 속상해 하지 않고 주역 건괘 초효에 나오는 글처럼 불견시이무심(不見是而無心)해 했다. 새해를 맞이해 고암 선생에게 문안인사 겸해서 “올해 함양문화원에서 무슨 일을 하십니까?” 묻고자 함양문화원을 찾았다. 함양문화원은 함양성당 뒷골목 낡은 양옥 2층으로 되어 있다. 주소는 함양읍 여중길 10번지. 055-963-2646.문화원 외양은 남루하고 내실은 을씨년스럽다. 무릇 문화원은 그 마을의 정신적 하단전(下丹田)에 속할 터인데 이렇게 할매 뱃가죽처럼 쭈글쭈글해서야. 어디 쓰겠는가. 함양은 말로만 선비의 본향 좌안동 우함양 부르짖고 있다. 진정 우함양이 되려면 함양의 정신적 하단전 함양문화원부터 기품 넘치는 선비 가옥으로 몸단장을 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평소 생각이다. 가능하면 문자향 내음 맡을 수 있는 고전강독 교실도 운영되었으면. 고암 선생 집무실은 2층에 있다. 집무실 벽에 <문화경세> 사자성어가 걸려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경세(警世)란 세상 사람들을 깨우친다는 걸 내포하고 있다.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고암 선생 약력을 소개한다. 1936년 출생. 인창중고를 거쳐 경기대 국문학과를 1960년에 졸업했다. 35년간 중등교원(교감 퇴임). 5년간 진주성서신학원에서 강의. 1999년 이후 향토문화 연구와 문학활동을 하고 있다. 시인이자 역사연구가. 문학평론가다. 주요 시집으로는 <황소의 울음소리>. <카인의 노래>. 평론집으로 <의병장 문태서 연구>. 향토지 <당곡 정선생 실기>. <역대 함양인물논문집> 등이 있다. - 위 저서들 중 당곡 정선생 실기(唐谷 鄭先生 實記)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당곡 호를 가진 정 선생 존함은 희보이신데 그 분 일생을 훑어보았더니 남명 조식 선생 못지 않은 대학자더군요. 마땅히 당곡 선생을 재평가하는 사업을 함양군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야 하는데 그런 조짐이 안 보입니다.“그래요. 당곡은 함양 선비사상의 엣센스입니다. 선생께서는 성종 19년(1488) 출생하셨는데. 한평생 함양 수동 당곡 초야에 묻혀 살면서 학문 연마에 열중하신 분이죠. 우리가 왜 이 분을 흠모해야 하느냐 하면? 선비 기품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선비는 학문이 뛰어나고 문장이 아름답다. 권세를 부리고 부귀영화를 누린다해서 결코 선비가 아닙니다. 학문이 순정하고 언행이 진실하며 헌신적으로 노력. 실천궁행하야 훌륭한 업적을 쌓아야 진정한 선비올씨다” - 실천궁행(實踐躬行)이라 하면?“문자 그대로 실제(實際)로 몸소 이행(履行)한다…”(맛보기로 <당곡 정선생 실기> 책 속에 수록된 당곡 글 한편을 소개한다. "태극도 위에 태극의 동그라미가 있고 아래에 음양의 동그라미가 있다. 실제로 도상과 같다면 태극은 스스로 태극이요. 음양은 스스로 음양이어서 각기 하나의 사물이 되는 것 같다. 행여나 사람들이 이와 같이 잘못 알까봐 주자가 해석하길. 태극은 음양을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음양을 대상으로 해서 그 본체가 음양에 섞이지 않음을 가리킨 것이다(하략)" 함양문화원 무슨 일하나http://hamyang.kccf.or.kr - 화제를 바꿔. 함양문화원에서 하는 일은 뭔가요.“지방의 향토문화를 창달하는 게 주 임무입니다.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정리 보존 출간. 또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교육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문화원 회원에 가입하면 문화강좌를 받을 수 있지요?“월요일부터 금요일. 가야금. 민요판소리. 사물놀이. 수채화. 여성합창. 한국무용 강좌가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http://hamyang.kccf.or.kr 참조하시길 바랍니다”이외 함양문화원에서는 어르신 문화프로그램 운영. 청소년 향토문화 교육 및 특강. 향토작가 전시회 개최. 함양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 함양군 건강가정지원센터 운영 등을 한다. - 함양문화원 경우 매년 16세기 함양지역 유현의 학문과 문학 학술회의를 개최합니다. 이는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학술회의인데. 작년 경우 감수재(感樹齋) 박여량 고대 정경운 선생을 조명했죠?“박여량(朴汝樑)은 1554(명종 9)∼1611(광해군 3). 조선 중기의 문신이지요. 함양 출신으로써 평생을 성리학과 <대학>의 무자기(毋自欺)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1613년 이조판서에 추증되었습니다” - 무자기(毋自欺)라면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라는 뜻이죠?“대학에 나오는 말입니다. 誠於中(성어중)이면 形於外(형어외)라. 마음에 성실함이 있으면 그것은 밖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라. 所謂誠其意者(소위성기의자)는 毋自欺也(무자기야). 그 뜻을 성실하게 갖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무자기(毋自欺)는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즉 성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 고대(孤臺) 정경운(鄭慶雲. 1556∼?) 선생은 함양읍 백연리(栢淵里) 돌뿍(席卜)에서 사셨더군요. “주변에 위치한 위천수(渭川水) 뇌계 냇가에 고송반석(古松盤石)으로 경승(景勝)을 이룬 소고대(小孤臺)가 있었으므로 자신의 호를 '고대'라고 했지요. 그는 효성과 우애가 극진하고 학문에 뛰어난 것이 세상에 드러나 행의(行誼)로 동몽교관(童蒙敎官)에 제수되었죠” - 올해는 어떤 인물이?“아직 선정 못했습니다” - 선정되면 꼭 저에게 알려 주십시오. 사전에 그 인물을 깊이 공부한 후 학술회의에 참가해야 회의 참가 즐거움이 배가 안 되겠습니까?“꼭 그렇게 하죠 허허허” - 올해 함양문화원에서 무슨 일을 하나요?“군사(郡史)를 편찬합니다. 군사는 문자 그대로 군의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총설: 연혁. 자연환경. 인문환경. 생물. 역사. 정치행정. 산업경제. 인물. 문화 등을 집대성한 책이죠. 올해 말 발간예정입니다” -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일은.(잠시 멈칫) "의병 문태서 장군 업적을 발굴한 것? 보람찼습니다. 장군은 1880년 문익점 선생의 23세손으로 태어났습니다.1904년부터 금강산에서 무술을 연마하던 중 1905년 11월 일제 침략자들이 을사늑약을 체결하자 면암 최익현 선생을 방문하여 모병기의를 밀의하고 귀향하여 1906년 60여명의 동지들을 모아 창의한 의병장이지요"그는 경남과 전북. 충북. 경북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신출귀몰한 작전을 전개하여 노획한 무기와 사살한 왜군의 수가 수백에 달하여 의병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용감무쌍한 기백은 적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1911년 8월 17일 애석하게도 왜경에 체포되어 진주 대구를 거쳐 서울로 압송 수감되었다가 1913년 2월 4일 34세를 일기로 옥중순국 하였다.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사람이다. - 끝으로 원장님께서 쓴 글 중 함양을 주제로 한. 시 한편을 소개하며 취재를 마칠까 합니다. 기백산은 미륵으로 서 있는데/ 깊은 계곡에 펼쳐진 용추폭포는 전설로 쏟아지네/ 이 비경의 심진동에서/ 한 마리 작은 텃새가 되어/ 하늘로 훨훨 날아오르고 싶지만/ 잔뜩 지푸린 날씨에/ 내리지르는 산바람으로 인해/ 날개 접어 웅크리고 앉아서/ 식어버린 가슴 다시 불을 지펴서/ 청산 벽계수의 청정지역/무릉도원의 절경을 만끽하고/ 산기슭에서 명상을 잠기며/선인처럼 계곡에서 살고 싶구려. 孤岩 시 <심진동에서> 전문.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
Select count(idx) from kb_news_coment where link= and !re_i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