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순 논설위원노래방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한 두 곡 정도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다. 꼭 부르진 않아도 마음에 담아 둔 노래도 있을 것이다. 4년의 마무리 졸업여행을 떠날 시 친구가 불러 준 ‘삼포로 가는 길’ 은 아직도 내 맘에 남아 있다. 가사가 정겹고 애잔한 선율이 오래도록 남아 오래 전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노래가사에 나오는 삼포가 어딜까? 궁금해하며 찾아보니 진해시 웅천동(명동) 삼포마을이란 걸 알았다. 바닷가 작은 마을엔 노래비가 제작되어 버튼만 누르면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추억여행을 하는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닿고 있는 걸 알 수 있다.내 고장 대중가요를 띄우자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홍보용 노래 알리기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인근 지역 하동에서는 하동진 왕소연 두 명의 지역출신 트로트 가수를 내세워 고향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북 군위군에서도 노래반주기 회사인 금영. 태진. 엘프 등과 협의를 거쳐 군위군의 정겨운 정취와 인심을 담은 노래 6곡을 반주기에 삽입했다. 군 출신 가수 이자연과 윤사월씨가 직접 부른 ‘내사랑 군위’ ‘고향연가’ 등이 있는데 군에서는 두 가수의 음반을 CD로 제작해 지역주민과 향우회. 전국 자치단체와 유관기관에 배포를 했다고 한다.안동. 구미. 거제. 완주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지자체에서는 지역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쉬운 방법으로 대중가수를 홍보대사로 내세우고 있다. 그들이 가진 대중성과 친근하고 쉬운 노래가사로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살릴 수 있고 고유명사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부산하면 많은 사람들이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을 떠올리듯 오륙도는 가보진 않아도 노래가사 그대로 머리 속 기억장치로 남아 있다.부산 갈매기. 삼천포 아가씨. 칠갑산. 대전블루스. 이별의 인천항. 서울 서울 서울. 등 지역성을 알린 대중가요는 많이 있지만 남녀노소가 함께 부르는 가요는 흔치가 않다. 그나마 열거한 노래제목들은 꽤나 성공을 거둔 가요로 지역에 공헌한 바 크다고 할 수가 있다.이제껏 지역홍보가요는 ‘그 노래가 그 노래다’ 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작품수준을 떠나 급히 만들어 얼마동안의 파급을 하고 ‘우리도 했다’ 는 식의 홍보로만 끝나기에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몇 년 전에 거제시가 전혀 다른 지역가요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I LOVE GEOJE’ 란 제목의 CD에 수록된 ‘천국의 계단’ ‘열애중’ ‘항구의 연인’ 3곡이 유명작사가와 작곡가의 손을 거치고 인기가수 조항조 한혜진 김용임이 불렀는데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폭 넒은 계층의 시민들이 쉽고 흥겹게 부를 수 있는 밝고 경쾌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제작한 홍보가요로는 수준이 너무 뛰어나다는 게 음반계의 평가였다.음악성이 떨어지는 지역가요들이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현실에서 거제시의 홍보가요가 수준이나 내용이 다른 홍보가요라 집중을 받는 건 작사 작곡은 물론 유명가수를 참여시켜 완성도를 높인 결과였다. 노랫말에 지역 고유명사가 많이 들어가면 타지역 사람들은 친숙하지 않아 ‘너의 교가를 왜 우리가 부르냐’ 는 가벼운 저항을 받았던 지역홍보가요들이 이제 새로운 변모를 꽤하고 있다. 고급화로 나아가 일반대중에게 파고들겠다는 과감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함양군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신토불이’의 가수 배일호씨는 작년 산상음악회에서 함양군민들을 위한 아낌없는 노래를 선사하기도 했다. 함양출신 가수가 부르는 ‘멋진 인생’은 알려져 있지만 가수 박정식을 모르는 사람은 많다. 가요무대에 가끔씩 출연하는 원로급 가수 이치랑씨도 함양출신 가수이다. ‘함양 아리랑’을 부른 함양 출신 여자가수가 있었다. 우리들 기억 속에서 잊혀진 이유가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라고만 얘기하기엔. 우리의 관심과 애정이 부끄러워진다. ‘함양 양잠가’ 는 우리 고장 민요로 전국에 알려져 있지만 쉽게 부르기가 어렵다. 대중성을 가미한 지역홍보가요 한 곡이 문화재 수 십 점과 맞먹을 수도 있다.지역을 알리는 노래 한 곡이 탄생하기까지는 우연성이 가미되기도 하지만 지자체마다 컬러링까지 지역소개로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을 볼 때 확실한 전문가의 손길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목포의 눈물’ ‘흑산도 아가씨’를 노래방에서 찾아 부르듯이 함양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가 노래방에서 눌러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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