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생태건축학과 강의 장면. 학생들이 진지한 자세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 국내 최고 친자연 마니아들 백전면 온 배움터를 찾는 까닭은? #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참사람 부족(部族. tribe)을 아시나요? 그들은 말한다. “우리 부족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 즉 동물 나무 풀 구불거리는 샛강. 바위와 공기들을 소중히 여깁니다. 우리들에게 문명인(도시인)들은 무탄트로 보일 뿐입니다. 문명인들은 각종 난개발과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어머니 대지를 파헤치고 강을 더럽히고 나무를 쓰러뜨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지만 우리 참사람 부족들은 자연이 주는 모든 것에 의존하며 참다운 삶을 살고 있지요” 무탄트란 <돌연변이>라는 뜻이다. 기본구조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존재 말이다. 경남 함양군 백전면 평정리에 한국판 참사람 부족들이 살고 있다. 부족들이 거주하는 곳 이름은 ‘녹색 온 배움터’이다. ‘녹색’이라는 단어에서 자연의 푸르름. 청정한 삶 같은 이미지가 대번 연상되지 않은가? ‘온 배움’이란 말은 ‘온 생명’과 연관된 단어란다.이 곳은 인간. 자연. 삶을 교과서 삼아 마을과 지역의 생태문화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이름 높다. 이곳은 국내 내로라 하는 친자연 마니아들 정신적 요람이기도 하다.4월 1일. 함양에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나는 온배움터 이모저모를 스케치하기 위해 백전면 버스를 탔다.온 배움터 원래 이름은 녹색대학이다. 이 대학은 2003년 4월 5일. 국내 최초의 대안대학을 주창하며 설립되었다. 이 학교는 “모두 똑같이 가르치고 배우는 대학만이 존재하는 이 땅에 전혀 새로운 형태의 학교 대안대학을 표방”. 한때 뉴스 메이커가 되기도 했다. 이 대안학교에 입학하려면 공식적으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아직 사례는 없지만 반드시 고등학교 졸업자가 아니어도 입학할 수는 있다고 한다. 대학원도 기본적으로는 4년제 대졸자가 입학대상이나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문은 열려 있다.   “이곳에 왔으니 우리밀 빵 한번 드셔 보세요"▲ 온 살림터에서는 우리밀 빵도 제조한다.남원 실상사 옆 한 살림공판장에서 판매 중.# 이 학교는 ‘배움과 실천의 일치’.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가치로 내세워 녹색문화학. 녹색살림학. 생명농업학. 생태건축학. 풍수풍류학 등 5개 학과에 10명의 전임교수로 시작했다. 40대 농사꾼. 대학 중퇴자. 수녀님 등 평범하지 않은 이력의 학생 100여명이 배우려고 심산유곡으로 모여들었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명강사 장회익 전 서울대교수. 최창조 전서울대교수. 이정우 전 서강대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 50여명이 강단에 섰다.이윽고 나를 태운 버스는 백전면에서 멈췄다. 내 몸 속에 무속기운이 스며들어서일까? 백전면에 들어서자 내 몸 속으로 우주수퍼에너지가 스며들어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대침 맞은 기분이다. 온 배움터는 공동체 생활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구성원 즉 샘(스승)이든. 물이든. 여울(직원)이든. 녹지사(후원자)든 너나 할 것 없이 농사짓고. 식당에서 밥 짓고. 집 짓고. 옷 짓고. 실제 일상생활을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간다.온 배움터 수업방법은 특이하다. 전반부 2년간의 기초과정은 생태이념과 관련된 기초학문. 영성을 수련한다. 온배움터 각과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생태교육학과에서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들에게 생태 이념과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생태교육 교재 만들기. 생태 현장 읽고 쓰기. 생태적 각성을 위한 말하기와 대화하기를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생태건축학과에서는 건축과 사람. 삶. 문화. 사회. 환경에 대한 상호관계를 연구하여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삶을 조직해내는 '생태건축'을 구현한다. 건축행위를 통해 사람과 건물. 건물과 자연. 자연과 건축. 인간과 인간의 조화를 꾀한다. 자연환경과 집이 다르지 않는 불이(不二). 상생(相生). 조화(調和)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게 교육목표이다. (이외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녹색대학을 참조하면 된다. http://www.green.ac.kr/)  # 온 배움터 사무실 창밖으로 빗물 쏠리는 소리를 쏴아 내면서… 봄비가 내린다.저 멀리 지리산이 한눈에 펼쳐져 있다. 학교 운동장 옆에 바우하우스처럼 생긴 황토방이 여러 동 있다. 저 황토방에서 빗소리 들으며 도서삼매경에 빠져들면 영육이 상쾌해질 것 같다. 기회가 주어지면 (온배움터 생태건축학과 샘과 학생들에게 부탁) 함양 야트막한 산에. 온 배움터 형태의 황토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온 배움터 유상균 샘(스승)이 나에게 “이왕 이곳에 온 김에 우리밀 빵 한번 드셔보세요. 온 배움터 트레이드마크로 키워볼 참입니다”유상균 샘은 서남대 교수를 지낸 고려대 물리학 박사로 미 일리노이대 연구원을 거쳐 2005년부터 전임 샘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밀은 국산밀의 한 품종 이름이다. 밀은 몸 속에서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노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기능을 한다. 최근 국산밀이 이 같은 효능 면에서 수입밀보다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왔다.온 배움터에서 생산된 우리밀 빵은 남원 실상사 옆 한 살림 공판장에서 판매하는데 반응이 좋으면 함양 곳곳에 점포를 내어 판매할 요량이란다. 취재 말미에 온 살림터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함양 농업발전에도 일익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농업연구소를 구체화해 전통농법. 유기농법. 농자재연구소를 만들려고 합니다 아울러 건축도 조경. 건축재료. 목조 등 전문화된 연구소를 만들어 함양 거주민들의 생활공간을 아름답게 해주고 싶습니다”  구본갑|본지컬럼니스트busan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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