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덕오 논설위원우리고장 함양은 물레방아골이다. 물레방아가 정말 많았던 곳이고 실학의 태두이신 연암 박지원선생이 실학의 이상을 펼치면서 재직하셨던 고장이며 이 모든 것들을 자랑하기 위해 물레방아축제도 열리고 있으며 함양을 상징하는 대표심볼마크 역시 물레방아다.역사나 물 좋은 환경적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 물레방아골이 맞는데 아쉽게도 진짜 물레방아는 한곳도 없는 무늬만 물레방아골이다. 물론 물레방아가 없어진 배경에는 새로운 동력이 개발되어 다소 효율성이 떨어지는 물레방아가 설 자리를 잃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군내 곳곳에 많은 예산을 들여 눈요기식 물레를 제작해 놓았는데 그 중에는 돌지않고 흉물스럽게 방치된 것도 있고 자연낙차를 이용하지 않아 전기로 물을 퍼 올려 돌리는 예산낭비적인 물레도 있다.물레만 돌리는 물레방아는 전국 어디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물레방아다. 이런 물레방아를 가지고 물레방아골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40여년전에는 각 면마다 물레방앗간이 없는 곳이 없었다. 상림숲만 해도 두 곳에 물레방아가 있었는데 그 중 아래쪽 물레방아는 닥나무를 재료로 한 한지 만드는 곳이기도 했는데 모두 철거해 버리고 그 자리에 운동기구 몇 개를 설치해 놓았다. 그때 있었던 한지공장을 그대로 보존했더라면 민속문화체험관이나 학습장으로 한몫을 단단히 해냈을 것이고 정서적으로도 아름다움을 줄 수 있는 좋은 관광자원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위쪽 방앗간은 도정용이었는데 철거되고 기능이 없는 볼거리로 가짜 물레방앗간을 적지않은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았다. 살아있는 것을 죽여 박제된 시설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런 정책의 시행이 이 고장을 아름답게 살리는 길이었는지 우리 모두가 되짚어 반성해 볼 일이다. 또 연암선생의 물레방아를 앞세워 물레방아골이라고 한다면 연암선생이 추구하셨던 실학의 이용후생(利用厚生)정신에도 현격히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지금은 녹색시대나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자연자원을 활용해야 될 때인 것이다. 효율적인 것만 고집한다면 원자력만큼 효율성이 높은 에너지원은 없을 것이다.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 왜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지 않겠다고 했겠는가. 이 시대는 효율보다 안전과 환경보존에서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을 이용 자연에서 에너지원을 창출해 내는 것이 시대의 방향이라면 우리도 주어진 환경 속에서 에너지원을 찾아내어 최대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지금이라도 아무런 감흥도 줄 수 없고 낭비만 있는 헛 물레를 돌릴 것이 아니라 물레방아 형식으로 미니소수력발전시설을 만든다든지 해서 우리지역에서 소비하는 전력일부만이라도 충당하는 녹색도시로 만들기 위해 수력자원을 활용하는 지혜도 모아야겠고 물레방아로 큰 도정을 하기는 힘들겠지만 우리 고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가공하여 관광지 현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관광지와 연계한 물레방아를 만들어 작지만 일자리도 창출하고 소득과 관광효과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될 것이다. 그러면 진짜 물레방아를 그리워하던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하고 잔잔한 감동도 줄 수 있을 것이므로 우리고장을 아름다운 고장이라고 말하지 않겠는가.또 물레방아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항상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는 일편단심의 덕이 있고 방아의 날개가 순서대로 돌아가는 질서가 있으며 물이 차면 비울 줄 아는 자기절제가 와 최정상에 올라가면 망설임없이 스스로 내려가는 깨끗한 용퇴가 있고 정상에서 고개숙이는 겸손과 제일 아래쪽에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올라가는 끈기와 불굴의 의지가 있으며 쉼없이 돌아가는 근면과 열정이 또한 씻고 또 씻는 청렴함과 힘을 모으는 협동이 있고 그 힘을 남을 위해 이롭게 쓰는 봉사와 헌신이 있는 살아있는 현장교육의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물레가 상징하는 덕목만 실천하여도 이 고장을 아름답게 만들면서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고장은 예부터 물이 좋아 물레방아골이 되었을 것이고 인심 또한 물레방아를 닮아 순후한 고장이 아니었겠는가이미 환경적 요소는 갖추어져 있으므로 우선 각 읍면에 한곳씩 현 시대와 용도에 맞게 물레방아를 복원하여 명실상부한 물레방아골을 만들어 국내 최고의 물레방문화가 꽃피는 고장으로 만들어야겠다. 이런 정책이야말로 우리고장의 참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관광자원이 아니겠는가. 모든 문화관광자원은 제 모습을 갖추었을 때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고 효과 또한 클 것이다.물레방아를 살려보자. 그러면 정신적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우리고장만이 가질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다. 함양산천물레방아도 옛날처럼 일하면서 물을 안고 돌고 싶을 것이다.우리가 이런 물레방아의 염원을 저버린 채 헛도는 문화경제정책을 펴고 있음이 참으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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