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향우를 찾아서  헌옷으로 세계정복!함양이 낳은 여자 징기스칸  구성자 사장은 함양읍내 연밭머리에서 태어났다. 농삿일을 하던 부 구정우. 모 강종엽 사이에서. 현재 국내 재활용업체 최고 큰손. 연매출 120억원. 그녀가 재활용업계에 뛰어든 사연 그리고 경영철학을 알아본다. 구 사장은 함양여중 후배에게 남몰래 장학금을 주는 등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최고급 오리지널 폴로 모자(5만원).여기선 단돈 1천원! # 며칠전. 김연은 객원기자(주간함양)가 뜬금없이 “구 선생님(필자) 일산에 식사동이라는 데가 있나요?” 여기서 말하는 일산은 경기 고양시 일산구. 식사동. 식사동이라 처음 듣는 지명인데. “(일산땅) 화정. 정발산. 마두는 알겠는데 식사는 잘 모르겠네요"모르는 게 있으면 반드시 알아내야 직성 풀리는 체질이라 슬그머니 인터넷 검색창에 일산 구 식사동를 쳤다. 인터넷에 이런 글이 올려져 있다.   <고양시 일산구 식사동. 이곳은 국내 최대 구제품 상가이다. 이곳에 고양가구공단이 있다>  나는 김연은 객원기자에게 “아하 일산에 식사동이 있네요. 지하철 3호선 타고 원당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면 그곳에 갈 수 있다는군요. 그런데 김 기자님 왜 식사동을?”“예. 그곳에 함양여중 동문이 계십니다. 아주 아름다운 분이시죠. 그이는 식사동에서 구제의류를 판매하는데요. 남 모르게 고향 함양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예컨대 함양여중 동창회 발전기금을. 또 함양여중 후배 여러 명을 선정. 다달이 장학금을 주고 계십니다. 이름은 구성자. 저하곤 함양여중 19회 동기입니다만 나이는 저보다 세 살 많습니다. 가정사정이 있어 중학교를 늦게 입학한 거죠. 다음 주. 서울서 공부하는 제 아이(딸=동국대 국악과 아들=국민대 건설시스템학과) 반찬 전해주기 위해 서울 가는데. 그 길에 구성자 동문 한번 찾아 가볼까 해요. 구 선생님 혹시 그때 서울 계시면 주간함양 취재도할 겸 저와 함께 식사동 안 가실래요?”▲김연은 주간함양 객원기자와 회포를 나누고 있는 구성자 기석무역 대표.# 7월24일 토요일 오후3시. 필자는 식사동에서 김연은 객원기자와 조우했다. 식사동 구제품 거리. 이곳은 국내 최고 땡처리 센터로 이름 높다. 식사동 내. 대형 의류 할인코너 킴즈무역 매장. 호객행위가 한창이다.“자. 지금부터 봉지세일 합니다. 무조건 한 보따리 9천9백원! 자자. 오세요. 날이면 날마다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딱 30분간 번개 세일. 세계명품 버버리코트. 폴로 재킷. K2 등산복 할 것 없이 무조건 한 보따리! 9천9백원. 지금 킴즈무역에서는 환상의 버라이어티 쇼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봉지에 마구마구 집어넣으세요. 주는 대도 못 먹으면 쪼다바보! 자자. 보석 집어 가세요 딱 30분 번개세일!”봉지세일 그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VJ 특공대 방송팀이 카메라를 비쳐대기 시작한다.필자는 봉지세일의 위대함을 익히 알고 있는 바. 봉지세일 중인 킴즈무역 매장 속으로 공중부양 하듯 뛰어 들어가. 최고급 오리지널 폴로 모자(남대문시장에서 5만원). 이테리제 등산화(동대문시장에서 13만원) 등을 낚아채 봉지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딱 9천9백원 지불하고 유유히 그 점포를 빠져 나왔다. 심봤다. 노다지 캐내 쾌재! 휘파람 불며 김연은 객원기자에게 다가가자 김 기자 “오데 갔다 옵니꺼? 한참 찾았어예? 그 봉지 속에 있는 물건은 어디서 난 겁니꺼?”  # 김연은 객원기자와 함께 식사동 번화가에 위치해 있는 구제품전문업체 기석무역으로 들어갔다. “바로 이 곳에서 제 중학교 동기(취재원)를 만나기로 했슴니더”실평수 3백평 정도 되는 매장. 그 매장 안에 버버리 구찌 인디언 폴로 에레나 수영복 등 수십만점의 의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콩고 가나에서 왔다는 무역상들이 헌옷들을 쇼핑백에 마구 집어넣고 있다. 잠시 후. 구성자 취재원이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동기생 김연은 객원기자와 뜨겁게 포옹한다. 구성자 취재원이 필자에게 명함을 건넨다. 기석무역(Kisuk Trading co) 대표 구성자. 아파트 재활용 수거전문. 중고의류 수출업체. (사) 한국자원재활용기술연합. E-mail: kisukco@yahoo.co.kr필자도 그녀에게 주간함양 명함을 줬다. “제가 무슨 취재 대상? (손사래를 하며) 아뇨 아뇨. 그냥 열심히 살아가는 아낙일 뿐입니다. 나 취재같은 것 안 할래요”창호지처럼 섬약한 음색. 수줍어하는 모습이 꼭 탤런트 김혜자 같다. 이때 필자가 교통정리를 했다.“취재라기 보다는 그냥 환담이나 나누고 싶어 왔습니다. 식사동 오늘 처음 왔는데 정말 대단하군요. 제가 머스마(남자) 답지 않게 구제품 마니아입니다. 좀 전. 저쪽 구제품마켓에서 의류와 신발 몇점 구입했는데 정말 저렴하군요. 서울 벼룩시장 동묘에서 1만5천원 주고 산 폴로 티셔츠. 이곳에선 1천원이군요?”“동묘 벼룩시장. 동대문 시장 물건 죄다 이곳에서 빠져나갑니다”  - 조금전 이곳 사람들에게 구성자 사장 프로필(노하우)을 물어 봤는데 식사동 재활용업체 최고 큰손이라더군요”“별 말씀을…당치도 않습니다”“매장이 대단히 큽니다? 연매출은 얼마나?”“약 120억 정도됩니다. 저는 구제품을 대부분 수출합니다. 캄보디아. 가나. 나이지리아 등지에 말입니다.(구 사장은 이곳 매장 외에 식사동에 수천평짜리 의류보관창고 3개를 보유하고 있다)헌 옷 수출해 120억이라? 이 정도 매출액이면 국내 재활용업계에서 최상위에 속한다. 구 사장이 하고 있는 재활용업. 알고 보면 고물상업과 다를 바 없다. 고물상업은 일종의 넝마 인생살이. 그래서 남자도 이 일에 뛰어들기 꺼려한다. 그런데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재활용업계에 뛰어들어 이 세계를 와호장룡처럼 평정했다? 대단하다. 구 사장은 어떤 계기로 재활용업계에 뛰어들었을까? 경영철학이랄까 매출 증대 노하우는 어떤 것일까? 고향 함양여중에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았다는데. 그 까닭은 무엇일까? 여걸 구성자 대표의 A에서 Z를 알아보았다.   ▲ “저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인생을 살았습니다. 앞으로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성실한 후배들을 스카웃. 그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네요”# 구성자 사장은 함양읍내 연밭머리에서 태어났다. 농삿일을 하던 부 구정우. 모 강종엽 사이에서. 구 사장은 앞서 밝혔듯이 함양여중 19회. 동기생보다 나이가 세 살 많다.“집안이 워낙 가난해. 오빠들 중고 졸업할 때까지 중학교를 못 간거죠. 그 당시 우리네 살림살이들이 다 안 그랬습니까. 지금 함양군청 분들. 구제붕이라는 사람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제 오빠입니다. 옛 함양종고를 나왔지요. 오빠는 함양군청 재직 중 과로로 젊은 나이에 타계했습니다. (저는) 학교 마치고 지방 중소기업 사원으로 근무하다가 마음씨 좋은 낭군을 만나 1987년 11월 15일 결혼했습니다. 남편(황해도가 고향인 송영범)은 건설현장에서 중장비를 모는 사람이었습니다. 결혼 후 우리 부부는 서울시 양천구 신정5동 928-20호에 살았는데요. 보자보자. 그러니까 그때가 IMF가 터졌을 때인가 봅니다. 은행이자는 치솟고 사회는 그야말로 불안하기 짝이 없었을 때였죠. 집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 없나 찾다찾다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헌옷을 수거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친구가 제 친 여동생(명자)입니다. 여동생과 함께 봉고를 타고 하루종일 이 아파트 저 아파트 돌아다니며 헌옷 헌가구 가전제품 등을 주워 고물상에 가져가니 어이쿠 하루에 10만원(당시 시세)을 주는 거예요. 저는 여동생과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야! 이것 돈 되는구나? 열심히 일하면 큰돈 벌 수 있는 직업이 바로 이것이로구나. 이 일에 재미를 붙여 불철주야 동생과 재활용품을 수거하기 시작한 겁니다”   캄보디아에 1호점을 냈습니다. 계속해서 해외지점망 설치 예정회고컨대 IMF 당시 도하 언론들은. 국민들에게 연일 <아껴쓰고 나눠쓰고 뭐 어쩌구> 하면서 재활용품 애용을 보도해댔다. 이런 언론 보도 덕분일까? 구 사장은 신바람 나게 재활용품을 수거. 꽤 많은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 “사람들은 무슨 여자가 채신머리없이 고물장수를 하는가? 하며 손가락질을 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재활용업체는요. 물자절약은 물론 지구환경과 우리 사회의 선순환을 위해 최일선에서 활약하는 환경기업이자 사회적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박원순 변호사도 알고 보면 저와 같은 고물장수 아닌가요”그렇다. 박원순 변호사는 재활용품 전문판매업소 아름다운 가게를 조직. 국민들에게 재활용품 애용만이 애국이라고 설파하고 있다.-처음에는 여동생과 헌옷을 수거. 고물상에 가져가 몇푼 돈을 벌다가. 재활용 수거 노하우를 터득. 마침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을 하게 됐네요? “그렇습니다. 전국 재활용품 수집상들이 물건을 우리 기석무역으로 가져옵니다. 우리는 그 물건을 외국 바이어를 통해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지요. 물건이 없어서 못 팝니다. 자화자찬이지만 저희 기석무역 사훈은 정직 신용입니다. 그래서 바이어들. 기석무역하면 무조건 신뢰한답니다”- 화제를 바꿔 고향 함양을 이야기해 봅시다. 가끔 고향에 가나요?“부모님 살아 계실 땐 명절마다 찾았지만 세상 버리신 후 자주 못 가네요. 오늘날 저를 만들어준 고향. 그립군요. 어릴 때 추억? 상림 숲에 가서 도토리 주어 시장에 가 팔던 생각이 납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우리 형제들. 공부는 하지 않고 (호호호) 만날 돈벌이에 나섰습니다. 읍내 뼈대여행 앞 운림정인가 하는 정자 있죠. 그 아래 천에 가 다슬기 고둥 잡던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옛이야기하려니 참. 별스럽다. 공동묘지 가 잔디씨 뽑아 팔기도 했습니다. 비록 가난했던 유년시절이지만 그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참 마음이 아득해 집니다. 지금 상림엔 연꽃이 화려하게 피었겠군요? 그리운 고향. 오늘 고향 이야기를 하노라니 눈시울이…”  - 함양여중 후배에게 장학금을 준다면서요.“그 부분은 적지 마십시오. 작은 정성일 뿐입니다. 저 자신이 워낙 가난하게 자라…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에게 용기를 준다는 의미에서 미성을 전할 뿐 생색 낼 이유 하나도 없습니다”- 함양여중 동창회에도 거금을 전했다는데?“…왜 자꾸 그런 질문을 하나요. 쑥스럽게?” - 집무실에 성경이 놓여 있는 걸 보니 독실한 크리스찬이군요.“일산 거룩한 빛 광성교회에 출석합니다. 매사에 하나님 말씀에 입각해 살고자 노력합니다” - 슬하 자녀는.“3남매를 뒀습니다. 연희. 연지. 연섭. 미국과 싱가폴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복하군요. 끝으로 고향 함양여중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신문을 보니 우리 함양여중 32회 고은아. 이미숙 후배가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군요. 대견합니다. 그러나 후배들아. 인생은 비범한 것보다 평범한 것이 더 좋을 수가 있단다. 그리고 주어진 환경이 어렵더라도 꿋꿋하게 헤쳐 나가면 멋진 신세계가 펼쳐 질 수 있단다. 결코 좌절하지 말고 늘 맑은 마음으로 인생을 개척하기 바란다. (웃으며) 글쎄. 주제 넘치는 말. 하고 보니 부끄럽네요”  #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일산 백마역 해오름이라는 밥집. 필자는 구 성자 사장에게 “기석무역도 롯데리아처럼 전 세계에 매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예. 지금 캄보디아에 1호점을 냈습니다. 계속해서 해외에 지점망을 설치할 생각입니다”“성실근면한 함양 후배들 스카웃. 그곳(외국지점망)에 근무시키면 좋을 듯 싶습니다”구 사장은 “그렇게 하기 위해선 (제가) 열심히 해야죠. 만일 일손이 필요하면 성실한 고향후배를 불러들이겠습니다”가진 것 하나 없이 맨 몸으로 시작. 오직 근검과 성실로 오늘날 대기업을 일궈낸 구성자 사장. 그의 이름 석자 앞에 이런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다. 여자 함양 징기스칸!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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