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김 윤세안일한 國防이 국민적 災難 부른다 천안함 폭침에 이어 또다시 발생한 연평도 피폭사건을 보는 대다수 국민들의 우리 군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 못한 것은 단순한 일시적 우려를 넘어 뭔가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가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혈연적으로 남과 북은 단일 민족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앞세워 국가의 운명과 나아가 세계 동서진영의 거대한 이해관계가 집약된 대결의 장이요. 서로 죽이느냐 죽느냐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라는 엄연한 사실을 망각한 ‘군의 안일무사주의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를 금할 길 없다는 얘기다.북한 인민이 한민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우리 국민은 없겠지만 그들의 집단을 이끄는 세력들이 어떤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우든 동족의 턱밑에 총칼을 들이대고 장사포를 비롯한 수많은 포탄을 한국의 심장부인 수도 서울을 겨냥해 장착해 놓은 채 언제든지 불바다를 만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는 마당에 그런 이야기들을 일부 전쟁광들의 객기에 불과하다고 과소평가를 하는 행태는 4백여 년 전의 조선 조정에서 서로 당파 싸움에 몰두하느라 코앞에 닥쳐올 외침에 대비하지 못한. 그래서 수많은 백성들이 왜적들의 무자비한 총칼 아래 무참하게 죽어간 임진왜란(壬辰倭亂) 때와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해진다.위정자들의 말장난과 국방을 책임진 우리 군의 안일무사주의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침략 사건이 터질 때마다 드러나는 대응의 허점들과 적들의 공격을 받고도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군인답지 못한 모습들이 연일 방송화면과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일은 이번으로 종지부를 찍고 제발 국민이 원하는 강한 군대. 믿음직스러운 군대로 거듭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정치권이 오늘 한국사회가 직면한 남북대결의 심각한 상황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예산 배정과 심의라는 칼자루를 휘두르며 계속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게 되면 기강해이(紀綱解弛)는 물론이요. 무력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는 ‘종이호랑이 집단’으로 전락하게 될 것은 자명한 노릇 아닌가?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우리 군의 정신전력을 무력화(無力化)시켜 과거에 비해 비교도 안 될 만큼 좋아진 화력(火力)을 갖고도 정작 유사시에는 상부의 눈치를 살피느라 ‘공격을 받으면 즉각 대응하여 공격한다’는 고금동서(古今東西)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전쟁 수칙마저 외면한 채 그 어떤 적절한 대응도 하지 못하는 한심한 군대로 만든단 말인가. 참으로 통탄스러울 따름이다.평화시 군의 본연의 임무는 방위(防衛)이지만 그 누구로부터라도 일단 공격을 받으면 신속 정확하게 전열을 가다듬어 대응 공격에 나서야 더 이상의 타격과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고 다음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최상의 방책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것임에도 우리 군이 피격 초기 상당 시간동안 수수방관의 자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은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 됐던 간에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하루속히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핵심을 찾아내 제거하지 않을 경우 ‘늑대와 소년’의 이야기처럼 정작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재될 소지가 크다. 개인들 간의 다툼에서도 상대가 일격을 가할 때 가만히 있는 것은 아마도 두 가지 경우에만 가능할 것이다. 맞을 짓을 해서 맞았기 때문에 비록 고통스럽더라도 그 매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경우이거나 또 다른 유형은 비록 맞을 짓을 한 것은 아니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나도 확연해 섣부르게 맞섰다가 더 많은 매를 부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라면 상대의 일격에 재빨리 적절하게 대응 공격을 가해야 내가 덜 맞을 것이고 상대에게 타격을 가해 상대의 연이은 공격에 제동을 거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는가?필자 역시 친하게 지내는 군 장성들이 적지 않아 가끔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어서 들어보면 현실을 제대로 모르면서도 ‘국민의 대표입네’ 으스대며 국방장관이나 합창의장에게 큰 소리를 치면서 질책성 발언을 늘어놓는 정치인들의 등쌀에 군인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푸념들을 종종 듣게 된다. 이러한 인기영합주의 정치인들의 비상식적 행태와 총칼 대치라는 무서운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한 일부 민족주의적 감성의 결합으로 초래했다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는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천하의 어려운 문제들은 반드시 문제를 쉽게 여기는 데서 비롯된다(天下難事 必作於易)’는 노자 도덕경(道德經)의 제 63장의 구절을 상기하면서 남북대치라는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다 같이 중지(衆智)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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