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혹한의 강(江)을 건너다 미처 언덕에 이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난 이들이 적지 않아서 종종 문상(問喪) 가서 사연을 들어보면 일부 노환(老患)을 제외하면 예외 없이 암이나 난치병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은 병이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깊어지기 전까지는 몸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거나 혹은 생각한다 하더라도 생명의 원리나 자연법칙에 부합하는 근본적 해결보다는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효과에 매달리거나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그 상황에서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본말전도의 기이한 경향들이 주를 이룬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생명은 존귀한 것이고 특히 ‘제 생명은 하나밖에 없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고 다른 생명은 물론이고 제 생명까지도 지극히 소중하게 다루는 것이 정상일 테지만 그와 정반대로 함부로 다루다가 몸에 그동안 나타나지 않던 이상(異常)징후가 나타나기라도 하면 그때부터는 혼비백산하여 허둥지둥하다가 올바른 섭생(攝生)과 치병(治病)의 도리(道理)에서 점점 벗어나는 우(愚)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하는 일의 특성상 80 넘은 건강한 노인들께 섭생의 지혜를 듣는 기회가 적지 않아서 그 이야기들을 종합해 공통분모를 가려내 보면 예외 없이 긍정적 사고방식과 낙천적 생활방식을 지녔고 어떤 경우에도 무엇이든 순리적으로 처리하고 무리하지 않으며 산해진미를 찾지 않고 거친 음식을 달게 여기며 격렬한 운동보다는 평상시 꾸준하게 몸을 움직여주면서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과 벗하며 사는 ‘순천(順天)의 삶’을 영위한다는 특징들을 보인다. 장수하는 이들은 다 같이 그들 나름의 독특한 섭생의 지혜를 지녔고 단순한 지식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심신(心身)의 건강효과를 누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 명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비명(非命)에 생을 마감하는 이들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자신의 미래 건강을 위한 반면(反面)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 속담에서 언급한 바대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고 나아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라는 이야기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것은 그만큼 필요 이상의 크나큰 대가를 치른다는 이야기지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 할 것이고 만약에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문제는 정말 심각해지는 것이다.함양처럼 산 좋고 물 좋고 자연 환경 좋은 곳에 살면서 자연의 축복을 온전히 향유하지 못한 채 온갖 병고(病苦)로 신음하거나 비명에 생을 마감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이런 불행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도인촌(道人村)’의 ‘도인(道人)’들답게 신역(神域) 한반도 그 중에서도 지리(智異) 덕유(德裕)간 청정지역. 특히 함양지역에 주어진 천혜(天惠)의 자연 조건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여 자신과 가족들의 건강에 십분 활용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할 듯싶다. 지난 2월25일 함양의 죽림리 인산연수원에서 전국 각지의 관심 높은 인사들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된 제209차 건강수련회. 지난 3월11일 동 장소에서 17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개최된 제 210차 건강수련회에서 봄철 쑥뜸에 대해 집중적으로 강연한 이유도 바로 적시(適時)에 우리 몸의 건강문제를 호미로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달 12일부터 15일까지 3박4일간 “김윤세의 심신치유라”는 이름으로 인산연수원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나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민회관에서 약 6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인 ‘인산의학 특별강연회’ 역시 취지는 같은 것이다.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깃든 현명한 섭생법과 자연치유의 위대한 효과에 눈떠서 자신과 가족들의 심신(心身)에 닥칠 가능성이 있는 각종 병마(病魔)와 재난(災難)에 미리 대비하고 저비용 고효율의 순리적(順理的) 의료를 적시에 행하여 자연계로부터 부여받은 천수(天壽)를 건강하게 누리자는 것이 본래의 목적인 것이다. 우리 민족은 아득한 옛적부터 자연법칙에 따른 순리적 삶을 영위해왔고 질병과 재난이 닥치더라도 도리에 부합하는 다양한 자연요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건강을 회복해온 슬기로운 전통을 지니고 있다.그 중 대표적인 것이 쑥뜸이고 그 다음이 침(鍼)이며 부항(附缸) 사혈(瀉血). 따주기. 자연산 초목금수어별을 재료로 한 약재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자연적. 순리적으로 질병을 다스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이 회복되어 체내의 병마를 물리칠 수 있도록 하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히 지혜로운 섭생과 치병의 전례를 남긴 바 있다. 아쉬운 것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무시하거나 폐기함으로써 ‘민족의학의 전멸’을 스스로 초래한 우(愚)를 범했다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함양에서 생의 후반을 마감한 바 있는 인산 김일훈 선생(1909∼1992)에 의해 그중 중요한 것들이 ‘인산(仁山)의학’으로 정립되어 세상에 전해졌다는 사실이다. <본지 발행인.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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