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욕심이 앞선 나머지 지킬 의지도. 현실적으로 지킬 수도 없는 공약들까지 남발하면서 한 표를 구걸하는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적지 않다는 것은 유권자 누구나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후보자들마다 제각기 장점도 있고 또한 못마땅하게 여겨지는 점들도 적지 않지만 마음에 꼭 드는 후보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친불친(親不親)마저 감안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서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상황이 급하면 급할수록 후보자들이 반드시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그럴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더욱 정도와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유권자들로부터 절대적 신뢰를 확보해야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유권자들 역시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나 루머에 휘둘리지 말고 두 눈을 부릅뜨고 오로지 후보자들의 인물 됨됨이와 능력을 철저히 확인 검증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유세(遊說)내용을 경청하며 TV토론을 끝까지 지켜보는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참으로 훌륭한 지역 일꾼을 내 손으로 뽑았다’는 주권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 ‘길이 멀면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세월을 겪어봐야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다(路遼知馬力 日久見人心)’는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이야기처럼 화려한 학력이나 경력에 잘 포장된 그 사람의 인물 됨됨이를 어느 정도 겪어보기 전에는 제대로 판단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마냥 후보자들을 의심하는 것보다는 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해 그들의 이력이 말해주는 능력과 정책적 소신. 그리고 내세우는 공약을 믿되 그런 내용들이 혹시 과포장된 것은 아닌지. 얼마나 그의 진실 된 인간성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는 꼼꼼히 확인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먼 뒷날. 스스로 선택한 지역 일꾼의 능력이 형편없거나 온갖 비리와 부정사건에 연루되어 교도소로 가는 모습을 씁쓸한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그를 뽑은 손을 부끄러워하며 ‘차마 오른 손으로 술조차 따르지 못하겠다’는 자조(自嘲)의 푸념을 늘어놓게 되는 불행한 일을. 이번 선거부터는 절대로 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하겠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란. 온 국민이 다 같이 투표를 통해 고유의 존엄한 주권을 행사하는 얼마나 중차대한 사안이며 기회인가?이렇듯 중차대한 주권행사의 기회를. 친하게 지내는 사람. 일가친척. 학교 선후배. 고향 사람. 은혜를 입었던 특별한 관계 등 온갖 얽히고 설킨 인연들 때문에 후보자들의 인물됨과 능력에 대한 평가를 제치고 잘못된 한 표를 던졌다면 스스로 민주주의국가의 주권 국민임을 포기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불과 얼마 전에 선대 어른들이 논두렁 밭두렁에서 막걸리 한 사발 얻어먹거나 쥐꼬리만 한 돈 봉투 하나 받고 표를 헐값에 투매해 버린 이야기들을 들으며 다들 핏대 올리면서 비판하던 세대에서 이제는 다소 방식만 바꾸어 스스로 또다시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선거문화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길들여진 것은 아닌지 차분히 되돌아볼 일이다. 마치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자라난 아이가 나중에 성장하여 제 아버지보다 더욱 사나운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처럼….이유(理由) 여하간(如何間)에 모든 후보자들은 타인과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당선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정도와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고 유권자들 역시 그동안의 관행이야 어떻게 해왔던 관계치 말고 이번 선거부터라도 오랜 세월 이어져온 오류의 답습에서 벗어나 제 소신과 철학에 부합하고 지역의 발전에 득이 될 만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는 후보자에 한 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생각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핏대 올리며 제 생각을 내세울 일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다른 후보자를 지지하더라도 그들의 생각을 존중할 줄 아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중앙과 지방을 가릴 것 없이 아직도 원시문맹인의 의식구조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한 일부 정치모리배들의 패거리 정치문화도 매 선거철마다 소신 분명한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통해 하나하나 청산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주인 된 사람이 법위에 자리 펴고 누워 낮잠이나 자는 동안 집안 살림은 못된 머슴에 의해 거덜 나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제발 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0년 6월 2일의 선거가 공명정대한 우리 선거문화의 신기원(新紀元)을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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