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 Talk 16회 연(蓮). 그 황홀함에 놀라다 - 셋   요즘 학교는 평소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외부인들이 학교로 들어와 캠프를 진행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직접 계획하여 진행하는 인기 TV프로 1박2일 같은 야생의 들살이 캠프도 있고. 아토피 탈출을 꿈꾸는 자연치유 캠프도 있고...... 그래서 나는 캠프 기간 중에 참여자들이 먹을 끼니와 간식 때문에 많이 바쁘다. 빵도 만들고. 떡도 준비하고. 마련해 놓은 발효음료도 거른다. 그러던 중 작년 8월에 항아리에 설탕과 함께 넣어둔 연근도 꺼내 걸렀다. 유리컵에 넣고 찬물과 얼음을 몇 알 띄우니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특이하고 맛난 음료가 된다. 맑고 깨끗한 기운이 몸 안에 통째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남은 연근의 처리가 문제다. 오미자처럼 술을 붇자니 내키지 않아 간장을 넣고 졸이니 염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여름철 밑반찬으로 그만이다. 우리가 흔히 조림을 해먹는 연근은 생으로 먹을 때와 익혀서 먹을 때의 생리효능이 조금 다르다. 익혀서 먹으면 소화기를 튼튼히 해주고 오장을 보호해주며 오래 계속해 먹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져 화를 내지 않게 된다고 한다. 연근을 생으로 먹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주며 몸의 어혈을 풀어주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갈증이 나는 증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코피를 멎게 하고 토혈을 멈추게 하며 술독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특히 연근의 마디부분은 따로 우절(藕節)이라고 부르는데 생으로 먹으면 지혈효과가 뛰어나 코피와 각혈. 토혈. 변혈. 혈붕. 血痢 등 각종 출혈증이 있을 때에 쓰면 매우 좋다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 살던 강원도에서는 연을 쉽게 볼 수 없었다. 연근 조림을 처음 대했을 때 받은 낯설기만 하던 느낌 밑바닥에는 어쩌면 늘 먹던 음식이 아니라는 생경함을 넘어 먹고 사느라 바빴기에 다양한 조리법을 생각할 겨를이 없이 그저 졸여서 먹었던 선조들의 생활방식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연근이 이처럼 우리 몸에 좋은 약이 된다하니 좀 더 쉽고 맛있게 먹을 방법을 생각해 봄도 좋을 것 같다. 연근이 첫 출하되기 시작하는 8월의 연근에는 많은 수분이 있기 때문에 생으로 먹으면 조금 덜 단 배를 먹는 것 같은 아주 훌륭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그때의 연근은 과일처럼 생으로 먹거나 초절임을 해도 훌륭하고. 얇게 저며 다른 야채와 함께 샐러드로 해먹어도 좋다. 연하고 물이 많던 연근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섬유질의 질감이 늘어나므로 조림으로 식탁에 올리면 좋을 것이지만. 연근의 구멍에 쌀알을 넣어 밥으로도 해먹고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두었다가 떡을 해먹거나 죽으로도 해먹는다. 그래도 남는 연근이 있다면 얇게 저며 잘 말린 후 덖어(볶아) 차로 마셔도 좋다. 인삼도 좋고 녹용도 좋다. 하지만 어쩌다 약으로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도 저렴하고 맛도 좋고 약효도 좋아 밥상에 올려놓고 늘 먹을 수 있는 연근이 나는 좋다.    - 녹색대학 생명살림학과 고은정 ggum2345@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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