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자전거와 자동차 벚꽃 흐드러지게 핀 4월은 함양 어느 곳을 가도 꽃피는 산골이다. 그 꽃길을 따라 햇빛에 반짝이는 은륜의 두 바퀴를 굴리며. 바람 가르며 가는 한 떼의 자전거 무리를 보는 것은. 바라보는 사람마저 상쾌하게 하고 생동감을 갖게 한다. 누구나 그런 젊음을 가진 적이 있다. 읍내를 거닐다 보면 머리카락 희끗한 어르신이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을 자주 본다. 아주머니도 여학생도 치마끝을 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시장가는 모습은 건강한 사회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괜히 좋아진다. 자전거 하면 15억 인구에 11억의 자전거를 가졌다는 중국이 떠오른다. 출퇴근 시간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자전거를 타고 천안문 광장을 가로 지르는 수만인파의 행렬은 가히 놀라움 뿐이다. 지난 27일 함양에서도 범 군민 자전거타기 대회가 열려 700여명의 군민이 자전거 행렬을 이룬 것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자전거를 타 본 사람은 알지만 과연 함양읍은 자전거를 타고 다닐만한 거리인가를 의심하게 된다. 수시로 바꾸는 보도블록의 보수현장.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 길은 물론 좁은 길에 전신주까지 한몫을 하고 곳곳에 나타나는 상가의 진열대와 높은 턱에 자전거는커녕 장애자도 넘어지기 일 수다. 더구나 무분별한 자동차의 주차와 주행 자동차의 위협에 자전거는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끌고 가는 것이 더 나은 것이 되었다. 자동차는 현대에 없어서는 안 될 문명의 이기다. 지구를 오염시키고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괴물이기도 하다. 함양읍의 골칫거리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의 주차관계이다. 관광시즌이나 행사가 있는 날 상림 앞은 통행이 불가하다. 출퇴근 시 원교 진고개 거리. 동문거리. 킹마트 앞. 시장통 거리. 새마을 금고. 한성사랑채 아파트. 바우석쇠 사거리. 연밭머리 등 읍내 주요 거리 곳곳은 주자장 시설의 부족과 불법주차의 차로 통행은 뒤범벅이 되고 사람의 통행도 곡예를 해야 한다. 이렇게 사람도 자전거도 다니기 힘든 읍내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자전거든 자동차든 사람이든 통행이 자유롭지 못한 이 모든 궁핍한 환경의 원인은 물론 함양읍의 기존 도시형성 과정에서 기인된 주거와 거리의 협소성에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부르짖는 지구환경 개선 시대에 과거와 환경의 탓만으로 돌려 계속 이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인가. 자전거를 타고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건강한 거리 조성을 위하여 자동차 주차문제를 조금 곁들였지만 이 문제는 함양군의 문제만이 아니다. 서울 등 대도시 어느 곳이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주차와 자전거 거리는 다 문제성을 안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거리. 쾌적한 거리. 생태학적인 거리. 자유로운 거리가 만들어져 시민들은 상쾌하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일상생활을 즐긴다는 사실이다. 진주나 청주가 그렇고 가깝고도 먼 이웃의 일본의 경우가 그렇다. 자전거는 어느 곳에나 있고 타고 가서 어느 곳에서나 주차대에 세워 놓으면 된다. 그러므로 복잡한 거리에서 간단한 일에 자동차는 굳이 탈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함양읍은 충분히 걸어서 다닐 수 있으며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으며 자동차 주차 수요가 반으로 줄어든다면 서로서로가 좋은 상관관계를 형성한다. 간단한 한 예이겠지만 개선의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있는 것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식전환 문제이다. 깨끗한 거리. 조금 불편하더라도 차 없이 걸어다니는 건강습관 의식. 불법주차 하지 않는 준법정신. 질서지키기의 시민정신이 살아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관계 행정에서는 부단한 시민정신의 홍보를 일깨우고. 주차시설 개선을 위한 투자와 인센티브를 연구해야 할 것이고. 도시환경의 마스터 플랜을 세우거나 주차의 효율성을 위한 용역도 의뢰를 해보면 좋은 방안이 강구될 것이다. 상림과 하림의 복원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군민 생활의 터전인 함양읍내의 살기 좋은 생활환경의 개선도 중요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작은 변화가 행정의 신뢰와 고향의 긍지를 갖게 하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은륜의 자전거를 타고 머리카락을 바람에 휘날리며 웃으며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 - 논설위원 문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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