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쓰레기답게 버리자  문복주(논설위원)  말복이 지나고 입추가 지나고 처서가 다가오는 이때 요즘 우리나라의 더위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기상청에서는 섭씨 33°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폭염주의보를. 섭씨 35°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폭염경보를 내린다. 그런데 요즘 기상청은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를 연일 예보하고 있다. 33°를 넘는 지역이 100여 곳이 넘는다니 천년 역사상 최악의 폭염을 맞는 러시아는 물론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폭염 열대지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지난 8일 해운대. 광안리. 송도. 송정 해수욕장에만 200만 명이 넘는 피서인파가 몰려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니 올 여름의 폭염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경남 내륙인 합천. 거창. 함양의 폭염 역시 수위를 달리고 있다. 거리는 그야말로 찜통더위고 아파트도 열기에 달아올라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 열대야에 주민들은 잠을 설치고 열병의 고통을 감내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함양 근교 시원한 산과 계곡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상림. 용추계곡. 병곡 대봉산 계곡. 농월정. 지리산 백무동은 피서인파로 가득하다. 그런데 더위도 더위겠지만 문제는 머물다 간 자리다. 공중 화장실 벽면엔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표어를 곧 잘 볼 수 있다. 사실 산과 계곡에 가보면 왠만한 자리를 찾아 앉아 쉬려고 보면 놀던 자리에 그대로 버리고 간 음식 쓰레기의 심한 악취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파리떼. 비닐봉지. 맥주 캔. 깨진 소주병 등 그야말로 구토가 나와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버려진 쓰레기 양은 매일 30톤이 넘고 여름에 4억 원의 수거 경비가 들어간다고 한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매일 10톤의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140명의 인부가 투입된다고 한다. 함양만 하더라도 함양 관내 일일 쓰레기 양은 26톤이다. 그런데 여름 휴가철엔 88톤이 넘는 양을 수거한다 하니 가히 놀랄 만하다. 산과 계곡에 마구 버려진 양심을 치우기 위해서는 또 얼마의 경비와 인력이 들어가야 할 지 모르겠다. 여름철 함양 읍내를 거닐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하수 냄새와 곳곳에 버려져 있는 생활쓰레기 악취로 재빨리 걸어 그 곳을 벗어나야 한다. 살기 좋은 아름다운 함양을 지향하는 우리 군의 면모로서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사각지대일 수밖에 없다. 생활하수 정책은 앞으로 거국적 차원에서 적극 검토해야 할 문제이고. 쓰레기 정책은 조금의 노력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에 다시 한번 진지하게 점검해봐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규격 봉투가 있어 판매되고 올바른 쓰레기 버리기에 군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수고하고 있는 것은 안다. 하지만 주민의 의식이 다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탈 것과 안탈 것. 재활용품과 폐품 등 분리수거의 안내도 아직 불충분 할 뿐더러 분리 수거통도 거의 구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주민의식의 전환을 위한 계도가 중요하다. 또한 도시지역의 철저한 쓰레기 수집함과 관리체제를 잘 살펴보고 편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많은 수집장비 설치와 효율적 관리. 철저한 자율감시 등 쓰레기문화의 작은 혁명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지난 5일 군에서 환경미화원 채용시험이 치루어졌다는 보도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2명의 선발에 33명이 응시해서 1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실기시험에서 40kg를 들고 오래 견디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등의 시험을 보았다니 기발 나고 재미있는 시험인 것 같다. 삶의 현장은 이처럼 치열하기도 하다. 이런 수고를 마다 않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지구의 기상이변과 재해가 횡행하는 이 시대에. 전래 없는 살인적 폭염 속에서 궂은 일을 마다 않고 땀 흘리는 함양군 환경미화원들의 수고에 고마운 박수갈채를 보낸다. 우리 주민들에게는. 산수를 찾는 피서객들에게는 제발 쓰레기를 쓰레기답게 버리기를 갈망한다. 쓰레기도 쓰레기답기를 원한다.    
Select count(idx) from kb_news_coment where link= and !re_i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