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순 논설위원1976년 7월10일 경남일보 함양 발 기사. ‘논개 무덤 발견’ 함양군 서상면 금당리 방지마을 540번지. 이 기사에 따르면 마을 서쪽 200미터 지점 탑시기골 무명산의 등성이를 따라 중간지점에 자리 잡은 무덤이 논개부인의 친정 후손들에 의해 감추어져 오다가 전북 장수군 의암사 성역화추진위원회 오치황씨의 끈질긴 추적 끝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한 논개부인의 윗무덤은 최경회 절도사의 것으로 밝혀졌다.1989년 함양군에서는 이 이야기를 근거로 무덤을 새로 조성하고 재실을 마련했고. 무덤 우측 동쪽에는 운구한 의병들을 추모하기 위한 의암논개반장의병추모비(義巖論介返葬義兵追慕碑)를 세웠고 찾아오는 참배객의 편의를 위해 넓은 주차공간도 마련했다. 함양군 유림에서는 매년 논개를 추모하고 충절의 정신을 널리 선양하기 위해 논개가 진주성 함락 승전연회 때 의암 바위에서 적장 게야무라 로쿠스케와 함께 강물에 투신. 순절한 날인 음력 7월7일 날 추모제를 봉행하고 있다.논개묘가 세워지기까지와 현재의 모습이다. 논개를 얘기하면 늘 인용하는 시구가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렸던 변영로 시인의 거룩한 분노는/종교보다도 깊고/불 붙는 정열은/사랑보다도 강하다/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그 마음 흘러라....최근 지리산권 7개 시군 관광모니터 지역별 견학이 있었다. 1차적으로 남원시와 장수군을 방문하였는데 몇 년 전 다녀 온 장수군의 논개 생가마을과 사당 그리고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자료에 근거한 학습 차원에서 다녀 온 논개의 흔적이 외우는 공부였다면. 여유를 가지고 둘러 본 논개의 흔적은 한 여인의 삶을 느끼게 했다. 특히나 안내를 맡은 사람은 일본인으로 한국으로 시집와서 관광통역안내를 하고 있었다. 겸손하고도 예의 바른 안내에 그녀의 어눌한 설명은 감동스러웠고 조국 일본의 침략을 인정하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일 땐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2007년 장편 소설 <논개>가 김별아 작가에 의해 발표되고 <미실> 만큼이나 인기를 끌었다. 나의 손을 떨게 한 이 책은 첫 장 논개의 익사 장면을 생생이 표현하고 있다. “죽기 싫다. 살고 싶다. 필사적인 삶의 욕구로 단단하게 부르쥔 주먹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울컥 들이닥치는 것은 강물이 아니다. 핏물이다. 들이치는 핏물과 솟구치는 토혈이 한데 뒤엉켜 그녀의 입을 막는다” 운율이 살아 숨쉬는 작가의 화려한 글 솜씨도 있겠지만 읽어 내리는 동안 논개의 나이 이제 겨우 스물. 남강의 참혹한 상황에 내 몸이 오그라들고 바르르 떨리기까지 했다.논개에 대한 자료는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우야담> <진주서가> <노량기사> <의암사> <의기전> 등이 있고 최근 들어 다양하게 논개를 다루고 있어 보편적 지식을 많은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논개에 대하여 어떻게 알고 있을까? 그저 임진왜란 때 왜장을 끌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기생. 대부분 이렇게만 인식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논개는 기생이 아니라 몰락한 양반 신안 주씨가의 자손이고. 또 임진란 때 의병으로 봉기해 진주성 전투의 지휘자인 경상우병상 최경회의 부실이다. 그녀는 뭇 사내들의 노리개가 아닌 한 남자의 부인이었다는 사실이다. 논개는 강한 여자였다. 여자의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여자의 삶으로 그녀의 남편이자 세상에 둘도 없는 정인 최경회를 하늘처럼 받들며 치열한 진주성에서 뒷수발까지 마다하지 않은 여인이었다. 주논개로 불리지 못하고 논개로 지칭되고 양반가의 여인이 아닌 기생으로 기억되어도 그녀의 사랑과 충절은 훼손되지 않는다. 유인신안주씨논개지묘(孺人新安朱氏論介之墓) 에 섰다. 묘의 크기가 상당하다. 높이가 1.2m이고 길이가 5.3m로 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후면에 충의공 최경회 장군의 묘가 논개 무덤을 따사로이 지켜주고 이승에서 못다한 애절함을 나란히 풀어놓고 있다.잘 지어진 재실은 멀리까지 미치지 못하는 손길 때문인지 창호지가 찢겨지고 문짝 하나는 쓰러져 있다. 장수와 진주에서 보았던 충남대 윤여환 교수의 새로운 논개 영정은 언제쯤 재실에 올 수 있을까? 영정을 대신해 텅 빈 재실에 만해 한용운의 시 한 편을 띄운다. 날과 밤으로 흐르고 흐르는 남강(南江)은 가지 않습니다바람과 비에 우두커니 섰는 촉석루는 살 같은 광음을 따라서 달음질칩니다논개여 나에게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주는 사랑하는 논개여그대는 조선의 무덤 가운데 피었던 좋은 꽃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그 향기는 썩지 않는다나는 시인으로 그대의 애인이 되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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