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강덕오 논설위원태음력을 써 왔던 우리는 달에 관련된 명절이 주종을 이루는데 유독 설만은 해와 관련된 명절이다. 설은 원단. 세수. 연수. 연시. 세시. 세초. 연두 이렇게 많은 이름으로 표현되는 것을 보면 중요한 으뜸 명절임에는 틀림이 없나보다. 금년 설은 유난히 빨리 들어 추석 지난지가 얼마되지 않는 것 같은데 없는 집 제사 닥치듯 빨리 닥쳐오는 명절이 달갑지 만은 않을 듯 하다.그도 그럴 것이 작년 핸 해가 어려움이 컸던 한 해 였기 때문이리라. 열흘에 한번 볕꼴보는 지독한 장마 속에 농사가 어려웠고 늦가을 이상기온으로 우리고장 대표 주산품인 곶감농사를 망쳤는데 정부에 지원금 대출이 언 발에 오줌 누는 수준이었으며 그것도 갚아야 할 채무가 아닌가. 또 급격한 소값 하락과 사료값 상승에 한우 사육농가가 겪는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미FTA 체결과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고 생산자.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고 있고 도시는 도시대로 가계대출제한조치와 전세값 상승. 유럽발 불경기 조짐. 각종 물가상승 등 경기체감 온도가 낮아 잔뜩 움츠리고 있는 때에 설맞이가 녹록치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우리 같은 소시민들에게는 차라리 설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지금껏 지내온 설들도 어디 풍족하게만 보냈겠는가. 서로를 돌아보는 인정으로 또 각자의 분수에 맞게 슬기롭게 보내지 않았겠는가. 설을 맞는 주부들에게는 산더미처럼 쌓이는 일거리와 지인들에게 보내야 하는 선물준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듯 싶다. 이럴 땐 우리 남정네들도 눈치껏 무엇을 도울지 찾아야하는 내외 모두 수난의 시기이기도 하다.설 선물도 너무 골똘히 걱정하지 말자. 선물에 주는 이의 착한 마음과 배려가 담겨있으면 그만이지 선물의 크기가 무어 그리 중요한 것이겠는가. 선물하는 마음에 계산이 들어있으면 뇌물이나 부정한 금품이 될 것이고 고마운 마음만 담겨있으면 선물이 아니겠는가.이래저래 걱정 많은 설맞이지만 그래도 설이 있어 좋은 것은 핵가족 시대에 무한경쟁의 들판에 내몰려 옆돌아 볼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서 잠시 쉼표를 찍고 부모형제 고향친구도 만나고 은혜 입었던 어른도 찾아뵙고 이웃도 돌아보며 고향의 옛 정취도 느껴 보면서 지친 심신도 달래고 재충전해서 새해에 이루고자 하는 일을 정하고 각오를 다지는 결심의 설이기 때문이 아닐까. 올해도 귀성예매표가 일찌감치 동이 나는 것을 보면 전설적인 민족 대이동은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 요즈음은 자식들의 귀성하는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역귀성하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는데 노년에 낯선곳에서 설을 새야하는 부모님 마음도 헤아려야 되지 않을까. 왠지 효의식이 줄어드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쉬운감이 든다. 고향 찾는 즐거움에 마음이 들떠 남을 배려하지 않는 도로변 쓰레기 투기. 교통질서 물란 등으로 인한 사고 등 지켜야 할 것. 조심해야 할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설 명절 즐거움은 즐기되 무사무탈한 설을 보내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착한 일을 성경말씀에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였는데 감히 금과옥조(金科玉條)같은 귀한 이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되겠지만 매사에 남에게 알리지 말고 비밀을 유지하라는 말씀은 아닐 터이고 행여 착한 일을 하면서 교만해지거나 선행대상자의 마음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배려와 착한 일을 빙자해서 나쁜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말씀일 터이나 그렇지만 올 설은 오른손. 왼손이 같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두 손을 모았으면 좋겠고 왼 손이 알더래도 이웃을 보살피고 돕는 일 많았으면 좋지 않겠는가. 또 설 명절과 관련해서 업무가 과중하게 늘어나는 모든 종사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수고로움도 잊지 말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고향을 찾는 사람과 맞이하는 사람 모두 새해 아침 햇살처럼 밝고 따뜻한 미소로 서로를 환대하자.명절의 참된 의미는 나만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아니고 모두 함께 즐거움을 나눔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 설은 모두 따뜻하고 행복감 넘치는 설이었으면 좋겠다.임진년 새해 아침 우리 모두 복 많이 받으라고 서로 마음의 세배를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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