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동교회 목사 엄용식1932년 중국 상하이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은 독립운동 동지의 딸 생일잔치에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얼마 전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 사건으로 일본 경찰은 관련자 색출에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안창호 선생은 동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오”라며 나섰고. 잠복했던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습니다. 감옥에서 안창호 선생은 이렇게 술회했습니다. “약속을 지켰으니 후회는 없다. 약속의 크고 작음을 저울질하지 마라. 약속은 삶의 근본이다” 참 멋있는 지도자입니다. 이런 지도자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러나 요즘 세태를 보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자신이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인지는 당일 아침이 되어야 알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사회는 얼마나 불안할까요?얼마 전에 어떤 모임에서 축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각 팀에서 축구팀을 구성하여 참석하기로 하였습니다. 필자의 팀에서도 운동을 좋아하는 분에게 그 책임을 맡겨 사람을 모아 오기로 하였습니다. 큰 소리를 치며 사람을 모아 오기로 했던 분이 당일 아침에 전화를 하여 아무도 갈 사람이 없다는 핑계와 아울러 자신도 못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황당한지 정신이 멍했습니다. 정 인원 동원이 어렵다면 자신이라도 와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그런 상식마저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주최측에서는 식사와 상품 준비를 위하여 인원을 알려 달라고 해서 이미 인원을 통보한 뒤입니다. 할 수 없이 혼자 참석했고. 그 운동이 끝나도록 부끄럽고 민망해서 얼굴을 벌겋게 해 가지고 다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그러나 이런 기억과는 다르게 기분 좋은 기억도 있습니다.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손해를 자처하며 약속을 지킨 서보성 목사님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중요한 모임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양해를 구하고 그곳을 갈 수 있었지만. 약속은 약속이라면서 신의를 지키는 목사님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 마을마다 아무개가 서울대에 입학했다. 영전해서 무슨 자리를 차지했다 라고 축하 플래카드를 걸어 놓은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 분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노력과 수고를 많이 했다는 것은 인정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서 어떤 일을 했느냐 하는 것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어떤 자리에 있었느냐가 자랑이 아니라 어떤 일을 했고 자신이 한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느냐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번에 지방선거로 우리는 나라와 지역사회를 이끌 지도자들을 선출했습니다. 선거에서는 자신이 아니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은 애국자들도 참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그들은 수많은 약속을 했습니다. 그들 중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명예와 목숨을 거는 지도자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보다도.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그런 지도자가 되기를 욕심내시기 바랍니다.   
Select count(idx) from kb_news_coment where link= and !re_i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