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6일은 1년 중에서도 불의 기운이 가장 치성하다는 단오절(端午節)로서 이 날을 계기로 시절은 본격적인 성하(盛夏)의 계절로 접어들게 된다. 불은 인류의 삶에 더없이 중요한 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많은 재난과 고통을 야기하기도 한다. 우리 인류사에서 언제부터인가 물질의 가치에 치중한 나머지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조차 않고 사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이 지구를 아사리판’으로만들어간 것이 아닐까라 생각이 든다. 특히 우리들 마음속에 깃든 분노의 불길은 본인뿐만 아니라 상대 또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 날카로운 무기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여름 한철. 제 나름의 교향곡을 연주하는 매미가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법문 -“맴(마음)맴(마음)”의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우리들 마음속에서 시도 때도 없이 번지는 분노의 불길을 잠재울 묘방-선정(禪定)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심신(心身)의 평화와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기 그지없고(人心唯危) 도덕과 양심에 따라 살려는 마음은 미약하기 짝이 없으니(道心唯微) 세심한 성찰과 한결같은 마음이라야(唯精唯一) 인생 노정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바른 길을 갈 수 있게 되리라(允執厥中)”는 중국 고전 <서경(書經)>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오로지 우리들 마음 씀씀이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一切唯心造)’이라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 역시 세상만사의 근저에 자리한 ‘마음’의 중요성과 위대성을 일깨워주는 명언으로 전해져오고 있다.우리들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증오와 분노의 마음은 세상의 많은 것들을 파괴해버리는 무서운 태풍의 원동력에 해당된다 하겠다. 우리 국가나 사회에는 철학적인 것이든. 문화적인 것이든 아무튼 보이지 않는 어떤 질서가 존재하는데 어떤 원인에 의해 그것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파괴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매년 여름철마다 홀연히 나타나 세상을 휩쓸어버리는 태풍의 파괴 현장은 우리들 눈에 잘 띄므로 신속한 복구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하게 되지만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질서의 파괴 현장은 우리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되기 일쑤여서 우리 국가나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병들게 하고야 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하겠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제 마음속의 증오와 분노가 국가 사회를 병들게 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부터 해결난망의 난치병에 걸려 비명횡사(非命橫死)하게 만들 가능성을 높인다는데 있다.만병(萬病)의 근원인 마음의 병을 도외시한 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육신의 병증에만 매달려 치료하려는 노력은 대개 근본 치료효과를 얻지 못하고 일시적 호전이나 통증의 완화. 임시 복구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먼저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 지. 순리(順理)에 따른 섭생(攝生)을 하고 있는 것인지. 마음속에 증오와 분노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나서 원기(元氣)를 보강하면서 병증들을 다스려나가는 현명한 의방(醫方)을 실천하는 게 무병장수(無病長壽)의 바른 도리라 하겠다.중국 당나라 때 명의 손사막(孫思邈)은 분노의 마음이 사람의 기력을 약화시키고 기력이 약화되면 만병이 생기게 된다며 ‘마음 다스림’의 중요성에 대해 특히 강조한 바 있다.“분노의 도가 지나치면 원기가 손상되고(怒甚便傷氣)/생각이 너무 많으면 정신적 문제가 발생한다네(思多太損神)/몸의 피로가 마음의 건강을 해치며(身疲心易役)/원기가 약화되면 온갖 질병 발생한다네(氣弱病相因)…”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貪ㆍ嗔ㆍ痴)을 세 가지 독으로 분류하고 그 치료책으로 계율과 선정. 지혜(戒ㆍ定ㆍ慧)의 세 가지 공부를 통해 해결할 것을 제시한 불문(佛門)의 가르침 역시 결론은 모든 것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데로 모아지고 있다. 여름 한 철 매미가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맴(마음)의 법문’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마음의 조화와 균형이 몸의 조화와 균형을 부르고 나아가 인간관계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하여 세상을 평화롭게 하리라는 믿음을 필자는 여전히 지니고 있다.<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Select count(idx) from kb_news_coment where link= and !re_i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