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 Talk 30회구긴 얼굴 피려면 피자말고 구기자 먹자 - 하나   학교 앞에는 버스표를 파는 가게가 하나 있다. 그 가게에는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표를 파시면서 텃밭을 일구고 계신다. 학교에서 농사공부를 하고 있는 은하는 그 할머니를 통해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차표를 파시는 틈틈이 이어가고 있는 할머니의 텃밭농사라 하여 쉽게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 오밀조밀 이것저것 없는 것이 없는 농사이기 때문이다. 조상들의 농사가 그랬던 것처럼 장에 나가지 않아도 내 집에서 지은 농사로 내 집 식구들이 먹고 남으면 이웃과 나눠 먹던 그 방식 그대로의 할머니 농사는 일 년 열두 달 시장에 한 번 나가지 않으셔도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어릴 적 외가에는 배나무. 사과나무. 포도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가 있었고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참외. 수박 농사가 빠지지 않고 해마다 이어졌었다. 그래서 가끔 농산물을 들고 나가 팔아서 사다 먹던 고등어자반 등을 제외하면 먹을거리를 사러 장에 가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자급자족하던 농사의 전형이라 여겨지는데 그런 시절에 조상들이 지혜를 모아 했던 일의 하나가 바로 식구들의 건강을 걱정해 집 주변에 이런저런 약이 되는 나무나 식물들을 가꾸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아프기 전 평소에 건강을 지키고 병이 나면 치료도 할 수 있게 하는 현명한 자연과 상생하는 생활이었던 것이다. 옛 농가의 우물가엔 유난스레 구기자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던 것도 그 좋은 한 예이다. 예로부터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알려진 구기자는 일찍이 진시황제도 늘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날에 대대로 장수하는 집안이 있었는데 그 비결을 알아보니 그 뿌리가 우물 속까지 뻗어 있어 그 물을 항상 마셨기 때문이었다는 전설이 있다. 구기자의 산지로 유명한 청양에는 우물가에 심어진 구기자의 열매가 우물 속으로 떨어져 그 물을 먹은 집안의 사람들이 흰머리가 나지 않고 장수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구기자를 먹고 병을 고치거나 장수한다는 전설은 넘치고도 넘치는데 중국 송나라 때의 이런 이야기도 있다. 도박에 빠져 집안의 전 재산을 탕진하고 아내를 학대하던 한 남자가 있었는데 아내가 병들어 눕자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남자는 아내를 극진히 간호하면서 약을 구하러 산에 가서 돌아다니던 중에 토끼를 만나자 자기 아내에게 잡아 먹이려고 쫓아갔다. 토끼가 동굴로 들어가 버리자 횃불을 들고 그 굴로 들어가니 토끼가 수도 없이 우글거렸다. 깜짝 놀라 밖으로 나와 보니 밖에는 냇물이 흐르고 그 옆에 특이하게 생긴 나무군락이 있었는데 그 나무뿌리에서 나온 성분이 냇물로 흘러 들어가 이를 마신 토끼들이 다산을 하게 된 것을 깨닫고 그 나무를 잘라 집에 가져가 달여 아내에게 먹였다. 또한 자신도 남은 물을 매일 먹었다. 100일이 지나자 아내의 병이 나았고 1000일이 지나자 그는 신선이 되고 그의 아내는 선녀가 되어 구름위로 날아 올라갔다. 그로부터 송나라에는 구기자를 1000일 동안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이야기가 생겼다고 한다. 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 편리함 속에 살지만 나는 갑자기 집에 우물 하나를 파고 싶다. 그리고 우물 주변에 구기자나무를 잔뜩 심어놓고 날마다 기도하고 싶다. ‘나무야 어서 우물 속 깊이 뿌리 내려라. 그리고 어서 열매를 달고 그 열매가 넘쳐나서 우물 속으로 떨어져라.’  - 녹색대학 생명살림학과 고은정 ggum2345@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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