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60편밥상에서 만나는 종기의 명약. 우엉 ▲ 우엉양산 통도사의 말사 중에는 석남사라는 여승들의 도량인 사찰이 하나 있다. 언젠가 그곳에서 하루를 묵은 적이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 공양간에서 아주 결이 곱고 생으로 무쳐 신선한 우엉채나물을 만났었다. 간장에 졸여 김밥에 넣어 먹는 우엉을 가장 좋아하던 나에게는 꽤 신선하게 충격이 된 반찬이었기에 그 후로 나는 가끔씩 그 우엉채 나물을 만들어 먹어보고는 하지만 그 날의 그 훌륭한 맛을 흉내내기는 어려웠다.▲ 우엉김밥우엉은 원래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뿌리채소로서 우리는 별로 식탁에 올리지 않았지만 요사이는 건강을 생각하는 시대적인 흐름에 부응하여 자주 나물반찬으로 해먹기 시작했다. 비타민과 단백질. 칼슘. 인 등이 조금 들어있지만 대부분 소화가 잘 되지 않으니 어떻게 생각하면 영양학적으로 과히 좋은 식품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쓸모없어 보이는 섬유소가 인체 내 콜레스테롤의 양을 조절하여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혈당이 식후에 갑자기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므로 당뇨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어 아주 건강한 식품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또한 우엉은 80%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0%에도 많은 양의 식이섬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100g 당 62kcal의 열량을 내므로 비만이 걱정인 사람들이 먹으면 도움이 된다.▲ 우엉잡채우리가 식재료로 보고 있는 우엉을 한의학에서는 우방근(牛蒡根)이라고 부르며 폐와 위를 이롭게 하는 한약재로 보고 있다. 중약대사전'에는 맛이 쓰고 성질이 차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동의보감'에도 우엉 부분이 실려 있는데 뿌리를 중풍. 종기 등에 사용하고 씨앗을 우방자 또는 악실이라고 하여 해독. 이뇨제 등으로 사용한다고 씌어 있다. '본초급유'에서는 술에 담가 복용하면 풍을 제거하고 악성 종기를 치료한다고 하였다.우엉은 보통 조림이나 튀김. 볶음. 무침 등으로 이용하는데 썬 뒤에는 식초에 담갔다가 사용하거나 쌀뜨물에 살짝 데쳐 쓰면 떫은맛을 제거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검게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향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또 우엉은 껍질째 조리를 해야 맛과 영양이 훨씬 좋으므로 가능하면 표면을 가볍게 씻거나 칼등으로 문질러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름에 볶으면 단맛이 그 풍미를 더하며. 특유의 냄새가 나는 육류나 생선과는 그 궁합이 아주 좋으나 함유하고 있는 섬유질이 철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가능하면 철분이 많은 식재료와는 같이 조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엉조림율곡 이이 선생은 어머니 신사임당이 돌아가시자 실의에 빠져 3년 동안 앓아 누워 몸이 무척 쇠약해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우엉의 약효가 무척 뛰어난 것을 알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밥상에 우엉을 두어 건강을 찾았다고 전해진다는 자료가 농촌자원개발연구소에서 내놓은 '농촌 구전 전통지식자원의 조사와 활용'에 있다. 다산 정약용선생은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무를 즐겨먹었다고 하며 저서인 '목민심서'에는 무에 관한 예찬이 기록되어 있다. 뿌리채소가 조상들의 건강을 지켜왔음을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나도 이번 주말에는 아삭하게 씹히는 맛과 향이 훌륭한 우엉을 쇠고기에 돌돌 말아 졸인 우엉쇠고기말이조림을 만들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대접해야겠다. 녹색대학 생명살림학과 고은정 ggum23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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