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 지리산 여행기45“함양을 桑田碧海(상전벽해) 시킨 이웃집 아저씨같은 군수님이었네"# 천사령(千士寧) 함양군수가 6월30일 퇴임한다. 천 군수는 30일 오전10시 퇴임식을 통해 대략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제가 함양군수가 되어 일한지 벌써 8년이 지났습니다. 12살 때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고향을 떠나 하루라도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운 고향 함양에서 무거운 중책(군수)을 맡아 아름다운 함양을 가꾸고 행복한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제가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중략) 고사리도 많이 심고 산양삼도 많이 심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농민들이 가난의 멍에를 벗을 수 있는 자신감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를 가지게 한 것이 가장 기쁩니다. 이제 저는 군수 직에서 떠납니다. 군민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마다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많은 함양군민들은 말한다. “천사령 군수는 오랫동안 우리 군민들 뇌리 속에 기억될 것입니다. 집안 아저씨같은 소탈한 성품이 특히 인상적이었으며 함양을 최강부자마을로 만들려는 억척스런 투지. 그것을 지켜보노라면 그 옛날 가나안 농군학교 김용기 장로를 보는 듯 했습니다. 1억 플러스 500운동 등 그분의 치적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고 많지만 함양을 쾌적한 웰빙도시로 탈바꿈시킨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천 군수님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천 군수님 사랑합니다!” # <주간함양>은 천사령 군수 퇴임을 맞이하여 굿바이 천사령 스페셜 인터뷰를 기획했다. 주간함양 편집팀은 필자에게 다음과 같은 숙제를 주었다. <천사령. 민선 3·4기 함양군수로 재임하면서 무슨 일을 했는가>. 그걸 리포트해란다. 나는 이에 답했다. “그 분의 치적을 나열하는 것보다 인간적 매력. 고향 사랑과 관련된 각종 어록(그의 어록은 개그맨 김재동 보다 한급 높다!)을 수집. 그 어록 속에 담긴 의미 등을 재해석해보고 싶다”천사령 그는 누구인가? 나는 그냥 인간 천사령을 붓 가는대로 생각나는 대로 소묘하기로 했다. 천사령 군수와 필자와의 만남부터 서술하겠다. 지리산 & 게르마늄. 함양 것으로 만든괴력의 싸나이# 2003년 12월말. 나는 서울 모 신문사에서 여행전문기자로 일했다. 어느 날 여행작가협회로부터 송년맞이 기자 VS 여행작가 미팅을 갖자는. 전갈을 받았다. 그래서 회합장소인 서울 인사동 이모집으로 갔다. 가니까 장안의 레저논객 김순경. 막걸리박사 박시명. 양영훈. 유연태 작가 김석종 경향신문 문화에디터 이경택 문화일보 기자 등이 참석해 있었다. 명색이 한국을 주름 잡는(?) 레저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지라 그냥 술만 마실 순 없는 노릇. 참석자 중 한 사람이 회합 의제 하나를 툭 던져놓았다. “이제 우리 불국사 역사가 어떻다느니 그런 고리타분하게 레저 기사 쓰지 말고. 지방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기사거리를 발굴하자!”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이경택 기자 왈 “그 있잖소 섬진강 시인 김용택. 진도 곱사춤 공옥진을 문학계와 무용계에서 발굴했듯 우리도 지방 레저 스타를 발굴하면 어떨까요?”그때 나는 생각했다. 그 참 좋은 아이디어구먼. 그럼 만날 레저기사를 소문난 맛집. 가 볼만 한 곳 그런 것만 취재하면 독자들이 식상할거야. 나는 이경택 기자에게 넌지시 물었다.“이 기자. 그 (지방레저기사 톱스타) 리스트 좀 내게 건내줘”다음은 이경택 기자 파일 속의 톱스타 명부. “주식회사 장성군을 이룩한 장성군수. 한눈에 반한 쌀을 개발 히트한 전남 해남 옥천 농협. 지리산 제일문을 세운 천사령 함양군수. 하늘의 별을 보고 쌀농사 짓는 벌교의 강대인 농부…”이때 경향신문 김석종 기자가 끼여들었다. “일전. 함양 취재 갔다가 천사령 군수 만나본 적 있어. 경찰고위직 출신인데 문화레저 마인드가 대단해. 재밌는 것은 천 군수. 완전히 엔테베(Entebbe) 특공작전 펼치듯 신출귀몰하게 함양땅에 지리산 제일문을 세운 거라. 지리산은 꼭 함양 것만은 아닌데. 글쎄. 함양이 지리산 제1관문이라고 선수를 친 거라. 이로써 지리산 권역 남원 구례 하동 산청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지. 기회가 되면 천사령 군수 지리산 제1문 선점 대작전 전말기 한번 기사로 작성해 볼 참이야”▲ 지리산제1문 오도재.지리산 제1문은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 산 123-21 오도재 정상에 있다. 부대시설로는 전망대 2동. 주차장. 화장실. 간이상수도 조경이 있으며 주변엔 옛선인들의 지리산 유람 관련 시와 마고(麻姑) 여신상이 있다. # 세월이 흘러 2007년. 나는 함양웰빙 특집기사 취재차 천사령 군수를 만났다. 내가 첫 질문도 꺼내기 전에 천 군수는 지도 한 장을 달랑 들고 와서 “함양 땅을 파몬 말이오. 게르마늄 칠갑잉기라. 다른 시군에서 게르마늄의 주산지 그런 브랜드 못 사용하게 내가 말이오 대못을 팍 박아 놓았능기라. 이번 취재 기사 제목 달 때 말이야. 꼬옥 게르마늄 메카는 함양! 이라고 큼직하게 제목 달아주소”나는 솔직담백한 그의 어투가 마음에 들었다. 지리산 제1문. 게르마늄 주산지 선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천 군수는 기존에 있는 것을 자기 식으로 해체. 냅따. 함양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괴력의 소유자였다. 이외 천 군수는 함양에 산양삼 단지. 명품 흑돼지 마을. 함양곶감 단지 조성. 이를 최고급 브랜드를 키워내어 전국적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흑돼지 경우 아프리카 케냐까지 진출시켜 함양의 위상을 드높였다.(이 대역사 때문에 글쎄. 곶감 명산지 경북 상주. 똥돼지 메카 제주도. 쌍심지에 불 켜고 우짜고 저짜고 했다는 전설이 있다) ▲ 7월이면 전국 사진 프로작가들이 상림공원으로 몰려와 상림연꽃 예쁜 자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천 군수는 재임시 혼신의 정열을 쏟아 상림공원을 가꿨다.특히 천 군수는 함양 상림공원을 명품화했다. 해마다 7월 연꽃이 필 때면 전국 사진작가들이 대거 이곳에 잠입. 섹시한 연꽃자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노무현 전대통령도 서거 전 이곳에 들러 연꽃풍경에 몰입했다고 한다. 현재 상림공원 연꽃단지에는 백련 홍련 및 금가람백련 등 350종 신품종이 피어 있고 상림주변에는 꽃무릇 무늬백문동 등 초화류 10종 1십만본이 식재되어 있다. # 후일. 나는 <주간함양> 원고 쓰는 일 때문에 몇 차례 천 군수 동선을 뒤쫓았다. 퇴임 직전 6월22일 오후. 이 기사를 쓰기 위해 군수실을 찾았다. 마침. 그 날 함양군 기상관측소 개소식이 있었나보다. “인자(이제) 함양에 기상 관측소가 생겼으니 TV에 함양 자막이 깔릴기라. 자막이 깔리몬 함양 지명 브랜드 가치 무지무지하게 많이 올라 갈거라 그쟈? 기상청 요놈아들이 나. 천사령 군수 마지막 기념 테이프를 멋지게 잘라 주는 구먼 하하하!”이러한 천 군수 특유의 쾌도난마(快刀亂麻)식 발언을 듣노라면 절로 신바람 난다. 이명박 대통령. 함양에 녹색철도 건설해 주시오- 군수로 재임하면서 상림주변. 하림도 가꾸고 지리산 가는 길도 뚫었습니다. 마을마다 버스가 들어오게 했고 물 걱정 없도록 저수지도 만들고 둑도 높였습니다. 꼭 해내고 싶었는데 못한 것은 뭔가요?“철도 아이가. 대전 함양 통영간 녹색철도건설. 이건 국책 사업인지라 나라에서 해내야 하는 일. 이것 내가 발제했다는 것 구 기자 잘 알제. 이 아이템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달려가 대통령선거 공약에 넣어주시오 떼를 부렸더니 이명박 대통령(당시 대통령 후보) 허허 웃으며 아이고 해드리죠라고 말씀하셨네. 함양에 철도가 세워지면 함양 별천지로 변할 걸쎄. 그리고 반드시 우리 함양이 부강해지려면 기업 종사자 1만명을 돌파시켜야 해. 후임군수께서 부디 많은 친환경기업을 불러들여 함양을 살찌웠으면 하네” 퇴임 후 함양 문화역사 재조명하고 업그레이드시키는 일 하고 싶네- 퇴임 후 함양을 위해 무슨 일을 할건가요?“글쎄. 아직 구체적인 것은…설정해놓지 않았네. 차분히 거취를 생각해야지. 꼭 하고 싶은 것은. 첫째 함양 웰빙산업 구축화. 이제 우리 함양 쌀농사로서는 쑈부(승부)를 볼 수 없어. 고부가 웰빙대체의학상품을 개발해야 하네. 이 일에 관심을 쏟고 싶네 그리고 함양 문화역사를 재조명하고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일쎄”- 군수님. 우스개 질문 하나 할께요. 지금은 이른바 스토리텔링 레저시대랍니다. 제가 유심히 군수님을 관찰했는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유홍준 버금 가는 스토리텔러(여행해설자)이더군요. 내친김에 천사령 함양레저 PR 회사를 운영해 보시면 합니다. “어허 그래? 함양에 돈이 되면 해야지!”- 군수님 퇴임을 맞이해 함양 몇 사람에게 군수님 매력을 취재했습니다. 함양 물레방아 숯가마 주인 L이 말하길 군수께서 상림 주변경관 특히 화장실을 잘 꾸며 함양군민 품격을 한층 올려놓았다 합디다. 삶의 질을 향상 시켰다는 것이죠. 한편 이철우 차기군수는 천 군수를 가리켜 다이내믹(dynamics) 파워풀한 군수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느 여류시인은 군수님 퇴임 기념 시 한편을. 제 이메일에 올려놓았습니다. 이 시를 소개코자 합니다. 하느님(天) 사령장 옛날 옛날에 하늘나라에서 사령장을 들고 온 선녀는 숲이 좋아 나무꾼이 좋아 돌아갈 줄 모르고천년 숲 석산화로 웃고 있대요암. 내가 사령장을 잘 주었고 말고만족한 하느님 고개를 끄덕이다가무지개 일곱 줄 내려섭이도 몰래천년 숲 다녀 간대요 “(천 군수의 말) 나는 시에 대해선 문외한인지라 잘 모르겠다. 이 시? 나를 칭찬하는 기가? 자네가 쉽게 설명해보게”- 시인은 천 군수님 성씨 천(千)을 천(天)으로 의역했네요. 이름 사령(士寧)을 사령장(辭令狀)으로 바꾸고요. 시 세계에서는 흔히 이렇게 언어를 변주시키지요. 천 군수께서 하늘나라(郡民)로부터 군수 사령장을 받고 함양을 다스리게 됩니다. 그 후 함양. 무릉도원으로 바뀌었는데요. 글쎄 그 아름다운 풍경을 지켜본 하늘나라 사절단 즉 선녀들. 그만 판타지 그 자체 함양을 지켜보고 속된 말로 뿅 갔다는 겁니다. 하늘나라 하느님도 천 군수 치적을 높이 평가한 나머지 흡족해했다 이런 내용입니다. 허허. 용비어천가도 이렇게 아름다운 용비어천가 없는 줄 아뢰오!이에 천 군수 파안대소. “그 참. 그 시 읽어보니 아이고야! 몸에 힘이 솟네. 보약 몇 첩 먹은 것 같다마! 이 시를 쓴 여류시인 누군지 모르겠지만 정말 고맙네 그려. 8년간 함양군수 하느라 녹초(?)가 된 나를 팍 일으켜 세워줘 고맙기 짝이 없네” # 함양을 상전벽해 시킨 화제만발 스타급 군수 천사령. 이제 며칠후면 군수직에서 물러나 야인의 길을 걷게 된다. 많은 함양 군민들은 특유의 화술(아무 할머니만 보면 어이구 어무이요! 하는 그 정다운 말)을 기억하리라. 그리고 함양발전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동분서주했던 그의 역동성을 길이길이 생각하리라. 그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 구본갑|본지 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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