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의 지리산 여행기57편<공연 메모>10월9일 오후 7시 부전계곡 김인식 여사 오두막집 뜨락글쎄 들국화가 어떤 팀입니까? 한때 장안을 흔들어 댄 톱스타 아닌가요? 엄인호? 가수 김현식 <골목길> 작곡가로 이름 높죠생각나세요? 영화 <비오는 날의 수채화> 그 주제가를 부른 이가 권인하랍니다#일엽지추(一葉知秋)라. 나뭇잎 하나가 떨어짐을 보고 가을이 영긂을 안다! 어느 결에 가을이 산정에서 머뭇거림 없이 슬금슬금 내려왔습니다. 가을 햇살이 깨밭의 깨꽃처럼 쏟아져 내리는 아침입니다. 이른 새벽 저는 함양 상림공원 약수터로 가. 찬물을 한 사발 들이켜 마셨습니다. 물 속에 푸르스름한 가을빛이 완연하더군요. 장주지몽(莊周之夢)이라더니. 그 물 속을 한참 들여다보노라니 내 몸이 한줄기 물이 되어 버리고 말더군요.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상림공원 실개천 사이로 흘러 내려가는 한줄기 물입니다. 그냥 그런 물이 아니고요. 15세 소녀의 마음을 가진 물이랍니다. 이른 아침 상림공원을 찾아온 님들을 위해 15세 소녀 목소리로 가을을 테마로 한 시(고은 시인의 시. 최양숙 노래 가을 편지)를 낭독코자 합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단풍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어제 MBC-TV 뉴스데스크를 시청했더니 설악산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더군요. 가을단풍은 20km/day 빠르기로 이어 남하. 10월 10일쯤이면 단풍 특공대가 지리산 쪽으로 침투. 함양 주변을 초토화 [만산홍엽(滿山紅葉)] 시킬 거라고 9시 뉴스는 전합니다. 단풍의 계절이 되면 저는 본의 아니게 함양 길라잡이가 됩니다.서울 부산 사는 친구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전화를 자주 받습니다.“올 가을 함양지리산에 가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면 대나무 사이사이로 햇빛이 부채살처럼 틈입해 들어와 내 이부자리를 그물처럼 덮어버리는 그런 기막힌 곳 하나 소개해 달라”함양 권역엔. 금대암 용추계곡 서암정사 볼거리. 어탕국수 흑돼지 먹을거리도 많지만 이번 가을에는 서상면 부전계곡을 강추(강력추천)할까 합니다. 부전계곡의 오묘한 경치는 나중 자세히 소개하기로 하고요.왜 부전계곡이냐? 폐일언하고 직격탄을 한방 터트리겠습니다. 오는 10월 9일 오후 5시 부전계곡 한 외딴집에서 기막힌 산상 콘서트가 개최됩니다.  함양 곶감 PR하기 위해한 여인이 일으킨 쿠테타!▲ 김인식 여사가 만든 함양곶감.서울 맛 마니아들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 함양군 서상면 옥산리 산 81번지에 김인식 여사가 삽니다. 산 속에서 유유자적 밤에는 <티베트 밀교의 명상법>같은 책 읽고 낮에는 벌꿀 키우고 곶감 손질하는 농사꾼이죠. 며칠 전 저는 김 여사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지내요?10월 9일 토요일 그 날 우리 집에서 가을맞이 산 속 음악회를 하는데 와서 같이 놀아요.아직 초대장이 안 만들어져서 아무한테도 발송은 안 했습니다. 음악회를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영 부담이 되네요. 뭐. 그래도 일단 시작은 되었으니 잘 해봐야겠지요.?출연자들은 신촌블루스. 들국화. 해당화 국악팀. 그날 깜짝출연가수도 오고요.시간은? 개인적으로 초대장 보낸 분들은 오후 5시까지 와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공연만 볼 사람들은 7시부터 공연이니까 시간 맞춰서 오면 될 거예요. 구 기자님은 이메일이 초대장이니 일찍 와서 도와도 주시고 식사도 하시고^^? 경험도 전무한테 초대의 글부터 꽉 막혀버리넹 어휴 츠암나.?할 일은 태산이고 괜한 산속 콘서트 연다고 사고치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조용히 살려고 한단 내 말은 맨날 뻥 같아유. 사실은 뻥이 아니고 무지하게 절실한 일인데 말요"  #가을 단풍 불타는 산 속에서 왕년의 명카수 들국화 신촌블루스가 노래를 한다?어떻습니까? 기막힌 구경거리 아닙니까. 저는 김 여사를 만나 산 속 콘서트 시놉시스를 알아보기 위해 고물 카메라에 취재수첩 들고 서상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김 여사가 사는 부전계곡 초입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은 참으로 묘한 공간이군요.사위는 고요하고 물 밑바닥처럼 적막함이 가득합니다. 그 적막함 속에 이름 모를 야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네요. 김 여사 집 가는 길목에 개미취가 있길래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개미취는 7∼10월 줄기 위쪽에 갈라진 가지마다 산방화서로 머리 모양의 연한 자주색 꽃을 피워 댑니다. 미역취도 보입니다. 미역취 역시 10월 중 개화하는데 노란색을 띄지요.부전계곡은 신령한 봉우리 영취산(靈鷲山·1.076m) 자락에 있습니다.이곳은 오랫동안 산행을 한 사람들도 길 찾기가 어려워 감히 들어서기를 꺼려하는 깊은 계곡이지요. 이 곳은 조선 후기 학자 부계 전병순(1816∼1890)이 은거하고 학문을 가르치던 곳이기도 합니다. 전병순은 평생을 함양에서 지낸 재야학자로서 위정척사(衛正斥邪)와 존화양이(尊華攘夷)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여. 훗날을 도모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고 합니다.이윽고 김 여사 (동화 속의 그림처럼 생긴) 오두막집에 도착했습니다. 주인장과 수인사를 나눈 후 저는 오두막집 주변을 훔쳐보았습니다. 오두막집 지척에 계곡물이 흐릅니다. 물빛이 너무나 맑고 찬연합니다. 김 여사와 저는 계곡으로 내려가 오랫동안 물빛을 구경했습니다.  “물소리가 아주 좋지요? 어떤 이가 말하길 세상 번뇌를 없애는 데는 계곡 물소리가 특효약이라더군요. 불교경전 <능엄경(楞嚴經)>에 득도하려면 깊은 산 속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명상하라고 했지요”  능엄경이란? 원래 이름은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인데. 줄여서 <대불정수능엄경> 또는 <대불정경>이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각경> <금강경> <대승기신론>과 함께 4교과라 하여 스님들의 수련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배우는 경전입니다. <능엄경>은 특히 수행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어 선가에서 중시하고 있습니다.  -10월9일 산 속 음악회와 관련. 몇 가지 물어 볼께요. 축제를 열게 된 까닭은?“무슨 까닭이 있겠어요. 저는 20대 때 고향 함양을 떠나 50대 초반까지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 50대 중반 고향이 그리워 서울 생활 정리하고 훌쩍 고향 땅으로 내려와 보시다시피 여기서 벌 키우고 곶감 효소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디 농사를 지어 봤습니까. 고향의 많은 분들이 일자무식 농사꾼 저에게 벌통 만드는 법 곶감 제대로 다듬는 법 등을 가르쳐 줘 이럭저럭 (웃음) 밥 먹고삽니다. 5여년 이곳에서 정말 정성껏 꿀 치고 곶감 만들어…서울 등지 제 벗들에게 판매를 했더랬어요. 그들에게 어떤 보답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뭘로 고마움을 표시할까 궁리하다 이번 참에 사고(?)를 한번 쳐본 겁니다. 아울러 저에게 친환경농법을 가르쳐 주신 고향 이웃님들에게 보답하고자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막걸리에 취해…가을 정취 느껴보세안주는 지리산 흑돼지 수육-출연 가수 리스트를 보니 만만찮습니다. 글쎄 들국화가 어떤 팀입니까? 한때 장안을 흔들어 댄 톱스타 아닌가요? (들국화는 Lead Vocal/Acoustic Guitar 전인권. base 최성원. Guitar 조덕환. Piano/Synthesizers 허성욱 4 인조로 시작되었다. 그후 2집을 작업하면서 Guitar 조덕환이 빠지고 Guitar 손진태와 최구희. 그리고 1집에서도 제작에 참여했던 Drum 주찬권이 정식 Member로 완벽한 들국화의 형태를 만들게 되었다. 들국화의 핵심은 전인권 최성원이라 할 수 있으나. 나머지 Member들도 만만치 않은 실력들을 가지고 있는 당대 최고 Sessionman들이라 할 수 있다) 들국화 그룹과 어떤 인연이 있길래 이들이 함양에 옵니까?“저는 서울서 오랜간 천주교회 모임에 간여했습니다. 들국화 멤버들은 이 모임을 통해 알게된 벗들인데 이번. 가난뱅이 시골촌부를 위해 기꺼이 무료로 공연에 참가합니다”  -신촌 블루스 엄인호씨도 대단했죠?“가수 김현식씨가 불렀던 불멸의 노래 <골목길> 작곡가로 이름 높죠. 이 분은 70년대 말 이정선 이광조 등과 함께 트리오 풍선을 결성. 우리나라에 포크음악의 진수를 선보인 분입니다”  (엄인호는 그룹 신촌블루스의 좌장이었다. 신촌블루스란 무엇인가? 80년대 초반 우리 대중음악계는 '들국화'와 '신촌블루스'가 양분해 장악했다. 신촌블루스는 이정선. 김현식. 한영애. 정경화. 이은미 등을 배출했다. 신촌블루스는 창조적 음악인의 산실임과 동시에 '아쉬움'. '골목길'. '한밤중에' 등 히트곡 탄생의 본산지이기도 하다. 신촌블루스는 잘 알려진 대로 미국 흑인노예들의 영가에서 유래한 블루스를 우리 정서에 맞게 토착화하고 완성한 밴드였다. 신촌블루스가 1988년 기념비적 데뷔음반을 낼 때까지 한국에서 블루스는 다만 ‘음침한 카바레 춤곡’ 정도로 인식돼왔으나 이 밴드에 이르러서 주류 음악장르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고독과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나면서도 정감있는 선율로 지금까지 수많은 팬들에게 젊은 날의 자양분을 제공했고 후배 음악인들의 사표로서 모자람이 없는 역할을 해왔다)   -김 여사가 저한테 보낸 이메일에 깜짝 놀랄 가수도 온다고 했는데 누군가요?“권인하씨!”(권인하는 1984년 '사랑을 잃어버린 나'라는 곡으로 데뷔하였다. 2000년 수요 예술 무대. 콘서트 초대. 가요 빅뱅. 사랑의 리퀘스트. 성인가요 베스트 30. 2001년 열린음악회. 러브레터 2001년. 가을에 만난남자. 김도향의 굿나잇 쇼에 출연하여 자신의 음악성을 TV를 통해 알렸다)-권인하하면 <비오는 날의 수채화> 아닙니까? 노랫말은 이렇죠?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초콜렛 색?”. 아 그 톱스타를 함양 서상 산속에서 만날 수 있다니? 기대가 큽니다 하하하. (이외 퓨전국악팀 해당화의 힘 있는 경쾌함은 흥을 돋운다)-그날 잔치날에 먹을거리도 풍부하겠네요?“제 오두막집 주변에서 자란 호박으로 전을 만들고 지리산 흑돼지 수육. 겉절이 김치 아주 소박한 음식을 준비했습니다”-손수 만든 겁니까?그럼요. 부전계곡 맑은 물로…손수”-개인적인 생각인데 이 산 속 콘서트. 잘 운용하면 함양 레저의 상징적 축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이은미. 이광조. 이정선. 한영애 등이 출연하길 학수고대하는 바입니다. “우야꼬! 저는 그럴 힘이 없는데?”“웬걸로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시골 촌부가 가을을 맞이해 시골 농산물 사준 이에게 감사표시도 하고 한편으로 함양 곶감 PR도 하고…그런 취지로 산속에서 콘서트 개최. 남의 힘 하나 안 빌리고! 이것은 가히 농사짓는 한 여인이 일으킨 쿠테타입니다. 아무쪼록 잘 되길 희망합니다.10월9일 오후 5시 걸기대(乞期待)하십시오. 서상면 옥산리 부전계곡 속 김인식 여사네 집 뜨락에서 경천동지 산속 콘서트가 개최됩니다. 아무나 와도 좋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 이 산속 음악회를 통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보시길! 행사장 문의 010-380-1575 www.sangoll.net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    <사진>       시골 촌부 김 여사가 부전계곡에서 소요유를 즐긴다.        10월9일 서상면 옥산리 한 가옥 뜨락에서 이런 환상적인 뮤지션이 펼쳐진다.     
Select count(idx) from kb_news_coment where link= and !re_i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