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복주 시인의 안녕하세요 함양-5안녕하세요 함양.어제 나는 멋진 아가씨를 만나 상림 숲 <하늘바람>에서 맥주 다섯 잔을 마셨습니다. 부럽죠? 아가씨는 뻥이고 고등학교 딸까지 둔 우리 함양문협 회원입니다. “요즘 뭐하시며 사시나? 황후 만나는 것보다 힘드네” “어머머. 뻥도 세셔라. 황후라니 기분은 좋네요. 저요. 요즘 서울로 공부하러 다녀요” “그거 대단한 빅 소식이네. 그런데 무슨 공부?” “전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실버산업학과가 있는 대학원이에요. 앞으로 고령 사회에서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 노인복지가 큰 이슈가 되잖아요. 그래서 이 학과를 나와 나름대로 보람되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학교에 다녀요” “대단하군. 대단해. 역시 보통 여자가 아니야”그녀는 여자이지만 대단히 건강해서 마라톤도 하고 테니스도 한다. 힘도 세고 애교도 만점이라 나의 우상입니다. 나는 늘 비실비실하니까요. 그녀는 나를 만나면 늘 이렇게 말합니다. “문 선생님. 아니 오빠. 아휴. 이게 몸 이예요? 제발 좀 몸 건강하게 잘 먹고 관리 좀 잘 하세요” “허허. 고마워. 그런데 그게 잘 안돼”나는 가수 김창완처럼 김빠진 맥주 대답을 합니다. 그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신이 나서 말합니다. “그런데 오빠. 오늘 나 참 놀라운 일 있다. 요양원 방문 수업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글쎄 어떤 할아버지가 복도에서 나한테 블루스를 같이 추자는 거예요. ‘여보. 오늘 나와 같이 블루스 한번 춰볼까?’ 아! 이러는 거 아녜요! 내가 놀래 가지고 눈을 동그랗게 떴지요. 와! 어제까지도 멀쩡한 사람이었데요. 그런데 오늘 그 할아버지의 치매가 시작된 거래요. 쉘위댄스? 우리 춤 한번 춰 볼까요? 아. 글쎄 젊은 오빠 배용준이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말로만 듣던 치매 정말 무서운 거래요. 하기야 선생님은 글을 쓰니까 치매 걸릴 일은 없겠다” 글쎄 배용준이면 치매 걸려도 괜찮다는 건지 치매를 조심하라는 건지 헷갈리네. 선생님인지 오빠인지 헷갈리는 이 상황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늘 씩씩한 함양 배움도 때가 있다고 하지요.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하듯 노는 것도 때가 있다고 하지요. 아... 몇 년 전부터 머리가 하예지더니 요즘은 아예 희끗희끗하더니 이젠 깜박깜박까지 합니다. 나도 때때로 컴퓨터 커서가 되어갑니다. 나도 치매가 시작된 걸까요? 그녀의 꽃 같은 입을 통해서 실버산업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요. 그래서 어느 날 나는 함양의 노인요양복지는 어떠한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함양이레노인복지센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레는 일곱 날을 말하듯 늘 언제나의 뜻이고 또 기독교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준비하신다”라는 뜻을 갖고 있으니 천사와 같은 보살핌을 뜻하지 않을까요. 주로 거동하지 못하는 시골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방문하여 식사. 목욕. 이발. 청소. 간호 등 많은 일을 노인을 위해 봉사해주고 있었어요. 이선자 부장은 찾아가는 요양봉사의 의미를 이렇게 말합니다.“혜택을 받을 수 있는 등급을 받고 못 받고를 떠나. 돌보는 자식이나 재산이 있고 없고를 떠나 혼자 살 수 밖에 없는 독거노인이 많습니다. 요즘 70. 80세의 노인들이 보통이지요. 이 분들 중에는 거동이 쉽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또 오늘밤 내일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체계적인 보살핌이 중요하다 그 말씀이지요. 그래서 100명이 넘는 요양 보호사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노노회를 운영하지요. 우리 이레복지센타만 해도 1300명이 넘는 노인들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주 5일 100명이 넘는 분들께 식사 또는 반찬을 매일 배달해 드리고 있어요”“노노회라니요?” “나이 많으신 어른들을 그분보다는 조금 더 젊은 어른들이 서로 관계를 갖고 돌보아 주는 거죠. 말동무도 되고 서로의 보살핌과 문안이 큰 위안과 보람이 되는 거지요”“경제적인 부담 없이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인 것 같군요”“함양의 복지 실태는 다른 군에 비해 참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천 군수님 때부터 지금 이철우 군수님까지 복지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계십니다. 또 함양군민들의 관심과 이해가 깊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합니다. 앞으로 함양은 물 좋지요 공기 좋지요 노인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복지가 잘된 장수마을의 모범으로 구축해 나갔으면 좋겠어요”그러고 보면 이철우 군수님 사모님의 보이지 않는 자원봉사 실천 미덕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알려진 것이 그냥 예사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레복지재단은 전국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명성을 얻고 있지요. 마침 이레복지재단의 운영 실태를 견학하기 위해서 전국 각지에서 관계자들이 찾아 왔습니다. 1차 교육을 마치고 외진 마을로 그들은 이동 목욕차와 함께 출동하여 견학하러 갑니다. 겨울동안 온수가 없어 또 거동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목욕을 자주 하지 못한다는 노인들은 이 날 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요양보호사가 없으면 꼼짝하지 못하지요. 말이 목욕이지 생각해 보십시오. 남의 몸을 씻겨 드린다는 것은 거의 종교의식과 같은 거룩한 구도의 길이었습니다. 성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대도시 노인요양전문병원에서 호스피스로 활동하고 있는 내 여동생에게 나의 노후대책에 대해 묻자 난감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니까 오빠. 오빠도 건강하던지 돈을 많이 벌어 가지고 있던지 해야 해. 자식? 믿지 마. 한 3억은 준비해 놓아야 실버타운이나 병원에 2억 보증금으로 넣고 1억은 가지고 월세 내면서 용돈 쓰다가 남기고 가면 되는 거예요. 그게 제일 깨끗해. 의사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헬스장도 있고 노인끼리 놀고 쉬고 이야기하고 그러니까 오빠도 노후를 대비해서 잘 준비해 놓아야 해요. 자식 욕할 필요도 없어요. 병치레에 효자 없어요” 윽. 3억? 3억 있으면 지금 내가 이렇게 살겠냐? 그건 부자들이 천국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복지국가란 나이가 들고 몸이 아프면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걱정 없이 보살핌을 받고 편안히 살 수 있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가를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요람에서 무덤까지’ 걱정 없이 살다 죽을 수 있는 사회복지국가가 빨리 실현되어야 우리 같은 서민이 안심하고 살지 않겠습니까? 안녕하세요 함양함양은 진짜 순수 농촌입니다. 그래서 노인이 많습니다. 4만 명 조금 넘는 함양 인구 중에 28%인 만 명이 60세 이상의 노인이니 1/4이 넘는 전형적인 고령농촌사회인 것입니다. 젊은 세대 층이 부담해야 할 세금이. 또 함양군이 지출해야 할 돈이 어마어마한 거지요. 생산성에 쓸 돈이 없는 거예요. 그렇다고 부모인 노인복지를 안 할 수도 없고... 자식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고 노인들만이 남아 선대의 땅과 집을 지키며 살고 있는 곳. 그래서 이곳의 복지정책은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요즘 정부에서도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도 선택적 복지냐 무조건적 복지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지요. “함양도 복지에 대해서 전문가를 불러 와서 군민 공청회를 열고 함양에 난립되고 있는 개인 요양 시설과 무분별한 요양사 배출. 무조건적인 복지정책에 대해 점검을 해 봐야 합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국가는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행하여 1-3등급 받은 사람은 요양시설을 무료 또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기초생활등급자는 전액 국가지원으로 요양을 받을 수 있고. 그 외는 20%의 자기부담이 있는데 대략 1달 45-50만원(식재료비 포함)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함양에서는 개인이 운영하는 노인요양원이 엄청 생겨났습니다. 물론 좋기는 합니다만 무분별한 난립이 걱정됩니다. 내가 만난 한 운영자는 기존의 요양원을 효과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야 하는데 너도 나도 다 허가 해주어 영세성 요양원이 생겨나고 평준하향화 되어 존폐의 기로에 선 요양원이 생겼다는 것이었습니다. 기관 평가의 합리성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너무 서류적으로 행정적으로 평가가 치우쳐 실질적 운영능력평가가 경시되는 것이 아쉽다고 합니다. 잘하는 데는 더 지원해주고 투철한 복지철학과 사명감을 갖고 운영하는 요양원은 과감한 지원을 하여 제대로 된 요양원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등급 외 판정으로 이곳에 들어와야 할 노인들이 제외되어 들어올 수 없는 딱한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노인돌보미지원사업인 바우처제도가 있지만 아직은 미비해 더 많은 노인복지예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한 두달 전 삼성생명이 회사 광고로 자주 내보내던 TV광고 영상이 의미 있게 떠올랐습니다. 유명 탤런트 김혜수씨. 나문희씨가 나와 웃으면서 우리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지요. 안녕하세요? 안녕해서 안녕하지요. 안녕하세요? 안녕해서 안녕하니까 안녕하지요. 안녕하세요∼”얼마나 의미 있는 삼성생명의 광고 노래입니까? 매일의 일상사에서 아주 쉬운 안부.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연재하고 있는 이 문화칼럼 '안녕하세요 함양'처럼 가볍게 물어보았던 인사에서 만약 안녕하지 못하다면? 그건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되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합니다. 복된 아침인사!나는 오늘도 우리 고장 함양이 안녕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인 노인 어르신들이 안녕한 함양이기를 바랍니다. 함양의 복지정책이 잘 이루어져서 웰빙 장수의 고장 함양이 되기를 바랍니다. 노인이면 와 보고 싶은 고장. 조용히 평안하게 여생을 보내며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행복의 웃음을 짓는 웰빙 장수의 고장 함양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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