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복주 논설위원물레방아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바퀴를 돌려 곡식을 찧거나 빻는 기구. 큰 나무 바퀴와 굴대에 공이를 장치하여. 바퀴가 돌 때마다 공이가 오르내리며 곡식을 찧거나 빻는 수대(水 )ㆍ수차(水車). 함양군은 함양을 몇 년 전부터 물레방아골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천령축제도 물레방아축제로 바꾸어 부르고 곳곳에 물레방아를 세우고 물레방아 상징 마스코트를 만들어 세웠다. 함양에서 발간되는 모든 책자나 서류. 간판에 물레방아를 함양의 상징 로그로 사용해 왔다. 이는 연암 박지원 선생이 태수로 부임하면서 함양에서 처음으로 물레방아를 만들어 실생활의 편리에 이용한데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함양을 물레방아골이라고 부르는 이유일 것이다. 연암 박지원은 실학을 발전시킨 주역이다. 물레방아는 농경문화에 실용성을 가져다 준 대표적 실용주의의 발명품이 된다. 함양이 청정골 이미지로 물레방아골을 부각시켜 내세우는 것은 현대에 있어 참으로 잘 된 깨끗한 함양의 이미지 홍보의 성공적 사례다. 그런데 문제는 물레방아가 돌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레방아가 돌지 않는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정작 물레방아골이라고 하는 함양에서는 돌아가는 물레방아를 보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물론 몇 개를 세워 놓기는 했지만 물레방아골이라고 생각이 들만큼 물레방아를 보기 힘들뿐만 아니라. 보아도 그 물레방아가 멈춰 있다. 물레방아를 돌리는 물도 정취도 볼 수 없다. 함양군의 물레방아 숫자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상림 용추 마천에서 하나씩 보았을 뿐 관광객들에게 물레방아를 보았느냐고 물으면 보지 못했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함양의 상징인 상림숲에서 조차 물레방아는 보기 힘들다. 물론 상림 안쪽에 가면 좋은 물레방아가 하나 풍취 있게 돌건만 그곳은 아주 멀리 은폐되어 있어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는다. 좋은 물레방아가 있다는 많은 홍보와 접근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주차장입구에 세워져 있는 마스코트형 물레방아는 물레방아의 품위와 이미지를 떨어뜨린다. 플라스틱과 같은 조형물로 세워진 돌지 않는 물레방아는 물레방아가 아니다. 물론 마스코트로 세운 것이지만 위천수가 콸콸콸 흐르는데 그 물을 이용하여 힘차게 돌아가는 물레방아 원형의 모습을 본다면 사람들은 과연 청정골 함양을 상림숲 입구에서부터 실감하고 감탄할 것이다. 물 많은 마천에서조차 물레방아는 돌지 않고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한다. 그냥 지나가면서 보도록 만들어만 놓았지 주위 환경과 정취에 맞게 멈춰 서서 보고 즐기고 쉬는 쉼터로서의 고려된 입지가 아닌 것 같다. 함양여중 옆에 있던 물레방아가 멈춰 서더니 지금은 아예 없어지고 병곡 원산의 물레방아도 멈춰 서더니 없어졌다. 다 세울 때는 타당성을 가지고 많은 경비가 지출되었을 텐데 없어지고 만다. 함평 나비축제는 성공한 축제로 평가되고 있다. 함평 마을 전체가 나비로 도배하여 놓았다. 산이며 강이며 거리며 집이며 가로등이며 눈이 닿은 곳엔 전부 나비가 날아다닌다. 함평에 한번 가본 사람은 함평 하면 나비다 라고 말하게끔 만들어 놓았다. 영광 법성포하면 굴비 조기다라고 대답하게끔 마을 전체가 꾸며져 있다. 우리 함양도 함양하면 아! 청정 물레방아골 함양! 웰빙의 고장 함양! 하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 고장을 물레방아 마을로 꾸며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도 물레방아 저기에도 물레방아. 물레방아골 물레방아 축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려면 물레방아에 대한 획기적인 검토와 변혁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먼저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청정골 함양의 물레방아 마스터플랜이 요구된다. 입지 선정에서부터 실효성의 문제. 경제성. 주위 환경적 요소들과의 어울림. 쉼터와 공원과 농가와의 연계가 검토되어 계획을 세워 놓고 연차적으로 추진해 나가면 좋겠다. 하나의 물레방아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된 물레방아를 만들어 돌아가는 물레방아가 많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산골에 갔을 때 냇가에 또는 마을 동네 어귀에 전기로 돌아가는 억지의 물레방아가 아니라 물의 수차로 평화롭게 돌아가는 물레방아 마을이나 물레방아 공원을 본다면 얼마나 정겨웁겠는가. 꼭 물레방아 풍경만이 아니라 물레방아에 대한 이미지를 어떻게 부각시켜야 하는가 이다. 예를 든다면 나도향의 소설 물레방아. 영화 물레방아. 노래 물레방아를 이용하여 물레방아의 개념과 향수를 함양에서 조성하고 축제에 끌어들인다. 또 함양쌀을 물레방아골 함양쌀. 물레방아골 용추미. 물레방아골 약초. 물레방아골 양파. 물레방아골 곶감. 이런 식으로 청정 물레방아골 이미지를 전국에 심어 놓아야 할 것이다. 지리산 제일문과 천왕봉을 가지고 있는 함양은 이 물레방아를 어떻게 하든 돌아가는 물레방아로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물레방아골 분수도 콸콸콸 솟아올라야 하고 물레방아골 게르마늄 생수도 만들어 팔아야 한다. 노래가사처럼 함양에서 물레방아 오늘도 돌아가는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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