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은 시간 ▲ 봉평교회 김지영목사올 한해도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니. 결국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한해 시작하면서 이 많은 날들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까 했는데 어느 덧 또 다시 마지막에 서 있다. 그러나 마지막이라 해도 조금은 못내 아쉽고.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면서도 우리는 실은 그렇게 절박하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또 다시 시간이 내게 주어지고 1월이 다시 반복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나에게 단 한달의 시간만 남아 있는 시한부 인생이라면 하루를 맞이하는 자세는 다를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는 사회주의 서클에 가입한 죄로 체포되어 사형 언도를 받고. 사형집행 직전에 황제의 특사로 감형된 인물이다.그는 사형직전에 자신의 마지막 남은 5분을 옆 사람과 인사하는데 2분. 오늘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데 2분. 그리고 1분을 자연을 둘러보고. 옆사람과 마지막 포옹하는데 썼다고 한다. 그리고 사형직전에 황제의 특사로 총살직전 살아났다. 아마 그는 평생 인생 가운데 이 죽음 직전의 5분을 결코 잊지 못했으리라.이 때만큼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이고. 삶의 껍데기와 알맹이가 무엇인지 분리되는 경험을 심각하게 맛본 때는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 목숨이 붙어있는 5분 동안 그렇게 죽자살자 붙들던 이념과 세상 지식.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물질에 대한 집착은 사라지고. 주어진 인생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용서하고 감사하지 못하고 산 자신의 삶이 뼈아팠을 것이다. 사실 우리의 인생은 마지막을 향해 가는 시한부 인생이다. 다만 그 끝이 언제 올지 알 수 없을 뿐이다. 끝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이 사랑하기를 미루고 더 많이 가지려고 한다. 더 많이 용서하기를 멈추고 더 높아지려고 한다. 오늘도 붉게 물들며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내게 주어진 생명에 감사하기보다는 큰 것을 하나 터트리기 위하여 동분서주한다. 그러다가 또 다시 망년회로 지난 괴로움을 모두 잊어버리자고 마시고. 취하고 한탄하고 한해의 12월을 어수선하게 보낸다. 이제 내게 남은 날은 앞으로 얼마일까! 앞으로 나는 몇 번이나 더 이 아름다운 저녁놀과 고즈넉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 남은 날들은 언젠가 한 해의 끝이 오듯이 마지막 순간이 올 것이고. 그 때는 내가 붙들고 산 것이 껍데기였는지. 꽉찬 알곡이었는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 해의 마지막 남은 날들이라도 더 많이 웃고. 사랑하고. 내 몸에 따뜻한 피가 돌고 있음을 감사하고. 연약한 자들을 돌보는 복된 하루 하루가 되자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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