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 오전11시 함양에 이색적인 문학강연회가 있었다. 장소는 함양도서관. 초청강사는 최근 화제작으로 부상한 소설 <덕혜옹주> 저자 권비영 선생. 덕혜옹주는 고종황제 막내딸로서 일본으로 시집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비운의 인물.나는 베스트셀러 작가와 만나기 하루 전 소설 <덕혜옹주>를 탐독했다. 덕혜옹주 그는 태어난 순간부터 철저히 정치적 희생자로 살아가게 된다. 어린 나이에 고종황제의 죽음을 목격한 후. 일본으로 끌려가 냉대와 감시로 점철된 십대 시절을 보낸 그녀는 일본인과의 강제결혼. 7년간의 감금생활. 일방적인 이혼통보 등을 겪으면서 점점 무너진다. 오직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삶의 터전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희망’만이 그녀를 붙들 뿐이다. 그러나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조국은 일본 패망 후에도 그녀를 찾지 않는다. 그녀는 이국땅에서 철저히 방치되었다가 37년 만에 쓸쓸히 조국으로 돌아온다. 다음날 나는 문우 몇 분과 함께 함양도서관을 찾았다. 저자 권비영 선생은 이 작품을 선보이기 전 무명의 작가였다. 그이의 프로필을 알고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어느 문학회 회원이 약력의 전부. 권비영 작가는 어떤 작업을 통해 걸작 덕혜옹주를 탄생시켰을까? 그는 2007년 자료 조사차 대마도를 찾아가 덕혜옹주의 비를 확인한 후 본격적인 작품 구상에 착수했다고 한다. 나는 권 작가로부터 작품탄생배경을 듣고 잠시 생각했다. 나 역시 시골 무명(?) 작가. 권 선생처럼 걸작을 만들겠다는 집념 하나 있으면. 나도 대형작가가 되지 않을까? 테마는 내가 살고 있는 함양주변에 즐비하다. 고운 최치원 연암 박지원. 아니야. 일두 정여창 어른의 곧은 삶(아무도 아직 안 썼으니까!)을 조명해볼까? 이런 용기가 충만해진다. <덕혜옹주> 작가를 초청한 함양도서관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 계속 이런 멋진 행사를 마련해주길 바란다. 박행달|시인(지리산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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