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 지리산 여행기41편[옛고을펜션 바로가기]롯데 신격호 회장. 김종필 딸 예리씨가 즐겨찾는 깊은 산속 아름다운 집   ◇집 바깥주인은 지리산 최고 명포수. MBC-TV 최대 걸작 <지리산의 4계> 리포터로 이름 날려 ◇아내는 맛 도사! “뜬금없이 워째 고론 말을 해뿔까이? 코앞이 지리산이라 아침해 뜰 때 산보 삼아 산에 올라가 신선한 나물 캐와 손님상에 올리지라” ◇무당소 굴속에서 옥추경을 암송하라! 몇 년째 고질 속병. 말끔히 낫는다. 백무동 옛고을펜션그곳에 가면 엄청난 기운. 巫堂沼 있다!  함양에 기적의 파티마 샘터 있다# 며칠전. 서울에서 한무리 역술인. 학자들이 함양에 왔다. 서울 장안평 사매보살. 서울 보문동 김은화. 중국 베이찡 주쟝흐(갑골문자 연구가) 등이 바로 그들이다. …굳이 나더러 함양 절경 가이드해달라길래 그냥 발 닫는대로. 상림 공원. 마천 고담사. 지곡 한옥마을 등을 구경시켜 줬다. 함양 순례를 마친 후. 일행은 함양운동장 뒤 물레방아 숯불가마로 가. 여독을 풀었다. 불가마 전속 식당. 초벌 흑돼지삼겹살을 다시 구우며 문주보살 한다는 말. “여보게. 구 선생(필자) 함양군청에 아는 사람 계신가? 함양에 어머어마한 무속 상징물이 있더라. 그게 뭔고 하니 지곡마을 종암교 옆 우물인데. 그 우물 속에서 어마어마한 영험기운이 흘러 넘치더라고. 우물 앞에 안내판에 이런 말이 적혀 있더군. 옛날 우물 앞 개울에서 아들이 빠져 죽었는데. 어느날 그 아들. 어머니 꿈속에 나타나 어무이 모월모시 두레박 내려 우물을 퍼 잡수소. 그라몬 아들 낳아 대를 이을 겁니다. 해서 그 우물 잡수고. 득남했다 그런 전설이 적혀 있더군. 내가 보기에도 그 우물터 요상스럽지가 않더라. 어서 함양군에 말해 이 우물. 파티마 샘터처럼 업그레이드시키라고 전해 주시게. 우물 앞에서 용신풀이를 하면 장관일거야”  용신(龍神)이란 물과 관련. 모든 것을 지배하며 주재하는 신을 말한다. 풀이란 그 수신을 숭상함으로써 안심입명(安心入命)하는 걸 의미한다.벽옹이 말을 듣고. 중국인 주쟝흐 답하길 “시경(詩經) 주송(周頌) 편에 벽옹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 벽은 벽옥(碧玉. jasper)으로 동그라미라는 의미죠. 달리 해석하면 영험한 기운이 감도는 걸 말합니다. 옹은 연못 혹은 계곡. 물터를 말하지요. 이런 곳에 사당. 제단을 세우고 치성 드리면 조상신이 찾아와 발복시켜 주지요. 그래요. 바로 이곳이 벽옹입니다”문주보살은 장안에서 용하다는 신점전문가이다. 그는 좋은 영발을 몸 속에 집어넣기 위해 전국 명산을 순례한다. 1년전. 백무동 무명계곡에 들어가 4주간 산기도 하기도 했다. 그 일이 생각 나 내가 물었다. “백무동. 1백명 무녀들이 천지신명에게 기도했던 곳이라는데 보살은 아십니까? 그 무당들 어느 계곡에서 치성을 드렸는지?”사매보살이 겸연쩍게 웃으며 “백무동 오만데때만데(모든 곳) 다 쑤시고 돌아다녀 봤지만 나. 솔직히 말해 못 찾았어. 이러니 내가 짝퉁 점바치 소리 듣지. 호호호”이에 서울 보문동 김은화 무녀가 말을 받아. “언젠가 MBC 교양제작국 Q PD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백무동에 살고 있는. 이름이 뭐라더라 무슨 포수 만나면 그 곳을 알 수 있다고 해요. 구 선생. 다음에 멋진 주연상 베풀 터이니 그 포수 한번 수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리산 토박이와 MBC 피디가말하는 이문한 명포수 그는 누구인가# “(백무동 정옥순 할머니의 말) 아하. 이문한이 말하는갑네. 백무동 지리산 함양고속 터미널 옆에 가몬 옛고을 펜션이 있다. 이문한이가 그 집 사장 아이가. 그 양반 지리산 최고 포수잉기라. 아마 5대째 포수 할끼다. 저그 할부지 존함이 이경섭인데. 그 어른 젊었을 때(1927년) 호랑이를 잡아. 논 3마지기를 샀다카지 아마?”“((MBC 교양제작국 Q PD의 말) 이문한 포수? 생각납니다. 김윤영 PD. 이문한 그 분 때문에 일약 방송계의 스타가 됐죠. 구형 생각나시죠. 1985년 김윤영 피디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지리산의 4계. 이 다큐멘터리 이문한씨 아니었으면 제작불가였을 겁니다. 우리는 이문한씨 도움을 받아 그 걸작을 탄생시켰답니다. 그 분을 만나면 백무동 비하인드 스토리 모두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 경남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194에 7번지 옛고을 펜션. 펜션 주변에 영산홍 철쭉 담쟁이덩굴 개가죽나무 진담풍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바깥주인 이문한은 출타 중. 그래서 아내 김선아 여사가 나그네를 반긴다. 바깥주인 기다리는 동안 그냥 맹하니 있을 수 있나. 여인에게 도토리 묵 옻닭에 막걸리를 청했다. 잠시 후 머위. 고사리. 묵은지 김치. 두릅. 함양 별미 조선장에 담근 고추 등이 밑반찬으로 나왔다. 젓가락을 대니 하이쿠야 전통 전라도 음식맛이다. 별미라고 칭찬하자 여인이 목소리를 누르며 부드럽게 “뜬금없이 워째 고론 말을 해뿔까이? 코앞이 지리산이라 아츰 해뜰 때 산보 삼아 산에 올라가 나물을 캐와 손님상에 올리지라. 그냥 집에서 우리 식구가 먹는 것처럼 만들었으니 위생상 괜찮을 것이라” 그녀는 전남 여수산(麗水産)이었다. 눈망울이 초롱초롱. 이런 아름다운 얼굴 가진 여인 바라보노라면 까닭 모르게 이 내 몸. 해토 되듯 버슬버슬 부스러지며 무너져 버리는구나! 나는 옛고을 펜션 식당에서 내놓은 전북 남원 산내 막걸리에 취하고 말았다. 막걸리 한잔 마시고 맛도사 김선아 여사가 정성껏 무친 산나물 안주 한 젓가락 하노라니 바로 이곳이 선계로구려! 아. 이제 봄이 가는구나. 나는 허망한 눈망울로 옛고을펜션 뜨락 개가죽나무 바라보았다.   ▲ 무녀들 세계에서 최고길지로 소문난 무당소. 이곳에서 필자는 시경(詩經) 주송(周頌) 편에 나오는 벽옹을 생각해 봤다.# 바로 그순간. 시인 김지하(金芝河. 1941년생)가 생각했다. 1970년대 김지하 감옥소 생활할 때. 그는 쇠창살 틈으로 하얀 민들레 꽃씨가 감방에 날아 들어와 반짝거리며 허공 중에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걸 보았다. 그는 이때를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참 아름다웠어요. 그리고 쇠창살과 시멘트 받침 사이의 틈. 빗발에 패인 작은 흠에 흙먼지가 날아와 쌓이고 또 거기 풀씨가 날아와 앉아서 빗물을 빨아들이며 햇빛을 받아 봄날에 싹이 터서 파랗게 자라 오르는 것. 바로 그것을 보았습니다. 개가죽나무라는 풀이었어요. 새삼스럽게 그것을 발견하는 날. 웅크린 채 소리 죽여 얼마나 울었던지! 뚜렷한 이유도 없었어요 그저 '생명' 이라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신선하게. 그렇게 눈부시게 내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한없는 감동과 이상한 희열 속으로 나를 몰아넣었던 것입니다”  시인 김지하가 받은 감동우리라 해서 못 받을쏘냐?# 잠시 후 이문한 포수(1955년생)가 왔다. 포수하면 삼국지 장비처럼 구레나룻 나있고 팔뚝이 포철 용광로만 한 줄 알았는데 이 양반 완전히 꽃미남이다!이런 심산유곡에 와서 인터뷰는 무슨 인터뷰냐. 우리는 막걸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백무동 5월 마지막 밤을 노래하기 시작했다.“허허 이래봬도 내가 말이오. 양녕대군(讓寧大君. 1394∼1462. 조선태종 장남 세종의 형) 직손잉기라. 우리 조상께서 우짜다가 이 벽촌에 흘러 들어왔는지 자세히는 모르겠네만 아마 폐족되어 왔겠지? 5대째 이곳에서 포수생활을 했다? 맞아. 요새는 방송 타는 기 귀찮아 절대 안타. 헌데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내로라 하는 방송 신문서 우떻게나 취재하자고 찾아오는지. 나. 이래봬도 한때 끝내 주는 방송 리포터였소. 구형. 김윤영 피디 잘알지?”김윤영은 MBC 간판 프로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책임팀장으로서 동베를린 간첩사건.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김윤영이 연출한 작품 중 하이라이트는 <지리산의 4계>. 이 작품 주요등장인물로 소설 <지리산> <바람과 구름과 비>를 쓴 이병주(李炳注. 1921∼1992). 지리산 명포수 이문한이다.“농담 삼아 하는 말이네만. 김윤영 피디가 지리산에 대해서 뭘 알겠소. 내가 잘 알지. 내가 김 피디를 데불고(데리고) 다니며 지리산 절경. 숨겨진 야화 모두 소개 안했나. 그랬더니 김윤영. 고마웠던지 나보고 친구하제? 그래서 약 20여간 호형호제하며 지내고 있지”-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김종필 전 국무총리 딸 예리. 허준영 코레일 사장도 즐겨 옛고을 펜션에 와 며칠 묵으며 소요유(逍遙遊) 즐기죠?“그 어른들 사냥과 명상 좋아하지. 사냥명상은 일종의 도(道)요. 선(禪)수련이거든. 사냥 혹은 명상에 몰입하다보면 뭐랄까 공(空)을 알게 된다네. 사냥명상을 하다보면 거창한 말이네마는 땅. 물. 불 바람 4가지 기운을 알게 되지. 이 4가지는 인연에 따라 모였다 흩어지는데. 그 오묘함 어찌 세치 혀로서 말할 수 있겠능가. 하하하”-본론으로 들어갑시다. 백무동 전설. 100명 무녀가 기도한 곳이 어디죠?“바로 조기(저쪽). 이름하여 무당소! 우리 할아버지가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더군. 그 옛날 조선 팔도 무녀들 평생 소원이 뭐냐하몬. 바로 저기 무당소 계곡과 굴속에서 치성을 드렸다 카더라. 수백여명이 택일한 날에 몰려와 산신령에게 주문을 외우며 기도하는 모습이 실로 장관이었데. 마치 이스라엘 사람들이 통곡의 벽에서 하나님 전에 기도하듯! 왜 무녀들. 하필이면 백무동 무당소를 찾았을까? 이곳 풍수가 천마시풍형((天馬嘶風形)이기 때문이지”천마시풍이란 천마가 왕성한 힘을 다해 하늘을 향해 치솟는 걸 의미한다. 이런 형국 보국(保局·혈터를 감싸 옹위하는 형국)은 참으로 크고도 넓을 뿐 아니라 그 짜임새 또한 유정(有情)하기 짝이 없다. ▲ 옛고을 이문한 포수가 토굴속에서 무당소를 바라보고 있다.  # 이문한 포수가 나더러 무당소 현지답사(옛고을 펜션에서 약 100미터 거리)하자길레 쫄레쫄레 따라 갔더니 첫 눈에 보기에도 영험무쌍한 굴과 용소(龍沼. 폭포수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있는 깊은 웅덩이)가 나타났다. 굴 속 한 켠에 하얀 팬티가 놓여 있고 그 팬티에 사람 얼굴과 <인기상승> 네 글자가 그려져 있다. 으스스하다!“아마 어떤 놈이 이번 지방선거 당선시켜 달라고 저걸 신단에 놓았는갑네? 일설에 따르면 귀신은 아주 단순해 자기(귀신)한테 알랑방귀(존경)를 끼몬 그 부탁(소원)을 잘 들어준다나?”나는 그 굴속으로 들어가 옥추경을 외웠다. “옥추경. 무릇 사람의 병이 깊어 치료할 수 없고 세상 약이 효과 없으면 이 보경을 암송하고 영부를 사루면 즉시 편안해 질 것이다”라고 했다. “여세관음 혈기지속 충만우세(余觀萬物하야 血氣之屬이 充滿于世하야…"믿거나 말거나 내가 옥추경 암송하자 몇 년째 고질 속병. 말끔히 낫더라.이문한 포수는 소망한다. “백무동에서 무속테마페스티벌을 개최하면 어떨까? 어떤 레퍼토리가 있느냐구? 백무동에는 일본만화 <원령공주>보다 더 신묘한 전설들이 즐비하다네. 국제신문 최화수 논설주간이 쓴 <지리산>(빛깔있는 책 펴냄)을 보면 잘 알 수 있지. 함양군청에서 주관하여. 지리산 산꾼들은 다 알고 있지. 축지법 쓰는 허선사 이야기. 현재 나이 4백세 생존설 속의 개운조사(開雲祖師). 무녀들의 겨울나기. 접신 현장 포착 등을 수집해 이를 축제화하면 초일류 페스티벌이 될 걸쎄”나는 이 포수의 말. 전적으로 동감한다. 나는 그와 조우한 후 횡재를 했다. 이 포수는 나에게 “자네. 나 따라 다녀라. 산신풀이는 어찌 하는지. 객귀를 쫓아내기 위해 된장국은 어떻게 끓이는지…아무도 모르는 지리산 무속 비하인드 스토리 죄다 알려줄 터이니”나는 이 포수로부터 이 말을 전해 듣고 (시인 김지하 개가죽 나뭇잎 버전으로) 감탄사를 쓴다.“글쎄. 있잖아요. 이문한 포수나리께서 나한테 무속 비화를 가르쳐 준답니다. 새삼스럽게 이 말을 들었을 때. 웅크린 채 소리 죽여 얼마나 울었던지! 뚜렷한 이유도 없었어요 그저 '판타지 무속 정보 전달' 이라는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신선하게. 그렇게 눈부시게 내 마음을 파고들었답니다!”그러나 저는 이 보물을 나 혼자 독차지하지 않고 독자 여러분들에게 나눠 드리리라. 철쭉 만발하는 6월 백무동 옛고을 이문한 포수 만나 내가 보았던 그 환상의 무당소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 달라 떼를 부려 보시라. 해서 무당소로 가 그 엄청난 슈퍼 에너지 몸 속에 담아 가시길. 옛고을=055-963-4037  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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